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7년 전용 헤어디자이너 동생을 소개합니다.

by 아는언니

저는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랜 기간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한 헤어디자이너에게 머리를 한지 벌써 7년이 되어갑니다.


이 헤어디자이너는 사실 저와 동네 체육관에서 운동을 함께하던 동생입니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창 안달이던 시절 집 앞 크로스핏을 등록했었던 게 2014년이었습니다. 당시 몇 시건 상관없이 회원관리를 해주시던 코치님 덕분에 회사가 끝나면 운동복을 갈아입고 몇 시든 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운동을 할 때만큼은 모든 복잡한 것들을 잊고 신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습니다. 크로스핏으로 등록했지만 다이어트 위해 등록한 여성회원들을 위해 유산소 운동인 복싱도 알려주셨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크로스핏을 함께하는 회원들과 친해져서 운동도 운동이지만 스트레스를 풀고 놀러 가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매일 늦게까지 남아 함께 운동하던 여동생은 집 앞의 유명 대형 미용실의 연습생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녀가 헤어 펌을 연습하기 위해 제가 모델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손은 미용실의 화약약품으로 늘 엉망이었고, 저는 어린 여자 손이 이래서 어쩌냐며 걱정하면서 그녀와 수다를 떨곤 했습니다.


그녀는 정식 헤어디자이너가 되었고 저는 여전히 비싸긴 했지만 대형 미용실이 다 그러려니 하면서 그녀를 찾아갔습니다. 대기업 미용실의 빵빵한 서비스를 무한 제공해주었고 특별회원 관리라는 립서비스를 하며 헤어트리트먼트를 듬뿍 발라주곤 했으니까요.


약 이년 전부터 그녀는 개인 미용실을 내어 지금의 제 집에서 약 삽십분 떨어진 곳에서 여사장님으로서 전문가 포스를 뿜으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새 저는 독립을 해서 집이 강서 쪽이고 그녀의 미용실을 찾으려면 넉넉잡아 한 시간 족히 넘지만, 아직도 저는 다른 헤어디자이너를 찾아갈 수 없습니다. 헤어스타일을 한번 망치면 오래가기 때문에 제 얇고 부스스한 머리를 제일 잘 아는 그녀에게 꼭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녀와의 추억이 차곡히 싸여 7년 차 인연이 되었고 오늘 미용실에서 저는 제 머리카락의 치부를 또 하나 고백했습니다. 그간 부스스하고 곱실거리는 머리라 파마와 염색을 한 번에 절대 해주지 않았던 그녀였는데 시간이 흐름만큼 새치를 감춰야 하는 미션이 하나 더해진 것입니다.


한번 맺은 인연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저만의 철학도 있지만, 실력 있는 헤어디자이너이기에 이렇게 지리적으로 멀어져도 함께하는 진리가 통하는 것이겠죠? 한 시간도 마다하지 않고 7년 충성 고객을 지키는 그녀의 실력. 저 또한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한 번이라도 된 적이 있는지 돌이켜보게 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월요일 퇴근 후 읽기를 추천하는 <부지런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