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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ba Sep 29. 2016

만우절, 거짓말처럼 떠난 세계일주

작심하고 떠난 무작정 여행

2016년 4월 1일 만우절


 이른 아침부터 어머니는 먼 길 떠나는 아들내미를 위해 자식새끼가 좋아하는 김밥을 말고 계신다.

 아버지는 일어난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챙겨야할 물품들을 재차 확인할 것을 상기시킨다.

 누나는 어머니를 도와 부엌일을 한다.

 온 가족이 한 사람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하지만 다같은 마음으로 신경을 쏟는다.


 아들은 그런 가족들에 무심한듯 김밥을 먹고 샤워를 한 뒤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갈 준비를 한다.


인천공항행 버스시간은 11시40분.

10시가 되자 아버지는 일찍 준비해서 터미널에 가있는것이 낫다며 출발을 재촉하신다.


천덕꾸러기 아들내미 하나 때문에 온 가족이 동원되어 분주하게 터미널로 출발한다.


아버지는 괜시리 마음이 급해져서 평소완 달리 운전이 조급하시다.

그런 모습이 불안했던 아들은 근처 주유소에서 주유하는동안 운전석으로 자리를 슬쩍 옮긴다.


다행이 교통이 원활하여 예상보다 더 일찍 터미널에 도착했다.

아들은 자신때문에 온 가족들이 배웅나온것이 맘에 걸려 괜히 차 타는 곳 까지는 올필요 없다며 투덜거린다.


허나 가족 마음이 그러할쏘냐 최대한 기다려 결국 아들놈 버스 타는것까지 확인하고는 잘 다녀오라는 한마디를 하시고는 그제서야 아들에게 등을 내보이신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눈을 붙이고 일어난 뒤부터는 머릿속에서 갖가지 것들이 뒤죽박죽 앞으로 치고 나온다.

 

 가족들과 떨어진 아들은 막상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먼 길을 떠난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이 적은 돈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도중에 아프면 안되는데..'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가족들이다.

7년 남짓한 서울생활을 잠시 정리하고,

보름간 부산 본가에 내려와 있으면서 너무 편하게 지냈던것이 화근이라면 화근일테지.

있는동안 가족들과 티격태격 하였지만, 학창시절 이후로 가장 길었던 가족들과의 생활이었기에 그만큼 가족의 품이 따뜻했던 것이다.


수많은 생각과 고민,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동안 내 발은 어느새 공항 출국 게이트에 서있다.


우여곡절끝에 시작 된 도전,

가족들과 주변의 많은 분들의 응원이 좋은 기운이 되어 그를 보호해 줄 것이다.

언제,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부디 무탈하게 많이 비우고 많이 배우는 여행이 되길 바래본다.


여행 후 뒤늦게나마 불쑥 성장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서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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