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 5년의 회사생활을 끝으로 창업을 하게 되었어. 그래서 창업 이후에도 대표라는 자리에 대한 고찰을 해볼 새도 없이 실무자의 마인드로 쌓여있는 일들을 쳐내는데 급급한 시간을 보내왔어. 그리고 동업자는 나보다 스무 살이 많고 사회경험도 훨씬 풍부했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모르게 끌려다니는 입장이 되고 말았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누군가에게 제대로 일을 시켜본 적도 없었고, 명확한 사업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창업했던 게 아니었으니까. 더군다나 매출규모도 작고, 3년 동안 혈혈단신으로 집안에 만들어 놓은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니 대표라는 타이틀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되지 못했어.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더이상 수출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을 인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내가 살길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시작은 국내 판매였어.
국내 판매를 시작하면서 전과는 다른 책임감을 느꼈어. 그때 나는 정말 절실했거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고, 그 절실함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어.
그래서 국내 판매를 시작한 7년 동안 다양한 형태를 통해 고용된 직원들과 일해 볼 수 있었어. 적은 인원이었지만,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며 조금씩 "대표"가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배워갔어.
최근 2년 동안은 특히 "나는 어떤 대표가 되어야 할까?"를 많이 고민했어. 사람들은 대표는 비전을 제시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말해.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더라. 그동안 그렇게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한 동안은 부족한 내 모습에 답답함을 많이 느꼈어. 나는 왜 더 똑똑하지 못하고 직원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주지 못하는 걸까 자책도 해봤어.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아. 누구도 처음부터 완벽한 리더가 될 수는 없다는 걸. 그저 리더가 되어가는 과정만 있다는 걸.
각 리더는 저마다의 강점을 가지고 있고, 그 강점을 최대한 살려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그것을 보완해 줄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면 되는 거야.
미래를 낳고 기르며, 나도 부모로서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는 것처럼, 대표로서도 다양한 직원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어.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때로는 경청하고, 때로는 수용하면서, 내가 책임져야 할 때는 주저하지 않고 리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아는 그런 대표 말이야.
내가 원하는 멋진 리더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렇게 되기 위해 매일 조금씩 노력하려고 해. 나는 믿어.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꿈꾸던 모습에 가까워져 있을 거라고.
미래야, 엄마는 오늘도 "대표"라는 직업을 만들어가고 있어. 그리고 그 과정은 힘들기도 하지만 참 보람 있어. 너도 네가 원하는 모습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길 바라. 엄마가 지켜보고 응원해줄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