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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Feb 17. 2018

‘왜’ 군인이 되려 하는가?

자신이 주도해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

‘멘토님, 중학생 친구 한 명이 군인이 되고 싶어해요.

 한 번 만나주실 수 있나요?’

우연히 알게 되어 인연을 맺고 있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다.


삼척에서 원주까지 나를 만나러 온 친구들.
고등학생인 준호와 중학생인 지혜.
내 옆에는 작년에 알게 된 현진이.


 ‘왜 군인을 하고 싶어요?’
라고 묻자 ‘멋있어서.’라고 대답하는 지혜.

‘군인을 어떻게 알게 됐어요?’
라고 묻자 ‘아버지가 알려주셔서요.’라고 겸연쩍게 웃으며 말한다.

군인이 멋있다는 건 대한민국 국민이 멋있다는 거랑

비슷한 개념이라고 얘기해줬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도 비행기를 조종하는 사람이

있고, 배를 타는 사람이 있고,

자동차를 모는 사람이 있듯이, 군인도 그렇다고.

너무 거시적으로 보는 것보다 관심이 있으면

조금 구체적으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새벽에 근무하고 잠도 못 자는 날도 있는데 괜찮아요?

라고 하니 웃으며 그건 싫다고...:-)


부모님의 추천으로 군인을 알게 됐고, 제복과 각 잡힌 모습이 멋있어서 군인을 하고 싶다는 태양의 후예 세대였다.


답을 내려주고 싶지는 않다.

나도 답을 모르고.


다만 고민과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1.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뭔지

2. 뭘 하고 싶은지

3. 왜 하고 싶은지


부산에서 했던 ‘생각의 전구를 켜라, 딸깍쇼’에서

강연을 했을 때 군인인 자녀를 둔 어머니께서

내게 이런 질문을 하신 적이 있다.



‘아들이 장기복무를 했으면 좋겠는데,

계속 제대하려고 해서 고민입니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네요.

권중사님처럼 계속 근무할 수 있게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나는 그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씀드렸다.


‘만약 아들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어머니의 의지로

미래를 결정한다면 후회를 해도

어머니를 원망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미래를 결정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책임이 됩니다.


제 부모님도 마찬가지에요.


부모님은 자식이 많은 돈을 벌어도,

사회적으로 유명해진다 해도,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따뜻하게 입고 다니는지

같은 원초적인 걱정을 하십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모님의 몫이죠.


자식의 몫은 따로 있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자신이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것.


아들도 많은 생각을 하고 결정했을테니,

아들을 믿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직업으로서의 군인의 장점에 대해

말씀드릴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좀 더 생각하고 알아보며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길 바랐기에.




‘배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을 산에 불러모아

일감을 주고 일을 시키는 대신,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지혜는 오늘 만남으로 인해 꿈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원하는 만남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유시진대위같이 생긴 군인이 나와서

친절하게 얘기해줬으면 좋으련만,


무섭게 생긴 사람이 도리어 질문을 하니

당황스러웠을수도 있다.


하지만,

나 자신을 아는 것은 인생의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다.


꿈은 변하라고 있는건데 뭐,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꿈을 지속적으로 그려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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