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 6~7월 전국 초·중·고교 1200곳의 학생·학부모·교사 등 5만1494명을 대상으로 진로 교육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신문이나 방송을 비롯한 대중매체에서 창업 성공 사례를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은 결과
중학생의 47.3%, 고등학생의 48%가 `실제로 창업을 해보고 싶거나 관심이 생긴다`고 답해 절반 가까이가 창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심과 희망은 달랐다.
희망직종은 여전히 교사가 1위를 차지했고, 가장 선호도가 높은 10개의 직업 중
과반수 이상이 전문직이거나, 안정적인 직업이었다.
여전히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안정적인 직업'이 대세인 것이다.
청소년진로상담사를 하고 싶어요.
자신의 적성을 잘 모르고 방황하는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런데... 공무원처럼 안정적이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이에요.
요즈음 고등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 자연히 그들의 고민상담을 해주고 있는데,
그 중 한 명의 고민이었다.
2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첫번째는 씁쓸함이었다.
사회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직 체감하지도 못한 청소년들이, 벌써부터 안정성을 찾는다는 것은
주변 환경의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밖에 할 수 없다.
나 같은 경우도 초등학교때부터 아버지가 안정적인 직장의 중요성을 역설하셨고,
그랬기에 진로를 고등학교때부터 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굉장한 공허함이 생긴다.
사회의 기준에 맞춰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했을 때, 못 가본 길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고
그 아쉬움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로 연결된다.
그렇기에 내가 원하던 꿈을 꿀 때는 많은 걸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내가 이것을 정말 간절히 원하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야한다.
'내가 이 직업을 택해서 금전적으로 힘들게 살더라도 난 행복할 거 같다.'라는 확신이 든다면,
사실 안정성이나 연봉 '따위'는 고려대상이 되지 못한다.
두번째는 화가 났다.
이 친구는 이 직업에 대한 많은 공부를 했고, 자신이 이 길을 간절히 가고자 하는 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끊임 없이 앵무새처럼 묻는다.
'제가 이 직업을 선택하는 게 맞는 건가요? 안정성이라는 부분이 결여되어 있는데요.'
'저희 부모님도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세요. 제가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만약 제가 이 직업을 선택했다가 실패한다면, 저는 어떻게 하죠? 돌아갈 수 있을까요?'
마치 내게는 이렇게 들렸다.
'내가 이 정도로 노력했는데, 이 직업은 안정적이지 못하니까 하지 않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제가 안 되는 이유를 이 정도로 조사했어요. 그리고 저는 충분히 공부했으니 이게 맞는 선택이라고 해줘요.'
답을 내려주지 않았다. 내가 감히 어떻게 답을 내려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학생이 간절히 원한다면 꿈을 좇았으면 좋겠다.
아직 현실에 젖기엔 너무나도 싱그럽고 푸르른 나이.
'다시 말하지만 실패는 없어 친구야. 그러니까 제발 실패라는 말은 하지마라.
좋아하는 일을 했다는 경험 자체가 성공이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평생동안 찾지 못하는 사람도 많단다.
결국 친구는 안정성을 버리기 힘들어하는 거 같아. 하고 싶은 게 간절하다면서 말이지.
좋아하는 걸 하는데, 그게 안정적이면 정말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지.
더 간절한 것.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물음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본인이야.
어떤 역경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것을 하며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쭉 밀고 갔으면 좋겠다.
내가 해줄 건 응원밖에 없네.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