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눌 수 있는 공간
모르는 사람들끼리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그 어색한 침묵을 정말 힘들어하는 편입니다.
1초가 1분 같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닫힌 뒤 슝하는 기계음과 그 속의 정적.
누군가는 아무 것도 없는 천장만 힐끔 힐끔 보고, 누군가는 애꿎은 폰만 만지며 인고의 시간을 견뎌냅니다. 유일하게 해방되는 순간은 자신이 가야할 층에 엘리베이터가 멈췄을 때겠죠.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느껴지는 해방감. 숨을 크게 내뱉고 걸음을 옮깁니다.
제가 살았던 오피스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3층에 살았던 저는, 매번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얼굴은 익숙하지만, 인사는 결코 나누지 않는 이웃주민들과 함께 어색한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먼저 웃으며 인사할 분위기도, 그런 여유를 받아줄 분위기도 부족해보였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을까요,
근처 편의점에 들렀다가 엘리베이터가 닫히는 소리에 급하게 뛰어갔는데 문 열림 버튼을 누르고 계신 분이 있었어요. 새로운 얼굴이었습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에 푸근한 체형, 웃으며 제게 말을 거셨어요.
‘맛있는 거 많이 사오셨나봐요! 발걸음이 행복해보이세요.’
저도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덕분에 빨리 먹을 수 있을 거 같아 더 행복합니다. 감사해요.’
30초가 안 되는 시간 동안 서로 미소를 머금고 있었습니다.
‘띵동’
평소에는 그렇게 반갑게 들리던 소리가 그 날따라 참 아쉬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맛있게 드시구요!’
그 분이 웃으며 제게 인사하셨습니다.
‘네, 고생하세요!’
그 이후로 종종 엘리베이터에서 그 분을 자주 봤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먼저 웃으며 인사하시더라고요.
자연히 오피스텔의 분위기도 바뀌었습니다.
불편한 동거 같았던 엘리베이터가, 서로의 미소를 담아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하는 일도 서로 모릅니다.
함께 있는 시간은 불과 1분도 안 되니까요.
하지만, 그 1분의 시간동안 서로 웃으며 인사하고 급하게 뛰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문 열림 버튼을 눌러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 분은 그렇게 오피스텔에 작은 행복을 나눠주셨습니다.
그 후로 웬만하면 어색하고 불편한 자리에서도 먼저 웃으며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먼저 다가가고 말 걸기가 어색하고 겁날 뿐이지,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따뜻한 손길을 기다린다는 걸 그 분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어떻게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저녁 드셨나요?’
철옹성 같이 견고해보이는 마음의 벽도, 관심의 말 한마디로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아, 저는 이렇게 오게 됐어요. 그런데~’ ‘아! 아직요. 배고파요. 저녁 드셨나요? 그런데~’
그리고 이렇게 물꼬를 튼 대화는 서로간의 따뜻한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먼저 작은 관심을 보여주시길, 그리고 그 관심을 통해 서로간의 큰 행복을 나눌 수 있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