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책을 쓸 때였다.
아무 것도 없이 작가가 되겠다는 패기 하나만으로 힘차게 서점에 가서 책쓰기 책들을 구매했다.
'아, 책은 이렇게 쓰는 거구나.'
책쓰기 책들을 보니, 작가가 되는 게 어렵지 않아보였다.
컨셉을 잡고, 목차를 잡고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단다.
그래서 나름대로 목차를 잡고,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첫 두 장 정도는 쓸만했다. 내가 이 책을 왜 써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쓰게 됐는지를 자세하게 적었다.
늘 생각하던 것이라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목차는 그럴싸하게 정했지만,
도저히 2장 이상 못 쓰겠는 것이었다. 앉아서 생각하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해결책은 오리무중이었고
주변에 작가도 없었기에,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잡생각이 내 머리를 비집고 들어와 몰입도 안 되고 집중도 하기 힘들었다.
'니 주제에 무슨 작가야. 그냥 살던 대로 살아.'
'책은 아무나 쓰냐? 그럼 나도 작가하겠다.'
시작하기 전에 들었던 부정적인 외부의 소리들이,
마음이 약해지며 하나 둘 귀에 맴돌기 시작했다.
'그냥 포기할까?'
생각해보니 아까웠다.
달라지겠다고 선포한 지 며칠됐다고 포기하나 싶었다.
지금 느끼는 이 고통보다, '니가 그럼 그렇지.'라고 하며 한심하게 쳐다볼 시선들이 더 싫었다.
그래서 생각이 나지 않더라도 꾸준히 책상 앞에서 뭐라도 끄적였다.
그리고 계속 글을 쓰기 위해 끙끙댔다. 일어나서 침대에 누울 때까지 항상 책에 관한 생각만 했다.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다양한 사례들을 독서와 결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
그렇게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놀라운 일이 생겼다. 글이 술술 써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에 한 장 쓰기도 버거웠던 내가,
무려 10장을 쓰기도 했고, 관련 아이디어가 머리에서 계속 샘솟았다.
그렇게 집중하다보니 1달 정도만에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 때 느꼈던 감정이 바로 몰입 이었다.
그 전의 나는 어려운 일이나 벅찬 일이 있으면 정말 쉽게 포기했었다.
하지만, 몰입에 대해 알게 되고 그 중요성을 느끼다보니
그 후로는 포기하지 않고, 일단 그 어렵고 벅찬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시간이 지나면, 그 문제들은 몰입에 의해 해결되었다.
몰입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목표는 명확하지만 난이도가 너무 높거나, 목표는 명확하지만 난이도가 너무 낮은 경우는,
불안이나 무관심으로 연결될 수가 있다.
그리고 빠른 피드백이 없으면, 목표를 이루어야 할 필요성이나 흥미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다.
이 세가지가 충족됐을 때, 몰입이 이루어진다.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하거나, 엄청나게 집중해서 공부를 했을 때
3시간이 지나갔는데, 30분도 안 지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을 것이다.
이 상태에 이르면 다른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그 문제만 생각할 수 있는 특별한 상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