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作心)3일] 16편. '품격'

매월 3일, 마음에 담아 마음을 담는 DDF 프로젝트 작심(作心)3일

by 삶과앎

내가 살아가는 품격

전하영


사전적 의미로 품성과 인격을 말하는 ‘품격’을 말 그대로 이어 쓰면 인격을 품고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할 수 있다. 사람에게 품격 있다는 표현을 할 때는 귀함을 담고 있으며, 존경할만하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품격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성공적인 삶을 산다고 해도 모두가 품격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성공적인 삶은 아니더라도 삶의 과정에 켜켜이 쌓여있는 진정성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까지도 품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을 보일 때 품격의 가치를 오롯이 드러낼 수 있다.


품격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내가 일하고 있는 평생교육 분야에 품격 있는 사람을 떠올려보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 중에 품격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는 않다. 어쩌면 품격이라는 말의 기준을 높게 잡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진정성 있게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 존재는 드물다 할 수 있다.


품격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있다. 20여 년 전 평생교육사로 입문한 초기에 만났던 나의 영원한 선생님. 차분한 목소리에 인자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따뜻함 속에 열정과 전문성을 품고 어려운 자리에서도 당당한 목소리로 우리 평생교육사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셨다. 그분을 만나 평생교육사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고 그분의 길을 따라가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평생교육 현장에 서 있다.


물론 같은 곳을 바라보고는 있었지만 같은 길이라 할 수 없는 각자의 길을 걸었다. 그런 사이 나도 이제 평생교육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선배의 위치에 있다. 그분만큼은 아니지만 영향력 있는 활동도 제법 해왔다. 높이 오르는 것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고 어떤 일의 중심에 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성격이다 보니 누군가의 본보기가 되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러나, 흔들리면서도 나의 길을 꾸준히 가고 있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품격을 논하는 존재는 아니지만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최소한 품격이라 할 수 있다.




나는 한성근이다

한성근


나는 한성근이다. 한 씨 성을 가진 나는 한결같다는 말을 좋아한다. 한결같다는 말의 ‘결’은 켜켜이 쌓인 삶의 모습이다. 결이 고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동안의 살아온 삶의 퇴적층을 찾아본다. 나의 삶의 결이 성품이 되고, 그 성품이 품위가 되고, 그 품위가 위엄이 되고, 그 위엄이 품격이 된다.


결이 쌓인 삶은 일관성(한결같음)이 중요하다. 배움, 가르침의 매력으로 시작된 나의 욕구는 관계와 공동체로 이어졌다. 그리고 주체적인 삶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방향성을 갖게 된다. 역할과 비전, 배움과 학습, 기획과 실천, 도전과 경험, 새로움과 이로움, 그리고 선한 영향력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참으로 기분 좋은 단어들이다.


이런 기분 좋은 단어의 쌓임이 결이 되었다. 치열하게,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더 치열하게 실천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나부터 해보자고 했다. 왜 그랬을까? 지금 돌아보면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해보고 싶었다가 맞다. 이런 게 성품 아닐까?


치열함, 위기, 긴장, 갈등, 좌절, 행복, 자신감 등은 모든 일에 반드시 따르는 단어들이었다. 이런 단어들이 품성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열등, 성찰, 도전의 반복이 품성을 단련시켰다. 그리고 그 도전의 성취가 품위가 되고 위엄이 된듯하다. 공간, 사람, 문화, 배움, 학습, 실천, 등 6개의 키워드는 지금의 나의 모든 노하우를 대표하는 단어가 되었다.


한성근이란 사람의 품격을 말할 때 난 위의 단어들을 언급하고 싶다. 결이 고운 사람, 기분 좋은 사람, 투명한 사람, 재미있는 사람, 다정다감한 사람,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심상을 들게 하는 내가 되고 싶다.




사람의 향기

권창숙


행복에 관한 강의를 할 때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모두들 생각보다 깊은 고민에 빠져서 놀랄 때가 있다. 어떤 분들은 간단히 “잘 살고 싶다.”라고 답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어렵네요.”라고 하시는 분도 있다.


나는 어떠할까?

