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다는 것이 특별한 것이다

by 권민창

여러분 주위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으신가요?
남부럽지 않은 다양한 재능이 있으면서도 자신은 뭔가 특별한 게 없다며 자신을 깎아내리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친구들이요. 음.. 뭐라 말해야할까요. 겸손이라기보다는 자존감이 낮아보여서 매력이 반감되는 경우라고 해야 할까요?
반면에 별 특출난 재능이 없지만, 항상 자신감에 가득 차 있고 그 긍정 에너지를 주변에도 전파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은 볼매(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더라고요.

최근에 저는 지인의 추천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라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제목이 굉장히 노잼이라 참 노잼일 줄 알았는데요, 3시간 반 동안 꼼짝 앉고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습니다. 그만큼 느끼는 것도 많고 재밌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쓰쿠루는 둘도 없는 친구들에게 절교를 당합니다. 영문을 알지도 못한 채요. 십여년이 지나고, 여자친구의 도움으로 용기를 내어 그 때 친구들을 하나 하나 찾아가며 오해를 푸는 과정을 그려낸 소설인데요, 쓰쿠루는 항상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왜냐면 5명의 패밀리 중 그만 이름에 색깔이 들어가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쓰쿠루 자신도 본인의 평범함에 아쉬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헬싱키에 사는 구로라는 친구를 찾아가서 오해를 풀고 이야기를 하는 도중, 그런 얘기를 꺼내죠. ‘난 항상 너네들이 부러웠어. 본인의 색깔이 뚜렷했잖아.’ 이런 내용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러자 구로라는 친구는 쓰쿠루에게 이렇게 얘기해요,
‘혹시 네가 텅 빈 그릇이라 해도 그거면 충분하잖아. 만약에 그렇다 해도 넌 정말 멋진,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그릇이야. 자기 자신이 무엇인가, 그런 건 사실 아무도 모르는 거야. 그렇게 생각 안 해? 네 말대로라면, 정말 아름다운 그릇이 되면 되잖아. 누군가가 저도 모르게 그 안에 뭔가를 넣고 싶어지는, 확실히 호감이 가는 그릇으로.’

예전의 저를 떠올려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항상 저의 단점만 생각하고 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살아가며 생각해보니, 주변 시선을 의식해서 굳이 색깔이 있는 척 티를 내다보니 제 자신을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억지로 칠한 색깔은 언제든 쉽게 지워지더라고요.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욕 먹어도 하고 싶은 걸 하고, 비난이나 두려움을 온전히 받아들이자고요. 누군가는 자신의 색깔을 온전히 담아줄 투명한 그릇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다보니 예전보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색깔이 없다는 건, 어느 색깔과도 어울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튀는 색깔들 사이에서 편안함을 추구하는 누군가의 선택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요.

나만의 특색을 찾지 못했거나, 찾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잠시 내려놓으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투명한 여러분의 모습을 사랑해줄, 자신의 색깔을 아름답게 칠해줄 누군가가 분명 여러분 곁에 나타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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