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온도가 있다고 한다. 명확하게 무엇이라 설명하기 어렵지만 느낌이 쫘악! 오는 표현이다. 글자도 마찬가지다. ‘매력’이라는 글자는 참 매력적인 온도를 갖고 있다. 몇 도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력은 사람에게서도 느낄 수 있고 사물에게서도 느낄 수 있다. 물론 시간 속에서도 느낀다. 매력적인 사람, 매력적인 물건 또는 공간, 매력적인 시간 등 매력은 삼라만상 모든 것에 존재한다.
매력은 그 주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속성이라기보다 그 주체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다. 즉, 매력은 내가 그렇게 느끼는 순간 나타나는 것이지 애초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하늘과 바다를 서서히 붉게 물들이는 여명이나 서산을 서서히 넘어가는 해넘이가 주는 매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것이며, 생각만 해도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한다. 그래서 여명과 황혼은 애초부터 매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그렇게 인식하고 바라보기 때문인 것이지 인식 이전에 존재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매력이라는 글자는 더 매력적이다. 내 감정의 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통의 시선으로 느끼는 매력을 함께 느끼기도 하고 남들이 외면한 곳에서 나만의 매력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 사람의 숨은 매력, 저 물건과 공간의 숨은 매력, 저 시간의 숨은 매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저 사람, 저 물건과 공간, 저 시간을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혹은 매력적으로 느끼는 내 안의 매력을 찾는다면 세상천지가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원효대사의 ‘해골물’이 그러했듯이, 무학대사와 태조 이성계의 대화 ‘부처의 눈과 돼지의 눈’이 그랬듯이.
모든 것에서 매력을 찾아내는, 아니 매력으로 변환하는 심미안을 갖고 세상을 조금 더 매력적으로 살아가고 싶다.
좋은 친구
한성근
‘만나면 좋은 친구’(어느 M본부 방송국의 CM송 가사인데 내겐 너무 매력적인 단어였다.^^) 만나면 기분이 좋은 사람, 같이 있고 싶은 사람, 못 보면 그리운 사람, 기쁜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 좋은 친구다.
그는 대화를 통해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준다. 내 언어의 의미를 찾아준다. 내가 가진 재능을 말해준다.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기고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다.하고 싶어 진다. 나에게는 나의 매력에 대해 생각하고 개발하게 해주는 좋은 친구가 있다.
남이 보는 나, 내가 보는 나, 내가 보는 남, 본다는 것은 내가 가진 관점에 따라 다르다. 내가 가진 경험과 가치관, 철학, 인간관, 역사관, 정치적 성향, 경제적 관점, 사람에 대한 인식, 정의적, 신체적, 인지적 특성 등등 다양한 작용이 관여한다.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이다. 그래서 난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재능을 보기로 했다. 그 재능의 매력에 빠지면 내게도 그 매력이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나는 사람을 배운다.
사람과 관계하는 건 행복한 일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매력(난 재능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오늘은 매력이라고 하자!)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관심이 쏠린다. 친해지고 싶다. 마치 그 친구의 옆에 있으면 내가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기분 좋은 경험이다. 아마도 닮아가는 것 같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렇다.
누구를 만나는가는 내 매력이 만들어 내는 결과다. 고로 만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내가 매력이 없다는 것과 같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곧 나다! ‘내 안에 너 있다!’(파리의 연인이라는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다^^) 왜 그 대사가 나왔는지 이해가 된다. 상대의 매력에 빠졌다는 말이다. 어떤 매력에 빠지는 건 또 다른 변화에 적응한다는 것이다. 나는 또 성장한다.
좋은 친구는 서로의 매력을 알아봐 주는 친구다. 만나면 시너지가 난다. 갑자기 친구가 보고 싶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사람. 그대입니다
권창숙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매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옥떨메’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무슨 뜻인지는 아시죠? 아시면 당신은 저랑 같은 세대 사람. 갑자기 당신이 참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마지막 자가 다르네요. 다시 기억 속을 더듬어 봅니다. 뭐더라? 아! 볼매. ‘볼수록 매력적인 사람’. 또 다른 단어도 하나 떠오르네요. ‘세젤예’. 혹시 이 말 들으시는 분, 있으신가요? 있으시죠? 저는 ‘세젤’이 빠진 말로는 듣습니다. 기준점은 정하기 나름인지라 이걸 가지고 가타부타하기는 어려운 거죠. 저를 바라보는 상대의 마음속 기준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양심상 ‘세젤’까지 넣기는 어려운 모양입니다.