비전을 찾는 강의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을 찾아갈 수 있는 힘 기르기를 도와주고 싶다”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끊임없이 내 삶의 기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기준을 찾으려 애쓴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다른 사람들이 힘을 기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그때 나는 어떻게 말해주어야 하는지, 어떤 태도를 보여주어야 하는지 나에게 묻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뱉는 말에 한번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말은 그 사람의 삶의 방식에서 나온다. 말은 그 사람의 마음에서 나온다. 그래서 말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엄청난 힘을 가진다. 그래서 말은 참 조심스럽다. 나의 말이 온전히 전해지기를 바라며 본질을 담고자 한다.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사람의 말의 표면이 다듬어지지 않아 아픈 경우들이 있다. 그러나 그 말에 담긴 마음을 읽어보려 한다. 본질을 보려 한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말의 상처는 꽤 오래 아물지 않고 남기 때문이다.


말과 행동, 말과 태도가 일치되면 좋을 텐데 그것이 참 어려운 듯한다.

그래서 말과 행동, 태도가 일치되는 사람이 품위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포용할 수 있길 바란다.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전달되었으면 한다. 나의 말은 스며드는 언어였음 한다. 나에게 사람의 향기가 있었으면 한다.




품에 어울리는 격

최정연


우리 집에는 고3이 산다. 무더운 여름방학을 어찌어찌 지내고 나면 진학을 위한 선택과 더불어 다양한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모두가 다 똑같은 진로를 선택하지 않으므로 정답을 찾기가 어렵고 그 끝을 모르니 최선을 다하기는 더 힘들다. 고3에게 있어서는 진로를 찾는 것은 진학을 위한 전제이니 시작이 오리무중이면 갈수록 길을 헤맬지도 모른다. 필사적으로 그녀에게 어울리는 그 무언가를 찾아야만 한다.


‘어울린다’라는 의미는 한 존재가 가진 특성에 맞는 꾸밈이 있을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어울리는 옷이 따로 있고 말투와 표정도 다르다. 목소리의 굵기와 톤에 따라 어울리는 노래도 다르다. 이런저런 다른 것들을 모아 보면 그 사람이 하는 일, 역할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간혹,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매력을 가진 이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와 어울린다고 인정하기는 힘들 때도 있다. 또,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그게 과연 나와 어울리는지도 문제이다. 이전에는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도 세월이 변하고 몸이 변해가면 어느 순간 거슬려 나의 격에 맞는 품위를 더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저해한다. 그래서 타이밍 절묘하게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들을 스스로 발견한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다.

다행(?)히, 우리 집 고3인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노래로 진학하겠다고 스스로 과감히 선언했다. 문과와 이과밖에 모르고 살아온 부모가 방해 공작을 펼치진 않을까 걱정되었는지 어느 날 음악을 선택한 이유와 목표, 학기별 수학 계획서까지 아이패드에 꼼꼼히 써서 프레젠테이션하는 통에 걱정되지만 못 이기는 척 동조했다. 더 솔직 하자면, 음악을 하겠다는 아이보다 부모인 내가 뭘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모른다는 게 오히려 더 큰 문제였다(예체능 부모는 처음인지라).


사람에게는 품격(品格)이 있듯이, 한글 단어에는 품사(品詞)가 존재한다. 단어의 공통된 의미에 따라 우리말은 9개의 품사로 구분 짓는데, 특히 명사와 대명사, 수사는 문장에서 어울리는 조사에 따라 주격이 되기도 하고 목적격이 되기도 한다. 한 사람의 품격(品格)도 그에 어울리는 사람에 따라 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떤 부모일까를 생각해 본다. 이왕이면, 누군가를 인생의 주인으로 만들어 주는 주격조사면 더 좋겠다. 대견한 아이의 품격에 어울리는 조사로 나도 그 품에 어울리는 격을 갖추고 살아야겠다.




딩굴딩굴공작소(DDF; Dinggul Dinggul Factory)는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평생학습공동체 '삶과앎 모두의 평생학습'의 공유공간이자. 일상을 작당하는 실천공동체입니다.

이전 06화[작심(作心)3일] 15편.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