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을 기억했으면 한다.
결국 이어진 나선 원을 몇 바퀴 돌릴 수 있는지의 문제일 것이다. 당신은 그걸 수도 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 어느 지점에서 난 멈춰 설 수도 있겠지.
내가 난파되었던 시절, 당신을 기어코 날 선택했고 우리의 미래를 알기에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던 끝에 결국 그 순간의 현재를 택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비가 그치길 그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빗속에서 미친 춤을 추며 나아갈 수 있었을까. 순간의 선택이 더 크게 나아갈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어주었다. 당신이라는 존재를 시작점으로 반지름의 끈을 조금 더, 또 조금 더 길게 늘일 수 있었다.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한 번쯤은 점을 긋고 돌아올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고도 희미하게 웃으며 뒤돌아볼 수 있는 날에. 그럼에도 난 당신이 어딘가에서 행복했으면 한다. 꼭 원하던 곳에 도달해 결국은 자유로운 바람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2023.04.18)
그리고 2년 후
멈춘건 당신이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제는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아도,
나의 걸음으로 햇살을 만들 수 있으니까.
(202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