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굴딩굴공작소 기획 프로젝트 '국제적으로 한술 더 떠' 6탄
3월 11일에서 15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삿포로와 홋카이도 투어를 다녀왔다. 삿포로의 3월은 비수기다. 세계 4대 축제라 불릴 만큼 유명한 삿포로 눈꽃축제의 잔향이 남아 있을 뿐 설국을 감상하기에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눈의 강렬함 못지않게 삿포로를 비롯한 홋카이도의 또 다른 매력은 6월 즈음의 아름다운 꽃 풍경과 녹음이 짙은 자연이다. 그래서 3월은 비수기다. 게다가 눈이 녹기 시작해 길거리는 질퍽거리기까지 해서 다니기에도 불편하다. 그러나, 어찌하랴? 우리 여행의 지향점 중 하나가 '항공료가 가급적 저렴한 시기'와 '우리가 가기 편한 시기'이다 보니 눈을 찾아서라도 보겠다는 마음으로 3월을 선택했다.
결론적으로, 부산 사람 입장에서 삿포로의 3월도 춥다. 저녁에 많이 다니려면 방한복이 필요하다. 미끄럼 방지 방한화는 필수지만 아이젠과 스패츠는 선택이다. 5일 동안 아이젠과 스패츠는 한 번도 사용 안 했다. 물론 눈 많은 지역을 많이 다니려면 필요하겠지만 삿포로 시내에서는 음지의 미끄러움만 주의한다면 방한화 만으로도 충분하다.
날씨는 종잡을 수 없다. 떠나기 일주일 전부터 매일 다양한 일기예보를 봤지만 같은 내용이 거의 없다. 현지에서도 하루하루 날씨가 달라진다. 오전에는 완연한 봄날이었다가 오후에 진눈깨비가 내리며 추워지기도 했다. 그래도 보험처럼 준비해 가면 마음은 든든해진다.
'삿포로 - 오타루 - 비에이' 이번 여행의 핵심 여행지마다 풍경과 날씨가 달라 - 기본적으로 추웠다는 점은 같음 - 여행의 맛과 멋, 예기치 못한 에피소드들이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인원이 많아 함께 묵을 숙소를 에어비앤비로 잡았다. 숙소는 100% 만족할 만큼 마음에 들었지만, 위치가 메인 거리인 삿포로역과 오도리공원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아주 조금 아쉬웠지만, 버스와 지하철, 택시를 적절하게 잘 활용했다. 적은 인원이라면 삿포로역이나 오도리공원과 스스키노 쪽에 숙소를 잡는 게 교통은 편리할 수도 있다.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공항 리무진 버스를 이용했다. 1인 1,300엔인데, 4인 묶음과 왕복 구매는 할인받을 수 있다. 삿포로역 쪽으로 가려면 JR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시내에서는 Kitaca 카드 구매해 충전하면서 사용했다. 최초 구매 시 2,000엔인데 이중 500엔은 보증금이라서 돌아올 때 반납하면 수수료 제하고 돌려받을 수 있다. 500엔을 다 돌려받으려면 편의점에서 남은 금액 다 쓰면 된다. Suica나 Icoca 카드 등 타 지역 교통카드와 트레블 로그 카드도 사용가능하다. 단, 카드 사용이 안 되는 버스도 있으니 잘 알아봐야 한다.
일본의 버스는 우리나라 버스와 요금 내는 방법이 반대다. 뒷문으로 버스를 타면서 티켓을 뽑은 다음 내릴 때 앞문으로 가서 결제하고 내려야 한다. 구간마다 금액이 다르니 현금을 맞게 준비하면 된다. 구글지도에서 금액 확인 가능하다.
오사카에 글리코상이 있다면 삿포로에는 스스키노에 닛카상이 있다. 오타루 쪽 여행을 간다면 닛카상이 탄생한 곳, 닛카 위스키 요이치 증류소를 방문해도 좋다. 사전에 예약을 하면 무료 견학과 시음(위스키 3종 또는 음료 무제한(?) ㅎ)을 할 수 있다. 삿포로역에서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우리는 오전에 닛카 위스키 요이치 증류소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오타루에 갔다. 오타루 운하, 오르골당, 르타오 본점 등 볼거리가 넘쳐난다. 그렇기에 사람들도 넘쳐난다. 르타오 본점은 대기만 1시간 이상 걸려 구경만 하고 나왔다. 날이 좋으면 일몰이 무척 예쁘다고 했으나 아쉽게도 눈이 내리는 날씨라 일몰은 포기했다.
무조건 가야 한다는 비에이 투어 다녀왔다. 삿포로에서 2시간 30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간다. 3월이지만 한겨울 설경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사전에 비에이 버스투어 예약을 했다. 여행사가 매우 많다. 중요한 스폿은 같으나 여행사마다 시간과 코스, 금액이 조금씩 다르니 잘 선택할 필요가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흰 눈으로 뒤덮인 언덕에 딱 한그루의 나무가 매우 낭만적이다. '탁신관'은 자작나무 숲길이 매력적이다. '흰 수염폭포'는 색감이 참 좋다. 그리고 썰매 신나게 탈 수 있다. 물론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을 경우에~^^. 그 외에도 몇 군데 더 다녔다.
버스 투어의 아쉬운 점은 시간에 쫓기고 많은 곳을 가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유가 있다면 렌트를 해서 천천히 다녀보는 것도 괜찮다. 다만, 3월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1~2월은 폭설과 많은 사람들로 인해 어떨지 모르겠다.
삿포로역에서 스스키노역까지 이어지는 지하도와 지하상가, 그리고 지상에는 오도리 공원, 홋카이도청, 삿포로시 시계탑, 삿포로TV타워 등 볼거리 천지다. 게다가 카이센동, 라멘, 초밥, 수프 카레, 이자카야 등 맛집이 즐비하다. 줄 서기 정말 싫어하지만 1시간 이상 줄 서서 들어가서 먹기도 하고 거리를 다니며 먹은 주전부리까지 맛과 멋이 넘쳐났다.
떠나기 전에 계획했던 곳들 중 절반은 못 가봤을 정도로 5일은 짧은 일정이다. 다음에는 여름 삿포로를 느껴보고 싶다. 여행을 다시 도모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