병신

by 사현

평화로운 옛날로 돌아갈까 싶더라도

가끔 만화를 보면 오타쿠인 동생 생각이 나더라도

돌아갈 수는 없는 일

용서할 수도 없는 말들은 있다.


내가 차마 다른 사람에게 늘어놓지 못한 말, 그러니까 온라인에서 따돌림을 당한 일에 대해서 얘기했을 때 동생은 착잡한 마음을 위로 해주었다


그러다가 자신이 불리할 땐 그러니까 왕따를 당한다며 뚫린 입 마구잡이로 지껄이고

나의 미래에 대해 자신이 뭘 안다고 실패할 거라는 저주를 늘어놓았다


그날 내가 한 잘못아닌 잘못은, 동생이 영화를 보러가자고 해서 영화를 예약했는데

10분 전에 못가겠다고 취소를 해서 영화값을 돌려달라는 것 뿐이었다


내가 그동안 너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썼니

필요할 때마다 10만원, 20만원, 60만원씩 꿔주었던 내가 호구같다


그러면서도 고작 40만원짜리 핸드폰은 자기 것이라며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욕심이 많을까?

가진 것 하나 없어서 욕망이 극심할까?


내가 잃을 게 많을 것 같아

너가 잃을게 많을 것 같아


동생은 정신병에 걸려서 헛소리를 지껄이고


그런 동생을 목졸라 죽이고 싶었던 날들

나는 이따금 칼이 살을 파고드는 감각을 느끼는 생경한 꿈을 꾸기도 했다


사실 있지, 나는 준비가 됐어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너랑 같이 지옥에 갈 생각이 있어


그 정도로 너를

지독하게 증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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