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일기 마무리 어떻게 하나요?
10화 마무리 글은 3문장 쓰기로
혹시 아이가 일기를 다 쓰고 나면 어떻게 하나요?
일기 한 장을 다 채우고 나면 순식간에 노트를 덮어버리지 않나요?
빨리 놀고 싶은 마음에 속도감 있게 끝내 버리고 얼른 일기장을 덮어버리지요. 하루의 느낌이나 감상을 상투적인 문장으로 마무리 짓거나, 서투른 반성으로 지리멸렬하게 글을 끝내곤 합니다.
보통 이렇습니다. '오늘도 즐거웠다.', '다음에는 더 잘할 것이다.' 이런 한두 문장의 상투어로 돌려막기하며 편하게 끝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숙제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후다닥 글을 정리하는 것이 보통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마무리 글은 좀 과장해서 인생의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 것처럼 신중을 가해야 써야 합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이 있듯 매끄럽게 마무리 된 글은 명쾌하고 산뜻한 인상을 남깁니다. 반면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결론이 흐지부지하면 지리멸렬하다는 인상으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일기 마지막에 어떻게 여운을 남길지, 또 글을 어떻게 아름답게 마무리 지을지 고민하고 연습한 아이는 다른 일도 인상적으로 마무리하는 감각을 키울 수 있습니다. 물론 타인에게 인상적인 사람으로 기억되는 방식도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이런 고민을 하고, 마무리글을 쓸 수 있을까요?
제가 제안하는 방법은 주제를 상기하여 전체 글을 읽어본 후 3문장 이상 쓰기입니다.
아이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막연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잘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해주어야 합니다.
날씨는 13자 이상 써야 한다거나, 마무리 글은 전체 글을 소리 내서 읽고 3문장 이상 쓸 것 이렇게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주면 편견없이 잘 따라옵니다.
요령은 이렇습닏다. 아이가 본론까지 일기를 쓰고 나면, 글쓰기를 잠시 멈추고 처음부터 읽어 보게 합니다. 처음 담고자 했던 주제의식을 다시 상기시켜 글을 마무리시키기 위해서입니다. 1학년, 처음 일기를 쓸 때 마지막에 전체 글을 소리 내서 읽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도록 습관을 들여 주면 대충 글을 마무리하려는 태도는 개선됩니다.
전체 글을 소리 내어 읽어 보면 아이들도 객관적으로 글을 보게 됩니다. 아이들도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쓴 글을 돌아보면서 귀찮은 마음이 조금 사그라들고 잘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
두 번째로 3문장 이상으로 글을 마무리 짓는 것인데 이는 결론을 쓰기 위해 생각을 거듭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억지스러운 문장들로 글을 마무리하지만, 차츰 생각하는 훈련과 함께 좋은 습관이 생길 것입니다. 여러 번 신중하게 생각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생각의 깊이가 생겨 짧은 글로 대충 마무리하는 습관이 고쳐집니다.
날짜 : 2011년 10월 5일
날씨 : 은행잎이 노래질 정도로 가을이 옮
제목 : 급식 시간에 생긴 일
오늘은 급식 시간에 이상한 일이 2가지나 있었다. 하나는 신기하고 하나는 불행한 일이었다. 보통에는 급식실에서 클래식 노래가 나왔는데, 오늘은 클래식이 아닌, 인기가요가 흘러 나왔다. 참 신기하고 애들도 다들 마찬가지로 신기해하였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 오늘의 이상한 일이다. 두 번째는 영어 선생님이 우리 A 그룹한테 줄을 못 서서 벌을 준 일이다. 우리는 벌로 급식 시간 끝나고 놀지 못하고 그냥 교실 책상에서 엎드려 있어야 했다.
정말 불행했다. 이제부터 줄을 잘 써야겠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인기가요 때문에 우리가 줄을 못 썼던 것 같다. 그래도 급식시간에 인기가요를 더 틀어줬으면 좋겠다. 다음번에는 꼭 줄을 잘 쓸 테니 말이다.
점심 급식 시간에 인기 가요가 나온 일과 줄을 잘 못 서서 벌을 서게 된 사건을 담은 일기입니다. 마무리문단에서 보통은 '이제부터 줄을 잘 서야겠다.' 정도로 마무리하지 않나요?
그런데 3문장 이상 쓰기를 연습한 덕분에 급식 시간에 인기 가요가 나온 일과 줄을 잘 못 서서 벌을 받은 일, 두 가지 사건의 관련성을 통찰해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인과관계 없이 우연히 일어난 일처럼 보이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보니 인기 가요를 듣느라 정신이 팔려 줄을 잘 서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죠.
윤 경 미
(현) 성북동 좋은선생님 원장
(현)좋은 연구실 대표
(전) 대치동 KYLA Smart Education 원장
(전) 성북동 성당 주일학교 교사
저서 및 저작 활동
<뮤지컬 앤 더 시티> 저자
<일기는사소한숙제가아니다> 저자
<초등1,2학년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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