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6] 창업은 고난의 연속 - 동업 편

by 트루브무아

우리나라에서는 동업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 실패 사례가 워낙 많다 보니 "동업은 절대 하면 안 된다"는 말이 익숙할 정도지. 그런데 내가 요즘 많은 영감을 얻고 있는 화이트폭스의 김승호 회장님은 동업이 본질적으로 나쁜 게 아니라고 해. 다만, 동업자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창업 초기에 겪었던 내 동업 경험이 떠올랐어.

우리의 동업은 정말 갑작스럽게 시작되었어. 창업 초기 3년 동안, 나는 앞뒤 가릴 여유도 없이 미친 듯이 일만 했어. 창업이 뭔지도 몰랐던 나에게 동업이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겠지. 내가 생산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제품을 만들고 있을 때, 프랑스에서는 회계사, 변호사, 그리고 사업가들이 모여 동업과 관련된 계약서와 구조를 만들고 있었어. 나는 그 모든 과정을 이해할 시간도, 여유도 없이 일단 서명을 해야 했지. 계약 내용을 보면서 합리적이고 공평하다고 느꼈고, 그게 전부였어. 지금 생각하면 정말 순진했지.


3년 뒤 깨달은 현실
정신을 차려보니 창업한 지 거의 3년이 지나 있었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그때는 이미 한국에서 투자받은 돈이 빚이 되어 있었고, 대금을 받지 못한 수출 제품들이 미수금으로 쌓여 있었어. 그 상황은 마치 악몽 같았어. 꿈이라면 깨고 싶을 정도였지. 이후 5년 동안 나는 자괴감에 빠져 살아야 했어. 내가 너무 한심하고, 사업할 자격도 없다고 느꼈거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어. 더 이상 누구를 탓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거야. 이제는 과거의 실수를 돌아보며 배운 점을 정리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


다시 돌아간다면 절대 하지 않을 실수들
첫 수출 당시, 동업자의 생산 투자 비율에 맞춘다는 이유로 수출 인보이스를 실제 금액의 절반으로 발행했던 건 큰 실수였어. 그뿐만 아니라, 투자 규모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소유권을 균등하게 나누었고, 한국은 생산만 하고 프랑스가 모든 판권을 가지는 비즈니스 구조를 허락했던 것도 돌이켜보면 말도 안 되는 선택이었지. 나는 동업이라는 걸 "모든 걸 함께 나누며 으쌰으쌰"하는 관계로만 생각했어. 브랜드를 키우는 데 있어서 계산기를 두드리거나 머리를 굴리는 건 불필요하다고 믿었지. 하지만 이제는 알아. 그런 믿음은 너무 바보같고, 사업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걸.


"왜"라는 질문의 중요성
엄마가 그 시절 가장 후회하는 건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도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거야. 왜 이런 계약을 해야 하는지, 왜 이런 비즈니스 구조가 필요한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없었어. 그 결과, 나는 내가 만든 브랜드에서 주도권을 잃고 끌려가는 삶을 살게 되었지. "왜?"라는 질문은 네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가장 필요한 도구야. 만약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다면, 그 결정을 잠시 멈추는 것도 용기 있는 선택이야.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같은 일이라도 하룻밤 자고 일어나 다시 생각해봐도 절대 늦지 않아. 너무 급하게 결정을 내리면, 그 선택이 너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거든.


넘어져도 괜찮아,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미래야, 넘어지거나 조금 돌아가는 건 괜찮아. 다시 일어서서 가고자 했던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면, 실수는 충분히 교훈이 될 수 있어. 하지만 목적지도 없이 그저 열심히 뛰기만 한다면, 길을 잃게 되거든. 엄마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바로 그때였어. 완전히 잘못되어버린 현실 앞에서 더 이상 뭘 해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는 순간들. 그러니 늘 스스로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습관을 가지길 바랄게.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서두르지 말고,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봐. 그것만으로도 너의 삶은 훨씬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야.

사랑해.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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