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의 허와 실.
직장생활을 하며 누군가에게 고충을 털어놓기란 쉽지 않다.
먼저 직장생활을 하던 친구들의 조언이라든지,
(이를테면 ‘회사에서 사적인 얘기는 절대 하지마!’)
섣불리 내 감정을 얘기하는 게 옳은 건가하는
고민이 들기도 하고,
실제로 고충을 털어놨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있기에
더더욱 마음을 닫는 경우도 있다.
운이 꽤 좋아,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에게
상담을 받고 상담을 해주면서 느낀,
가장 중요한 요소 4가지에 대해 간추려봤다.
대화 초기에 서로는 겉으론 친할 수 있으나,
실제 고민을 가진 A의 배경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가 느낀 A는 이런 부분에서 이렇게
조언을 해주면 될 거 같아.’
라고 지레짐작하고,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신이 성급하게 결론을 짓는다.
이런 경우 A는 나에게 마음을 완전히 닫아버린다.
A의 고민이 내 기준에서 별 것 아니고 하찮아보여도,
그 고민을 나에게 털어놓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생각하며 미리 결론 짓지 말자
단어선택이 너무 공격적인가?
나도 A에게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내가 나의 학문적 배경과 지식을 활용해서 A에게 심리사회적인 부분에 대해 가르칠 때 나는 A가 그것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너는 이게 문제야. 이 부분은 고쳐야지.’
‘이런 부분은 이런 경우야, 이건 이렇게 해.’
선생질을 시작하는 순간 A는 더 이상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저 고민이 있는데...’ ‘뭐가 문제야?’
‘이런 이런..부분...’ ‘왜 그렇게 생각하지?’
나는 A를 파악하기 위해 던지는 많은 질문들이
A를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으로 만든다.
질문을 하되,
가급적 폐쇄적인 질문보다는
개방적인 질문을 하는 게 좋다.
‘이거 했어?’ ‘네’ 보다
‘어떻게 이걸 했어?’ ‘~요.’같은.
‘이 부분이 힘들어요.’
‘그래, 나도 몇 년 전에 그럴 때가 있었지...’
나는 A에게 공감하기 위해 하는 말이
A에게는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나와 A가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경험을 하기는 어렵다.
내가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A를
‘내 이야기에 감탄하는 청중’
으로 이용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