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는언니 Sep 27. 2021

넷플릭스로 드라마 보기가 별거더냐?

코시국 종갓집의 추석 나기 소설(5)

영숙과 혜정이 집에 돌아오니 혼자 자신만의 운동 루틴을 마친 동일도 막 들어왔다한다. 아까 낮에 동일이 혜정에게 부탁한 인터넷으로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기억해낸다. 인터넷으로 신문을 읽으려면 회원가입과 로그인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동일은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다. 혜정에게는 너무 쉬운 회원가입과 인증 로그인 등의 절차를 동일은 혼자 잘 못해서 헤맸던 것 같다.


돌이켜보니 혜정도 인터넷 쓰는데 익숙할 뿐, 온라인으로 회원가입 등의 일을 처음 할 때의 번거로움과 시간 걸림을 기억해낸다. 최대한 동일에게 친절하게 온라인 가입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하나, 하나하나 다 손이 가는 것에 대한 귀찮음에 가끔씩 퉁명스러운 말투가 나온다. 동일은 제이 일보의 기사를 로그인하고 보니 기사를 다 읽을 수 있어 편하다고 신기해한다. 더블제이 일보도 회원가입을 해보자고 하는데 혜정은 씻는다며 우선 혼자 해보시라고 한다. 동일 혼자 회원가입을 시도해보나 잘 되질 않는다. 곧 혜정이 돌아와 다시 해보니 한 번에 잘도 한다. 동일은 딸년이 얄밉다가도 딸년이 없으면 못 살 것 같다.


혜정은 아이패드로 동일에게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을 틀어준다. 동일은 모처럼 신이 난다. 지루하던 일상에 오늘은 꽉 찬 하루가 삶의 활력이 된다. 남들이 말만 하는 넷플릭스를 보는 게 이런 거구나 싶다.


혜정은 이 시간이면 아이패드로 글을 쓰는데 동일에게 아이패드를 내주었으니 핸드폰에 키보드를 연결하여 글을 쓰려고 한다. 블루투스 키보드가 핸드폰과 페어링이 잘 안돼서 조금 짜증이 난다. 아이패드에 배터리 충천량이 낮아 충전을 해야 할 것 같다. 충전기를 가지로  방에 다녀와야 하는데 조금 귀찮다. 아뿔싸... 핸드폰과 키보드가 페어링이 안 되는 이유가 키보드가 아이패드에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란 걸 실랑이 끝에 알아낸다, 오징어 게임을 보는 동일에게서 아이패드를 잠시 가져와 키보드가 연결된 블루투스를 버튼을 차단시킨다. 동일이 본인의 아이패드를 사용하니 혜정은 이것저것 번거롭고 귀찮다. 그래도 동일이 신나게 넷플릭스를 보니 불편하더라도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대체제인 아이폰으로 글을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오징어 게임은 총 9편인데, 아직 3편밖에 보지 않았는데 새벽 한 시가 넘었다. 혜정이 본가에서 자가로 돌아가도 동일과 영숙이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게 핸드폰에 넷플릭스 앱을 깔아 본인의 아이디로 3명은 더 볼 수 있으니, 계정 공유할까 하다가 조금 귀찮다. 이 모든 게 알려드린다고 하시는 게 아니라, 앱 다운로드하기,  계정 공유에 대한 개념 설명, 로그인하기 등등 혜정이 동일과 영숙에게 하나씩 설명하며 보여드려 익숙하게 해야 할 일이다. 모두 내일로 미룬다.


사실은 약간 귀찮은 티를 내며 투덜대고 있는 혜정에게 영숙이 그렇게 친절하지 않게 알려주려면 해주지 말라고 듣기 싫어했기 때문에 오늘은 이 정도로 해둔다. 그래도 이 정도면 귀차니스트 혜정으로서는 최대한의 친절을 베푼 것이다. 회사에서 전자기기에 익숙한 남자사원들에게 혜정이 뭘 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귀찮아하던 표정이 떠올랐다. 씨부럴 놈... 그럴 때 마음 상했던 것이 기억났다. 혜정은 동일과 영숙에게 그런 표정, 말투 티 내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21세기 살아 숨 쉬는 공자님과의 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