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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언니 Dec 18. 2021

일하며 차별받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때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

'여자' 친구가 본인이 일하는 조직에서 조직 이동에 관한 내용을 문자로 통보받았다고 했다. 그간 함께 일했던 팀장의 전달도 아니고 HR 통한 문자 '통보'였다고 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HR 연락해 본인의 커리어 관리가 어렵고 '억울한 조치' 항의하니, 조직문화가 그러하고 또한 그런 거 알고 이동한 거 아니냐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물증은 없지만 심증으로 추측하건대, 선임 말년급의 여자에게 그러한 조치가 내려진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남자 선임에게 고가를 몰아주기 위해 그런다는 말도 나왔다. 여자들에게 낮은 고과를 주거나 타 부서로 이동시켜 '스스로 퇴사'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선임급 '희망퇴직' 이야기가 돈다는 소문 어느 기업은 6억을 퇴직금을 준다는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한동안  이야기로 단톡방은 뒤숭숭했다.


올해 인사이동에서 반가운 소식이 몇 개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온 '여자' 책임이 남자들  '팀장'으로 진급하도록 조직책임자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다가 이번에 신규 팀장이 되었다는 소식이다. 한편 80년대 초반의 여성이 이례적으로 해외 법인장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여성들이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당연한 권리를 드디어 회사가 인정해주는구나... 하며 변화된 분위기 자랑스러워했었다.


그런데 눈에 띄는 일부 여성들의 처우가 부각되는 이면에서는 보통의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불합리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매우 불편한 마음이 드는 날이기도 했다.


진급을 앞두고 마른걸레 쥐어짜듯 올 한 해를 버텼는데,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전자에 속하는 여성이 될까 아니면 후자에 속하는 여성이 될까? 쓸데없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때 책에서 읽을 구절을 떠올렸다. 강경화 외무부 장관이 2013년 12월 UN 사무차장보로 일하던 당시 <The Korea Society>와의 인터뷰 동영상이다. "여성으로서 직장에서 겪곤 하는 편견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내가 여자라 이런 취급을 받는 건가?' 그리고 '내가 한국인이라, 동양인이라 차별하는 건가?' 상황이 좋고 결과도 좋고 협력도 잘된 때면 그런 생각  한다. 그런데 상황이  좋거나 원하는  얻지 못할 , 갈등이 있거나 반대하는 사람이 있거나 실망할 , '내가 여자라, 한국인이라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도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아무  없는데 '진의가 뭘까?'라고 고민하지 않으려고. 기본적으로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 너무 지나치게 의심하지 말고 상대의 말을     곱씹으며 넘겨짚지 마라. 그건 건강하지 않은 업무 습관인데  덫에 빠지기가 정말 쉽다."
<출근길의 주문> 이다혜_P26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그 말을 듣고 나니 쓸데없이 군중심리에 휩쓸려 안 해도 되는 잡생각으로 나 스스로를 몰고 간 게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다. 불안할 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다른 사람의 상황을 앞뒤 모른 채 몰입해서 과대망상을 펼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최근 친한 동생과 일에 대한 대화를 하며 얻은 주옥같은 교훈이 떠오른다.

나는 일에 있어 다른 사람의 인정도 물론 필요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인정' 중요하다.
타인이 나에게 해주는 인정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
나만 피곤해진다.
남이 인생을 살아줄  없다.

나보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동생이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들으며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때로는  모든 일이 여자라서 겪는 수모이고 차별이라고 생각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빠져들수록 괴로워지는 것은 나다. 현상을 냉철하게 보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일에 몰두하고, 그것도 아니라면 시간이 해결하기를 기다리며 잠시 방치하여 감정을 추스르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나를 둘러싼 상황을 내가 컨트롤할 수는 없지만, 나를 컨트롤할  있는 것은 오직 나니까. 진의가 뭘까 고민하기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인 생각을 자르고, 나를 기쁘게  생산적인 일에 집중해보자. 그것이 바로 나를 귀하게 여기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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