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10] 안전지대로 부터 벗어나기

by 트루브무아

입사

회사 생활 5년 차에 접어들었을 무렵, 나는 만 29살이었어. 내가 다니던 첫 회사이자 마지막 회사는 프랑스어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었지. 전공이었던 프랑스어에 대한 애착이 컸던 나는 졸업 후 구직활동을 하며 프랑스어를 사용할 수 있는 직장을 찾고 있었어.

그 회사에 입사하기까지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어. 서류 심사에서 두 번 떨어지고, 면접을 본 뒤에도 6개월을 기다려야 했지. 정말 천신만고 끝에 합격해서 입사했을 때의 기쁨은 아직도 생생해. 그 회사에서 처음 맡은 일은 프랑스 화장품 수입 업무였어. 그때 처음으로 "브랜드 매니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어.


회사에서의 배움과 성장 그리고 정체,,,

내 업무는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었어. 수입물량을 정하기 위한 판매 추이 분석과 재고 관리, 수입 통관 업무, 신제품 교육, 품질관리, 브랜드사들과의 컨택, 신규 브랜드 조사, 해외 출장 등 많은 부분을 담당해야 했고 나는 내 업무가 즐거웠고 자부심도 느꼈어.

나는 욕심도 많고 호기심도 넘치는 직원이었어. 영업, 교육, 생산, 상품기획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알고 싶었지. 그래서 상사들과의 회식 자리를 좋아했어. 그들이 들려주는 "라떼는 말이야" 같은 이야기들이 나에게는 값진 간접 경험이었거든. 심지어 휴가를 써서 화장품 공장에 따라가 보기도 하고 업무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어.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업무적인 챌린지가 없다고 느꼈어. 그리고 상사들의 라떼 이야기도 고갈되었고, 회식의 끝은 항상 팀장님 뒷담화로 마무리되기 일쑤였어. 그때부터 조금씩 회의감이 밀려오기 시작했어.

출근하자마자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회의 시간에는 형식적인 아이디어만 오가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점점 답답함을 느꼈어. 아무도 실행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고, 그런 환경은 나에게 "나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했어. 회사 안에서는 그 어떤 성장 에너지도, 긍정 에너지도 느낄 수가 없었어. 나는 시간을 떼우러 회사에 가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회사에는 나의 성장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 오히려 나의 호기심과 성장욕구들은 나를 유난스럽고 별난 사람 취급을 받게 만들었어.


새로운 길을 향한 도전

아마도 많은 회사원들이 사회생활 5년차에 이직욕구가 가장 강하지 않을까 싶어. 에너지도 왕성하고 나름대로 업무 경력도 쌓였으니까. 그래서 나도 한동안 이직을 생각해 봤던 기억이 나. 하지만 결국 다른 회사로의 이직도 비슷한 업무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의미가 없다고 느꼈지.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다양하고 압축된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랑스 화장품 학교를 찾아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어.

유학을 결정하기까지도 쉽지는 않았어. 입학시험이 있는 학교였기 때문에 불합격할 경우 퇴사는 무모한 선택이 될 수 있었거든. 하지만 꽂히면 앞만 보고 달리는 내 성격 덕분에 며칠 휴가를 내고 프랑스로 날아가 시험을 봤어. 온 힘을 다해 시험을 치르고 나서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그 순간은 정말 잊을 수 없었어.

다행히 회사에서 유학 기간을 휴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고, 그렇게 5년 동안 열심히 다니던 회사를 뒤로 한채 1년 간의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어.


도전은 안전지대로 부터 벗어나는 것 부터 시작

기존에 해오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건 때로는 무모해 보일 수 있어.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고 때를 놓치면 다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일들도 많아. 그래서 나는 그때 결심했어.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방법은 언제나 찾아지고, 하지 않을 이유를 찾다 보면 끝없이 미루다가 결국 시작도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으니까.

유학을 떠난다고 했을 때 나를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어.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정말 원하는 길을 찾아 떠나야 한다는 거였어. 그리고 아무도 나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 그때의 결심과 도전이 있었기에,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는 오늘의 내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


미래야, 너도 어떤 도전을 앞두고 있다면 망설이기보다는 먼저 네 마음의 소리를 들어봐. 그게 진짜 네가 원하는 길이라면, 두려움이나 걱정이 너를 붙잡지 못하게 해. 결심하면 방법은 찾아질 거야. 그리고 그 결심이 너를 지금보다 더 큰 너로 만들어줄 거야. 엄마가 늘 뒤에서 지켜볼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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