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5] 창업은 고난의 연속 - 생산편

by 트루브무아

생산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프랑스에서의 성공적인 전시회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나는 첫 제품 생산을 시작했어. 하지만 나에게 생산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었지. 전 회사 상사분의 도움으로 생산을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터졌어. 그때부터 창업이 단순히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깨닫기 시작했지.


포장과 디테일의 중요성
첫 번째 문제는 상자에서 발생했어. 화장품의 용기와 상자는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제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거든. 후가공 사양에 따라 같은 프리몰드 용기라도 완전히 다른 제품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어. 다행히 용기는 시제품 제작 경험 덕분에 원하는 대로 만들어졌지만, 상자는 완전히 내 상상과 다른 결과물이 나온 거야. 결국, 전량 다시 만들기로 했고, 폐기하기 아까워 테스트 상자로 활용했지. 이 작은 경험이었지만, 제품의 디테일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깨닫게 되었어.


끝없는 수정의 연속
내용물 개발 역시 순탄하지 않았어. 프랑스에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테스트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어. 거기에 제품 홍보를 위한 브로셔와 자료 제작까지 더해지면서 아침에 눈뜨자마자 그리고 잠들 때까지 휴대폰과 컴퓨터를 붙잡고 일하는 날들의 연속이었어. 원어민도 아닌 내가 프랑스어로 자료들을 만들고 수정해도 수정해도 어디선가 튀어나오는 오타들을 끊임없이 수정하며 제품 출시를 준비했어. 그래도 그런 과정을 거쳐 결국 생산을 완료했고, 첫 제품을 프랑스로 수출할 수 있었어.


문제의 연속, 그러나 배움의 기회

생산이 끝났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어. 마치 지뢰밭을 걷는 기분으로, 첫 수출 이후에도 새로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터졌지.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내용물의 분리 현상이었어. 오일이 분리돼 용기 뚜껑의 미세한 유격으로 흘러나왔고, 이 과정에서 용기가 으스러지는 문제까지 발생했어. 이건 단순히 눈에 보이는 문제만이 아니라, 숨어 있던 용기의 약점까지 드러낸 사건이었지.

그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당장 프랑스로 날아가 물류창고를 방문했어. 몇 박스를 꺼내 직접 제품들을 확인했는데, 꽤 많은 수량에 문제가 있었어. 한국으로 돌아와 공장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문제가 있는 제품들을 모두 회수해 확인 작업을 진행했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 과정에서 죄인이 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어.


창업은 끝없는 배움이다

그 후로도 생산 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겪었어. 예상보다 생산이 지연되는 일은 다반사였고, 품질 관리와 생산 관리는 마치 자식을 낳아 키우는 것처럼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했어.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웠고, 내가 만든 제품에 대한 애착도 깊어졌지.

창업은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파는 일이 아니었어. 창업 당시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방대한 영역이라는 걸 십년이 된 지금 깨달은 것 같아.


미래야, 엄마가 창업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건, 문제는 끝없이 터지지만 그 과정 속에서 반드시 배울 것이 있다는 거야. 생산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없었다면, 지금의 엄마도 없었을 거야. 처음에는 문제를 겪는 게 무섭고 두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과정 자체가 나를 성장시킨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

네가 무언가를 시작할 때, 실패와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실패는 피할 수 없지만, 그 안에서 반드시 배울 수 있는 게 있어. 그리고 너의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을 거야. 무엇을 하든 끝까지 애정을 가지고, 네가 세상에 내놓을 무언가를 정성껏 만들어보길 바랄게.

사랑해.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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