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시다.
알게 된 지는 2년 밖에 안됐지만,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의지하는 형이 있습니다.
(그 형은 그렇게 생각 안하겠지만 짝사랑은 일방향이기에 짝사랑입니다...)
명문대 출신에 다양한 대외활동으로 맺어진 폭넓은 인맥,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워라밸이 보장된 회사에 취업했지만, 대학 때부터 꿈꾸던 일을 하기 위해 과감하게 퇴사를 결정,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본인의 엄청난 노력으로 꾸준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이에요.
얼굴도 잘 생겼고, 키도 크고 성격도 좋습니다.
그것이 약간 아래에 있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부족한 게 없는 형입니다.
요즘 잘 나간다고 최근에 뽑은 B사의 차 안에서 이동할 때 킬링타임용으로만 저에게 전화를 해서 조금 맘에 안 들긴 하지만 그래도 멋집니다.
보통 그 형과의 대화는 ‘잘 사냐?’ ‘어떻게 지내냐?’ ‘요즘 뭐하고 있냐?’ 정도인데요.
최근에 했던 대화를 복기해보면 이렇습니다.
‘잘 사냐?’
‘네, 형 요즘 너무 잘 나가던데요 부러워요.’
‘미친 놈ㅋㅋ, X랄하네~ 니가 잘 나가지~ 형 요즘 힘들어~’
‘형, 근데 형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잖아요. 전 그게 너무 부러워요.’
‘민창아, 근데 그게 업이 되니까 확실히 부담이 되는 거 같아. 난 니가 부럽다.’
‘형, 형은 행복해요?’
‘행복? 행복하기 위해 사는 데 잘 모르겠어. 뭐 행복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저는 요즘 행복을 보여주기 위해 사는 거 같아요. 그냥 남들도 저한테 좋은 소리만 해주고
저도 그 말 들으니까 내가 진짜 잘 살고 있는 거 같이 느껴지고 정작 내가 이걸 진짜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찰은 깊게 하지 못하는 거 같기도 해요. 이렇게 살면 행복할까요?‘
‘민창아, 형도 그래.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매번 행복하지만은 않더라. 난 무대에 올라가는 건 좋아하지만, 그 외에 것들은 사실 쉽지 않아. 그리고 안정적이지가 않기에 고민이 많아. 넌 그래도 그런 부분에서는 얼마나 좋아.’
처음으로 그 형의 고민을 들었어요.
그 형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많이 놀랐습니다.
마냥 잘 되는 줄만 알았고 밝고, 행복한 줄만 알았었는데.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하루 하루가 매번 새로울 수는 없습니다.
매순간이 가슴 터질 듯한 기대로 빛날 수도 없구요.
때로는 하고 싶은 걸 모두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고, 인생이 정말 뭣 같을 때도 있습니다.
사람에게 데여 엄청난 실망을 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떨리는 마음으로 고백을 했지만 보기 좋게 까여서 죽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사랑해야 하고,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야 합니다.
누구나 고민을 해요.
시작은 같습니다.
하지만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행동하는 사람과 고민에서 끝나는 사람의 끝은 다릅니다.
전화를 끊고 그 형도 저도, 풀리지 않는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어제보다 더 행복한 오늘이 되기 위해 지나간 하루를 충실히 살고 현재의 하루를 고민하며 다가올 하루를 기쁘게 맞아야겠다고 항상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