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못한 그날, 남겨진 슬픔의 흔적들
엄마가 돌아가셨다.
난 10살,고작 초등학교 3학년이였다.
계절은 기억이 안나지만 여름이였던것 같다.
엄마가 응급실에 실려가던 날이 생각난다.
낮이였고 119응급차가 도착했다.
엄마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긴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에서의 기억은 밤이였고 다들 울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 눈물이 안났다. 이상했다. 난 눈물이 안났다.
다들 울고 있으니 나도 울어야만 할 것 같아서,
눈물을 한방울 쥐어짜서 똑 하고 흘렸다.
그때의 내 감정은 슬픔이 아니였다.
'이게 뭐지?'
'엄마가 돌아가셨다는게 뭐지?'
'사람들은 왜 울지? 나는 왜 안울지?'
앞으로 나의 인생이 얼마나 어렵고 험난해 질지,
예상하지 못한 그리고 엄마를 잃는다는것이 뭔지도 모르는 철부지였다.
정말 이상하게도 엄마를 잃었다는 상실감을 느끼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난 조금 이상하게 느껴진다.
너무 어려서 그런것일수도 있겠지만 .
눈물을 한방울 쥐어짜낸 난
진아 어머니가 데려다 주는 차안에서 의문이였다.
'난 왜 눈물이 나지 않지?'
그때 기분이 말하셨다.
"00이는 아직 어려서 죽음이 뭔지 모를거야.."
그말이 내 자신에게 던진 의문에 대한 위로가 되었다.
그날을 또렷하게 기억하지 못하는건
아마 내가 기억을 지워 버린건 아닐까 싶다.
슬픔을 느끼진 못했다고 생각 되었지만
그 이후로 난 신체적 이상을 겪었다.
몽유병, 혼자서 멍때리기, 슬퍼도 눈물이 안나는 증상,
틱장애, 소변을 참지 못하는 불안 증상들.
그때는 그게 뭔지도 몰랐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게 바로 내가 엄마를 잃고 겪은 '슬픔'이였던 것 같다.
장례식장에서 울지 못했던 나는
온몸으로 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