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저, 우리 문화가 쓰였다는 사실에만 기뻐하고 있어요
저번 주말에 케이팝 데몬헌터스를 봤어요.
와, 진짜 재밌어요. 다른 사람들도 그랬나 봐요.
넷플릭스에서 1위를 했고, 빌보드에도 오르고, 전 세계가 열광한대요.
한국 사람들은 다들 뿌듯해하죠.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요.
근데 가만 보면 이상해요.
이건 한국에서 만든 게 아니잖아요.
돈을 투자한 것도, 배급한 것도, 판권을 가진 것도 다 외국이에요.
우리는 그저, 우리 문화가 쓰였다는 사실에만 기뻐하고 있어요.
자랑스러울 수 있죠.
우리 문화가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증거니까요.
하지만 조금은 씁쓸해요.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을 하지 못했고,
결국 기회와 수익은 남이 가져갔으니까요.
만약 일본이 김치를 상품화한다고 생각해 봐요.
"한국 음식이지만, 우리가 팔겠습니다."라면서요.
세계 시장에서 대박을 냈다고 쳐봐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말이 나올 거예요.
"우리 음식으로 왜 일본이 돈을 벌어?"
지금 상황이 그런 것 같아요.
그럼에도 김치가 맛있게 소비된다며 박수만 치고 있는 거예요.
케데헌은 뿌듯한데, 김치는 화가 날 거예요.
형태가 없는 콘텐츠라 그런가 봐요.
그냥 “대단하다”는 말만 하고, 아무도 “왜 우리가 못 했을까”는 묻지 않아요.
나는 그게 아쉬워요.
자부심은 좋은데, 거기서 끝나면 안 돼요.
왜 우리가 스스로 못 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그걸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케이팝 데몬헌터스는 한국 문화의 힘을 보여줬어요.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뭔지도 보여줬어요.
우리는 지금 박수만 치고 있어요.
영광은 남고, 실속은 흘러가고 있어요.
나는 이제 박수를 치는 대신 질문을 하고 싶어요.
"우리가 직접 만들 수 있을까요?"
MY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