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브라질 가족이 생겼다

브라질 유학시절을 떠올리는 첫 번째 이야기

by 아는언니


2006년 태어나서 처음으로 긴 시간을 비행했다. 인천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홍콩을 지나 남아프리카 공아국의 공항에서만 10시간 넘짓으로 기억되는 대기시간을 기다렸고, 그렇게 상파울루의 과룰류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으니, 상파울루에서 포르뚜 알레그리까지 국내선 비행기로 이동 그리고, 뽀르뚜 알레그리에서 다시 까시아스두 술이라는 처음 듣는 도시로 버스 이동을 했다.


그리고 그 대형 버스를 탄 우리들은 한 명씩 홈스테이 집에 내려졌다. 약 20명의 한국의 대학생들이 이곳 브라질로 교환학생을 오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의 출발은 함께였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먼저 브라질에서 함께 할 가족들을 만나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하나같이 큰 이민가방을 들고 케리어를 이고 지고 이동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우리가 지낼 마을에 도착한 시각은 해가 다 진 늦은 밤이었고, 한국에서 온 친구를 처음으로 맞이한 브라질 가족들은 양쪽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세상에 난생처음 보는 한국에서 온 20대 초반 청년에게도 볼뽀뽀를 해주다니... 그땐 그게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그건 바로 브라질의 인사법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친구들을 보내면서 처음 만난 브라질 밤, 그리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버스에서 내렸고, 인솔해주시는 분을 따라 내가 살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도착한 곳은 영화에서나 볼법한 작지만 예쁜 정원이 있는 주택이었다. 아파트에서만 살아본 내게 이렇게 이쁜 일층 단독주택에 살게 되다니 집에 들어가는 순간 꽤 마음에 들었다. 머리가 금발인지 하얗게 세었는지 알 수 없지만, 새벽녘에 도착한 나를 잠에서 깨어 반갑게 맞아주던 주인아주머니는 나를 방으로 안내해주었다. 긴 복도를 지나는 길에 방이 두 개가 더 있었고 거실은 큼지막해서 고풍스러운 가구들로 채워져 있었다. 복도 끝이 내 방이었는데, 한국에서 여동생과 한방을 쓰며 이불을 깔고 잤던 내게 새집의 새방은 화장대가 있고, 전신 거울이 있고, 커다란 침대가 있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너무나 맘에 드는 집과 방이었다. 이곳에서 내가 브라질 학교 생활을 한다고? 설렘이 가득해서 36시간이란 시간을 걸려 온 긴 여행의 피로감은 잊는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볼뽀뽀를 해주던 브라질 가족들과 같이 나에게도 브라질 가족이 생겼다.


*거의 15년쯤 전인 대학생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쓴 글이라 사실과 기억이 약간 왜곡될 수 있음을 감안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