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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Jul 18. 2018

거북이의 꿈

두려움을 축복으로

말하는 게 두려웠다.

‘이렇게 얘기해야지.’
머릿속으로 100번도 더 시뮬레이션을 해보고도 정작 사람이 앞에 있으면 말이 꼬였다.

난 평생 이 놈과는 거리가 멀 줄 알았다.

책을 출판하고 처음으로 한 강연, 하루에 3시간씩 대본을 달달 외우고도 긴장해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아주 평범한 질문에 동문서답을 하며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얘기할 기회를 만들었다.

왜냐면 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했으니까.

그게 내 소명이고 꿈이었으니까.

아직도 부족하지만,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예전에는 내가 외운 대본을 그대로 읊조리는 데 급급했다면,
지금은 청중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그들과 호흡할 수 있다.

사람을 토끼와 거북이로 나눈다면, 난 거북이에 가깝다.
춤을 출 때도 웨이브를 하는 데만 3개월이 걸렸고,
어릴 땐 말도 제대로 못해, 사람들 앞에만 서면 얼굴이 빨개졌다.
먹은 대로 살이 찌는 유전자를 타고 났다.

그렇기에 꾸준하게 노력했고, 노력하고, 노력할 것이다.
꾸준하게 뛰고,
꾸준하게 독서를 하고,
꾸준하게 강연을 하고,
꾸준하게 꿈을 기획할 것이다.

거북이들의 희망이 되고 싶다.
세상의 70%는 물이니까, 70프로를 개척하자고.
비록 그 70%의 대부분은 짠 내음 나는 바다겠지만, 포기하지 말자고.
바다거북이가 되어, 짠 맛 나는 바다를 마음껏 누비자고.

바다에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오늘도 꾸준하게 땅을 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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