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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myoo Jul 03. 2023

10. 아이들에겐 각자 강점지능이 있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저는 천자문을 외우게 했습니다. 그런데 천자문을 외우게 하면 아이마다의 차이를 뚜렷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력에 관해서는 확실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그냥 아무 조건 없이 잘 외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특별한 조건이 필요한 아이가 있고, 어떻게 해도 못 외우는 아이가 있습 니다. 보통 아무 조건 없이 잘 외우는 아이가 학습 관련 기억력이 좋다는 정도는 쉽게 짐작되시죠? 흔히 이런 아이가 똑똑하다고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그냥은 잘 못 외우지만 노래를 이용하면 금방 외우는 아이가 있습니다. 음악적 감각이 있는 아이들은 천자문 송을 몇 번 들려 주면 쉽게 위우게 됩니다. 또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외우는 아이가 있는데, 이런 아이는 한자 카드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죽어라 노력해도 잘 못 외우는 아이가 있습니다. 진자문송 도 들려주고, 한자 카드도 이용해보지만 외웠다가도 금세 잊어버리는 아이가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이런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서 천자문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또 엄청 잘 외우게 됩니다. 그리고 천자문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에 잘 잊어버리지도 않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이런 아이들은 사고의 깊이가 조금 다릅니다. 조건 없이 천자문을 외웠던 아이가 절대로 할 수 없는 놀라운 질문을 하곤 한답니다. 하늘 천, 검을 현 두 글자의 의미, 즉 '검은 하늘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과학적 사고로 확대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언어 감각이 좋고, 학습과 관련된 기억력이 좋은 아이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보통은 똑똑한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이렇게 구분되곤 하지요. 하지만 이미 언급했듯 사고력이 중요해지는 시점이 되면 후자의 경우가 두각을 보이기도 합니다. 흔히 늦머리가 트인다고 하는 아이들이 이런 경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들마다 발달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또 언어지능은 언어적 기억력과 연결된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그럼 여기에 조기교육이나 선행학습의 폐단이 있다는 사실 느껴지셨나요? 언어적 기억력이 좋은 아이에게는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춘 적절한 언어적 자극으로 언어 기본기를 쌓아주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우리의 교육은 어떤가요? 

  

* 언어 지능이 높으면 언어 암기력이 좋습니다. 천자문이 그냥 쉽게 잘 기억되는 것이죠.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하는 인지학습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 언어 기억력이 좋은 아이들에게 유리하고, 이런 아이들이 두각을 보입니다. 반대로 언어지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기의 학습 대부분이 언어지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언어지능이 낮은 아이들은 실패 경험이 학습되면서 안타까운 상황에 이름니다. 학교에서 주목한지 못하고, 학원 레벨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스스로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며 성장하게 되지요.


 지능은 사람이 중요한 개념을 배우는 데 활용되어야지 사람들을 분류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새로운 패배자들을 만들어내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표준화된 지능검사는 비범한 재능을 발견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확실히 신동들을 찾아내는 데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검사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한번 생각해보자. 그들의 강점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강점을 측정한다 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하워드 가드너, <다중지능> 


이런 의미에서 꼭 알았으면 하는 것이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입니다. 최근 한국의 많은 아동심리연구소에서도 다중지능을 측정하고 있어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겁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또한 일종의 지능검사처럼 되어 버린 것 같아 우려됩니다. 지능수치에 연연하기보다는 아동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개발하여 아이만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접근하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다중지능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IQ 테스트로 아이들의 지능을 판단하는 것이 위험하며, 좀 더 세밀한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점입니다. 다중지능을 이해하면 지능을 그저 '높고 낮다'로 구분하는 2분법적 사고가 매우 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다양한 잠재 능력을 개발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성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워드 가드너는 모든 아동이 천재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 데, 각각의 강점을 잘 개발시켜주면 누구나 천재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다양한 지능에 관심을 두고, 이런 지능 이 제대로 발달되어 세상에 기여하게 된다면 어떨지 상상해볼까요? 훨씬 풍족해진 세상이 그려지지 않나요?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의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외받았던 지능, 학교 성적과는 무관한 지능에 관심을 주고 그런 지능이 제대로 개발될 방법을 모색하여 교육 제도를 바꿔갔다는 것,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만들어갈 다채로운 미래를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입니다.


https://youtu.be/_qL7ma3ALQU



윤 경 미

(현) 성북동 좋은선생님 원장 

(현) 좋은 연구실 대표

(전) 대치동 KYLA Smart Education 원장

(전) 성북동 성당 주일학교 교사

 

저서 및 저작 활동  

<뮤지컬 앤 더 시티> 저자

<일기는 사소한 숙제가 아니다> 저자

<초등 1, 2학년 처음공부> 저자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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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https://blog.naver.com/mm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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