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가 온 거 같아요. 어떻게 하죠?

예전 같지 않아 고민입니다.

by 권민창

‘연인과 오래 만났는데 예전 같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권태기가 온 거 같아요. 만날 때마다 예전처럼 사랑을 못 주는 거 같아 미안하네요. 여자친구는 군대까지 기다려줬거든요. 아직 아무 것도 모르지만 결혼을 하면 꼭 이런 사람과 해야겠다 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참 착하고 배려심 깊은 여자거든요. 주변 친구들에게 고민을 토로하면 일시적인 감정이라고, 니 여자친구 같은 사람 만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만나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이런 감정이 들어서 저도 많이 힘든 거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한 번씩 DM이나 네이버 메일로 고민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시간상 답변을 못 해드릴 때가 많은데요, 이 분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깍듯했고, 오래 고민한 흔적이 보여서 저도 조심스레 답변을 드렸습니다. 제 한순간의 답변이 혹시 이 오래된 연인의 이별을 종용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답변을 고치고 또 고치며 고민했습니다.

이 익명의 남성분이 여자친구에게 지금 느끼는 감정은 미안함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대 초반에 만나 5년 가까이 연애했으며, 심지어 군대까지 기다려 준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감정이 변했다는 사실을 알리기가 미안한 거 같아요. 그래서 주변에 고민을 토로해보면, ‘다 그런 시기가 와. 얼마 지나면 사그라 들거야. 너 여자친구한테 못 할 짓 하는 거다. 좀만 참아라.’라는 식으로 답변이 오니 ‘아, 다 그런가보다.’라고 넘기려 해도 안 되는 거죠. 참 난감하고 힘든 상황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남성분의 감정도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과연 이런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평소처럼 연애를 한다고 한들, 서로에게 행복한 사랑이 지속될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남성분도 계속 힘들어질 것이고, 5년을 만난 남자친구의 변화를 당연히 눈치 챌 여자친구도 남몰래 속앓이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전 그 남성분에게 이렇게 말씀드렸던 거 같습니다.

‘그 감정이 일시적이라면 이렇게 잠깐 참고 넘어가는 게 맞는 거 같지만, 그게 본인을 옭아맬 정도라면 솔직하게 여자친구에게 말하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중요한 건 ‘어떻게 말하느냐’인 거 같아요. 그냥 요즘 널 사랑하지 않는 거 같다 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믿음과 확신을 준 뒤 솔직한 감정을 얘기하는 게 어떨까요? 예를 들면, 내가 지금 자기에 대한 감정이 예전 같지는 않은데, 이걸 그냥 넘기고 견딘다면 자기도 변한 내 모습에 힘들어 할 거 같고, 나도 그럴 거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부분을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자기와 얘기하고 싶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여자친구가 상처받을 걸 두려워해서 예전 같지 않은 관계를 지속한다면, 결국 본인도, 여자친구도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중요한 건 믿음과 솔직함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믿음은 내가 너를 여전히 사랑하고, 우리의 행복한 연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고,

솔직함은 지금 내가 행복한 연애를 하기 위해 걸리는 점을 너와 함께 헤쳐나가고 싶다라는 걸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건 철저히 객관적인 제 생각입니다. 아무쪼록 지혜롭게 풀어나가셨으면 좋겠네요.’

아프기 싫어서 상처를 깨끗이 씻어주는 과정을 생략하면 상처가 덧나서 더 걷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수돗물이나 생수로 상처를 깨끗하게 씻어주고 습윤밴드를 바른다면 그 순간은 따끔하고 아플 수도 있지만, 분명 시간이 지나면 깨끗하게 아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쪼록 이 분이 지혜롭게 풀어서 더욱 더 서로에게 솔직하고 행복한 연애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권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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