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15] 창업 후 사무실은 어디가 좋을까?

by 트루브무아

창업 초기 내 작업실은 집 한 켠의 작은 방이었어. 컴퓨터, 프린터, 사무 집기를 꽂아 마치 작은 사무실처럼 꾸몄지. 그 덕분에 멀리 가지 않아도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고, 직원 없이 혼자서 공장 방문이나 고객 미팅 준비 등 필요한 일들을 해내며 고정비도 크게 줄일 수 있었어. 특히 수익이 오르지 않던 초창기엔 그 소소한 절약이 큰 도움이 되었단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재택 근무의 장점 뒤에 감춰진 한계도 뼈저리게 느껴졌어. 집이라는 편안한 경계 속에 머무르다 보니, 혼자서 모든 문제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더라. 창업 후 오로지 프랑스 파트너와의 연락만으로 일하던 나는 계속되는 문제와 답없는 현실을 보며,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세상 밖으로 나와 새로운 환경에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지.


그래서 선택한 첫 외부 사무실은 책상 두 개가 들어가는 소호오피스였어. 학창 시절 다녔던 독서실 같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몇 개월을 보내며, 드디어 바깥 세상과 마주할 용기를 얻었지. 그러던 중 한 대학에서 입주 기업을 모집하는 벤처센터의 소식을 듣고, 가까스로 입주 심사를 통과해 정식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어. 벤처센터 입주 기업은 만 3년 미만만 가능한데, 나는 그때 창업한지 만 3년을 앞두고 있었고 마감 직전에 입주할 수 있었던 건 지금 돌이켜보면 큰 행운이었어.


그리고 벌써 입주한지 8년차가 되었지 뭐야. 창업을 하면 누구나 그럴 듯한 사무실을 차리고 싶어해. 당연히 함께 일할 직원도 있어야할 거라 생각하고. 만약 그런 것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면 1년도 채 가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미래야, 내 창업 여정의 첫 사무실은 단순한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어. 재택 근무 덕분에 고정비를 절약하고 기본을 다질 수 있었지만, 혼자만의 공간에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지. 세상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를 얻은 그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어.

앞으로 네가 무언가를 시작할 때도, 편안한 공간에만 머무르지 말고 때로는 과감하게 발을 내딛어야 한다는 걸 꼭 기억해. 변화와 도움을 받아야 진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네 마음에 새기길 바란다.


사랑해.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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