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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Apr 22. 2018

책과 함께 성장하다.

끄적이고 사색하는 독서

처음 책을 읽고 느꼈던 그 희열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2015년 12월 9일, 난 운동을 하다 발목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내가 심심해보였는지 친한 친구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선물해줬었고, 평생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던 나는 그 책을 통해 지난 26년간의 가치관이 재정립되는 느낌을 받게 됐다.

그리고 그 때부터 미친 듯이 책을 읽게 된다.

출퇴근하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독서에만 빠져들었고, 그렇게 1년에 약 400권에 달하는 책을 읽게 된다. 

단순히 읽은 것만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내가 느낀 점을 최대한 솔직하게 남기려 노력했고, 책 요약 동영상까지 촬영했다. 그렇게 SNS에 내가 만든 컨텐츠들을 올리다보니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기 시작했고, 지난 2년간 책을 통해 정말 소중한 사람들과 소중한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독서모임을 만들어 사람들과 소통을 하다 보니, 혼자 하는 독서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가 살아온 환경에 따라 생각하는 게 달랐기에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나에게 정말 크게 다가왔다. 그렇게 책을 읽고 다양한 활동들을 하다 보니 내 나름대로 출판에 대한 간절함이 생겼다.

내가 그 때까지 알고 있던 ‘작가’라는 이미지는 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 또는 골방에서 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글만 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인상 깊은 책을 읽고 그 책을 쓴 작가들을 직접 찾아 뵙고 대화를 나누며 ‘작가’가 된다는 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어렵지 않다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들도 나와 같은 과도기를 겪었던 사람들이었고, 그것을 이겨내고 한 단계 더 성숙한 상태에서 자신의 경험들과 교훈들을 녹여냈을 뿐이었다.

나도 책을 읽고 그 전의 수동적인 삶과는 전혀 상반된 삶을 살고 있었기에 책을 못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독서를 통해 인생이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책을 내고 싶었고, 그렇게 약 한 달 정도, 내 머릿속에 있던 이야기들을 형상화시키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출판된 첫 책으로 서울 영풍문고에서 저자 강연회를 했고, 그 이후로 한 달에 2번 정도는 꾸준히 강연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두려움 없이 설 수 있게 되자, 내가 모임장으로 있는 독서모임에서 기획한 ‘원주민대로’라는 원주 최초 일반인 토크 버스킹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고, 조금 더 발전해서 군대와 독서라는 컨텐츠를 함께 녹인 두 번째 책도 쓸 수 있었다.

지금 내 꿈은 군대 최초 독서 교관이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군대의 의무복무기간은 인생에 하등 쓸모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군대 안에서 사병들과 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군대 안에서도 충분히 환경을 극복하고 사회로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군생활이 의미 없는 시간 때우기가 아닌, 한 번 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만들어 주고 싶다.

굉장한 나비효과이지 않은가? 단지 책을 한 권 읽었을 뿐인데, 그 후로 작가가 되고 강연을 하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군대에 심리와 독서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꿈까지 꾸게 되다니.

‘원래 말을 잘 하지 않았나요?’


‘원래 글을 잘 쓰지 않았나요?’


‘실패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을 것 같아요.’

 

내가 혼자 하는 강연보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강연을 훨씬 더 좋아해서 질문을 받는 걸 정말 좋아하는 편인데, 이런 질문들을 꽤 많이 받는 편이다.

책을 읽기 전에 난 5줄 이상 글을 쓰지 못했다. 그런 나였기에 사실 처음부터 책을 읽고 독후감을 SNS라는 공개된 장소에 올리는 게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건 나와의 약속이었고 그 작은 약속을 통해 내가 내적으로, 그리고 외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 그 부끄러움도 기쁘게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


말도 그렇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려고 하면 긴장해서 얼굴부터 빨개졌었다.

처음 강연을 했을 때도 전 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게 너무도 두렵고 떨렸었다.

실제 처음 강연도 실수투성이었다. 하지만, 계속 연습하고 사람들 앞에 서게 되니 조금씩 발전할 수 있었다. 

실패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첫 책의 원고를 쓰고, 몇 백개의 출판사들에 거절을 당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원고를 수정하면서 결국 첫 책을 낼 수 있었다. 

‘뭔가를 하고는 싶은데 하기가 두려워요. 어떻게 해야 되죠?’ 


 ‘그건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나도 익숙함이 좋다. 내가 해왔던 것들이고 잘하는 것들이니까.

하지만, 내가 용기를 내서 뭔가를 하지 않았다면 이런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을까?

진정한 자존감이란 내가 가진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을 때 조금씩 쌓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그 두려움에 익숙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즐기며 여러분이 가진 꿈에 가까워지길 바란다.

여러분의 처음이,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아닌 재밌고 신나는 놀이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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