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

갈망하는 어떤 존재

by 권민창

저는 살아가며 항상 남들의 시선을 신경 썼어요.


부모님에겐 말 잘 듣는 아들이어야 했고, 친구들 사이에선 조용하고 내성적인 녀석이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전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사람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저희 고등학교는 총학생회가 총 7명으로 이루어졌거든요. 저는 그 중에 문화부장으로 출마를 했는데, 학생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질문을 받았어요.


어떤 학생이 저한테 ‘권민창 학생은 왜 총학생회가 되고 싶습니까?’ 라고 질문하더라고요.

지금이야 학교의 문화를 좀 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켜 학생들이 좀 더 편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겠지만, 당시 그때 저는 그 단순한 대답조차 하지 못 할 만큼 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얼굴이 빨개지고 대답을 못하자 질문한 친구가 더 당황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말을 참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그 욕망을 숨겼던 것 같아요. 왜냐면 난 내성적인 ‘사람’이니까. 나는 조리 있게 말할 수 없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살다보니 내 안에 응어리가 맺히더라고요. 그 때쯤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책을 읽고 사람들은 보통 글로 남기잖아요. 그런데 전 글로도 남기고 말로도 남기기 시작했어요. 책 소개 1분 동영상 이런 식으로요. 제가 사실 동영상 편집을 진짜 하나도 못하거든요. 그래서 1분 동안 NG없이 쭉 가야 됐어요.

그리고 혼자 셀카봉 사서 카메라 두고 찍는데도 얼굴이 빨개지고 긴장이 되더라고요. 아, 괜히 했나 싶기도 하고(웃음). 처음에야 많이 어색하고 떨렸죠. 근데 계속 하다 보니 이것도 재밌더라고요.


그러면서 라이브 방송하면서 사람들과 질문 주고 받고 하고, 그 영상 보면서 어떤 점 부족했는지 오답노트 만들고 하다 보니 말하는 게 더 이상 두렵지 않아졌어요. 잠은 전보다 훨씬 덜 잤죠. 매일 피곤하고. 제가 하는 일과 전혀 다른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피곤한데 그보다 훨씬 행복하더라고요. 어린 시절부터 마음 속으로만 꿨던 그런 부분들. 그런 부분들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그 노력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니까. 인생 수업에도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인간 모두의 깊은 내면에는 자신이 되기를 갈망하는 어떤 존재가 있습니다. 그 존재에 가까이 다가갈 때, 우리는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인가 잘못되어 ’진정한 나‘에서 멀어져 갈 때도 그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


때로 우리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그리고 재능이 없다는 핑계로 마음이 시키는 일을 억누를 때가 있어요. 그런데 이건 정말 부자연스러운 거거든요. 손톱이 자라고, 머리가 자라는 걸 깎을 순 있어도 억누를 순 없잖아요. 큰 위험부담이 없는 거라면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건 해봤으면 좋겠어요. 혹시 알아요? 그게 내 인생을 훨씬 더 풍요롭게 만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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