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나누고 그로 인해 행복하시길
때로는 자신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을 때 함께 했던 지인들이 오랜 시간 함께 한 가족이나 친구들보다 더 소중하고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혈육이라는 특수한 관계라 해도 아무런 왕래가 없고 철저하게 외면하며 산다면 이웃만도 못할 수 있습니다.
반면 남이라 할지라도 서로 사랑의 관계가 이루어진다면 혈육보다도 더 깊은 마음을 나누며 함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나이브스 아웃'이라는 영화는 85세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자신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어, 그 죽음의 원인을 파헤치는 스릴러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반전의 범인이 발견되었을 때도, 사설탐정이 놀라운 추리력으로 퍼즐을 하나 하나 끼워 맞출 때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작가가 죽기 전 미리 준비해놓은 유언장에 자신의 모든 재산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고 알게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가정부 마르타에게 양도했을 때였어요.
이 베스트셀러 작가의 가족들은 겉으로 보기엔 굉장히 화목하고 서로가 서로를 돕는듯 보였습니다. 이 작가와 사업도 함께 하고, 또 작가도 그들을 진심으로 도와주는 거 같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작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생각하기보다는, 작가에게 기생하며 작가의 능력을 우산 삼아 돈을 타 쓰고 있었죠.
작가는 그런 가족들을 몇십년간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도와줬지만, 그들은 더더욱 작가에게 금전적으로 의지했고 그런 그들의 모습에 작가는 실망감과 허탈함을 느꼈을 겁니다.
그 때, 작가는 고용된 가정부 마르타에게 자신을 돈이나 지위로 판단하지 않고, 사람으로서 대해준다는 진심을 느끼게 됐고 그녀에게 모든 유산을 일임하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을 때 함께했던 사람이 혈육인 자식보다도 더 소중하고 고마웠기 때문이죠.
상속장이 공개되는 날, 자녀들은 펄쩍 뛰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어떻게 아버지를 꼬신 거냐고 마르타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저주를 퍼붓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는 부모를 돈으로 본 자식들보다 어떤 조건도 없이 늘 자신의 곁을 지켜준 마르타가 더 고마웠을 뿐입니다.
학연, 지연, 혈연보다 저는 인연을 믿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심을 주고 받고, 그리고 그 진심 사이에서 서로의 신뢰와 정성이 오갈 때 진정한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소중한 인연이 되어주시길 바라요. 그리고 그렇게 맺어진 건강한 관계 속에서 함께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