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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Name Is Friday May 19. 2023

제 3의 공간

스타벅스는 이제 누구랑 경쟁할 것인가?

'너가 좋아하고 애정하는 브랜드가 있어?'

이 글은 2022년 11월 내가 존경하는 한 선배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이 브랜드를 위한 방향성을 재미삼아 적어보기 시작했다.



스타벅스가 가장 많은 도시 TOP 10. 서울이 1등을 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서울 토박이로서 크게 놀랄만한 소식은 아니었다.

그런데 할머니와 함께 스타벅스에 간 날.

한 가지 놀란 사실이 있었다. 

늘 스타벅스를 친구들과 가서 몰랐던 사실.. 

여전히 스타벅스 2층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열려있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단순한 접근성 개념'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더 큰 이야기에 대한 생각들로 이어지게 되었다. 


 “삶의 첫 번째 공간인 집과 가정, 삶의 두 번째 공간인 일터에 이어 목적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삶의 세 번째 공간, 즉 비공식적인 공공생활이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공간이 제3의 공간이 된다"
                                                               
                                                             - 미국 도시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 Ray Oldenburg


어느순간 부터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 음용을 위한 공간이 아닌 머무르는 공간이 되었다.

수다를 떠는 모임의 장소가 되고, 카공족들이 늘어나고, 코로나의 영향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또, 공간 그 이상으로 스타벅스는 일상에 녹아들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생일선물 기프티콘은 대부분이 스타벅스 커피세트로 채워졌고

지인들은 스타벅스 다이어리, 텀블러를 쓰기 시작했다. 


레이 올든버그의 말처럼

일과 같은 이유, 목적 없이도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고, 공공생활을 만들어내는 제 3의 공간

스타벅스는 그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게 넥스트 스텝을 가져가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비공식적인 공공생활', 커피 그 이상의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연결시켜주는 그런 공간으로 말이다. 담론은 움직인다. 지금껏 사람들을 모았다면 이젠 여기서 담론이 만들어진다.

스타벅스는 하나의 담론 형성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예를들어, 서두에 이야기 했던 '할머니의 스타벅스 접근성'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보겠다.

인구 구조 변화와 저출생,노령화는 분명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시대적 흐름이다.  

그렇다면 공간들은 좀 더 유니버셜 디자인을 추구해야 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혹은 ‘보편적 디자인’으로 불리며, 연령, 성별, 국적, 장애의 유무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것이다. 이는 장애를 가진 이용자를 위해 문제해결을 도모하는 배리어 프리 디자인(Barrier free design)과 구별될 수 있다. 그러나 유니버설 디자인은 배리어 프리 디자인의 개념을 포함하며, 보다 더 많은 이용자 계층을 고려하는 것으로 더 넓은 범위를 가진 이용자 중심의 디자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 <유니버셜디자인>, 국립장애인도서관


스타벅스에서 단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 그 이상의 논의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그저 헤드들이 유니버셜디자인을 도입하자고 결정하는 것 뿐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고, 사회적 아젠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간으로서 작용하며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지에 대해서 토론하는 공론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과연 이게 정치적인가? 지나친 도덕주의인가?  Nope. 

어떤 카페 브랜드도 소유할 수 없는 진짜 쿨한 리더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한발짝 더 나가보겠다. 이런 광고를 본 적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TEg6q1a3DE

Starbucks | Every name’s a story


스타벅스에는 닉네임을 써주는 문화가 있다.

스타벅스는 닉네임을 써주는 문화를 이러한 방식으로 스토리텔링한다. 

부여받은 룰이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로 살아간다는 것. 

이 영상은 보여지는 것 이외에도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필름이라고 생각한다.

이젠 이러한 이야기가 스타벅스에서 더 많이 나누어지기를 바란다.

그것이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일지, 인간과 관련된 이야기일지, 또 내 지역사회를 위한 이야기일지는 모른다.


커피는 참 매력적인 존재다.

사람들을 연결하고 이야기의 매개체가 된다.

그리고 커피를 둘러싼 카페 속 모든 기제와 장치들은 소비자의 경험을 통해 모두 이야기가 된다.

이 곳에서 클리셰는 전복되고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스타벅스는 3번째 공간이라는 물성적 개념을 넘어

진짜 '제 3'이라는 원형적인 것에 대한 고민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지나치게 도덕적일 필요도, 지나치게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단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포용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면서 노동에 대한 담론도, 공간에 대한 새로운 담론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면 좋겠다.


지금 현재 스타벅스가 말하는 Inclusion과 Diversity다. 

https://stories.starbucks.com/stories/inclusion-diversity/


이 아이코닉 한 브랜드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세이렌, lover 원형.. 사람들을 커피맛으로 유혹하겠다고 시작했던

그 멋진 포부의 스타벅스가 이제는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까.

반항아가 될 필요도, 영웅이 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더 큰 확장성을 가지기 위해 어떻게 diversity를 이야기할지 고민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그 전문성과 분위기를 인정 받은 1세대 스타벅스

그리고 그것들을 상품화시키고 대중화시킨, 사람들을 끌어모은 2세대 스타벅스

그리고 이제 곧 고민하게 될 스타벅스 3.0


스타벅스는 이제 집과 경쟁할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제 학원과 경쟁할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제 관습과 경쟁할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제 시대와 경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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