저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저를 ‘볼수록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저의 바램이 담긴 말인 거죠. 지금 당장에 보이는 매력보다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몰랐던 부분들이 더 드러나면서 오래 봐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거죠.
풀꽃이라는 시에서 나타나는 ‘예쁘다’,‘사랑스럽다’라는 말은 외적인 부분을 나타내는 말이 아닙니다. 은은하게 풍겨오는 그 사람의 이미지죠. 자세히 보았을 때 그 사람의 행동에서 느껴지는 ‘예쁨’, 오래 보았을 때 그 사람의 인품에서 느껴지는 ‘사랑스러움’.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람의 말과 행동, 표정, 태도 등에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세히 보고 오래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잠깐 보고 내 기준으로 판단해 버리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그 잠깐의 모습에는 시간적인 맥락이 있을 수 있고, 그 상황 속 인물 구도들도 있을 수 있고 많은 요인들이 작용을 하게 되니까요. 그 사람을 자세히, 오래 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본질을 볼 수 있다면 매력적인 사람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겠죠. 물론 매력적인 사람을 옆에 두려면 나부터도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홀린 듯이 끌어당기는 힘
최정연
오늘처럼 구름이 낮게 드리우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엔 커피 향에 홀린 듯이 끌린다. 싸늘한 공기가 어깨를 감싸면 그라인더에서 갈리는 원두의 향과 소리는 코와 귀를 파고들어 도저히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참으로 매력적이다.
최근 ‘매력적인 강의법’, ‘매력적인 프로그램 기획’ 등과 같은 주제로 강의나 워크숍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그래서 매력적이라는 건 도대체 무엇인지를 한참 고민하게 되었다. 사전에 찾아보니,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것을 뜻하는 ‘매(魅)’는 ‘홀리다’ 또는 ‘정신을 흐리게 하다’의 뜻을 가진 한자어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강의와 프로그램 기획에서 사람을 홀리게 하여 끌어당길 수 있단 말인가. 실상은 나도 그것이 미치도록 궁금한 사람 중 하나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 무언가가 도대체 무엇 일지를 이리저리 고민해 본다.
사람의 마음을 잡아끈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강의는 설득의 과정이고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는 것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타인에게 내가 의도한 무언가를 제안했을 때, 상대는 결코 사람 하나로만 판단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그 사람에 대한 신뢰나 그가 제시한 객관적 근거, 설득의 과정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일 때 설득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의 끌림이 그날의 온도, 바람이 머금은 습도, 은은히 퍼지는 커피 향과 음악, 가슴에 조용히 울리는 음성, 상대의 절박함과 만나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사실, 전자는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후자는 노력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다루어질 요인이다. ‘그냥 끌려’, ‘그냥 좋아’라는 요행을 바랄 수만은 없으니 그런 행운은 이 글에서 과감히 포기해야겠다.
그래서, 강의와 기획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진정한 매력은 강사의 뛰어난 언변과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것이 왜 반짝일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논리를 찾는 일이다. 세상을 살면서 어떤 주제에 대해 나름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고 참신한 관점을 형성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그걸 해내는 이들은 매력적이다. 끊임없이 던지는 ‘왜’라는 고민이 내가 가진 특성과 만나 자연스럽게 표현되면 설득의 힘을 가지게 된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상대는 몰입하게 되고 그 순간은 매력적인 시간과 사람으로 기억된다. 커피가 나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향기와 소리 때문이다. 홀린 듯이 빠져들지만 나는 그 이유를 분명히 안다. 아니, 커피는 나를 정확히 간파했다. 후각과 청각이 유달리 예민한 나에게 커피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존재일 수밖에 없다. 매력적인 강의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다면 상대와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논리를 찾는 노력으로 ‘홀린 듯이 끌어당기는 힘’을 발산해 보시길 권한다.
딩굴딩굴공작소(DDF; Dinggul Dinggul Factory)는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평생학습공동체 '삶과앎 모두의 평생학습'의 공유공간이자. 일상을 작당하는 실천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