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일기 본문 쓰기

by mmyoo

본문 쓰기는 4학년 이상 고학년에게 알려주는 내용이라는 점을 먼저 밝혀둡니다.


논리적 사고가 힘든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는 좀 더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도록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주셨음 해요.


그럼 본문 쓰기 요령을 알아볼까요?


본문 쓰기는 미리 정해 놓은 주제문에 맞게 내용을 발전시키고,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전개해 나가면 됩니다.


한 문장으로 된 큰 주제문을 정하고, 그 주제문에 맞는 소주제문으로 몇 개의 문단이 전개되고, 생각과 느낌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것입니다.


이때 각각의 문장과 문단이 유기적으로 서로 잘 연결되어야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유기체라고 한다면 본문은 몸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통은 뇌의 지시를 실행할 수 있는 모든 장기가 분포하는 인체의 중심입니다.


피를 공급하는 심장, 음식물을 소화하여 에너지를 만드는 소화기관, 산소를 에어지 대사에 이용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호흡기관 등 다양한 조직이 있습니다.


각각의 역할이 있지만, 동시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기적으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글의 몸통인 본문 또한 유기적인 조직화가 중요합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생각을 전개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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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무엇을 쓸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글감 정할 때, 먼저 주제문을 정리합니다.


이때 이런 저런 질문을 던져서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주제문이 정해지면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내용을 몇 개의 문단을 나눠주고 각각 뒷받침하는 소주제문으로 글을 이어가게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아이와 얘기를 나누며 '엄마표 감자튀김'을 글감으로 정했다면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며 각 문단의 소주제문을 정리해줍니다.


아이가 "엄마의 요리실력이 어떻다", "사랑이 느껴진다", "건강한 엄마요리", "감자튀김의 맛과 모양" 등등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놓겠지요?


그러면 그 이야기를 신중히 들어준 다음


1. 엄마의 요리실력


2. 사랑이 느껴지는 건강한 엄마요리


3. 감자튀김의 모양과 맛


등으로 소주제문을 정리하고, 각 문단으로 나누어서 쓰도록 이끌어주는 것입니다.


글감을 정할 때 엄마가 질문을 통해 쓸거리를 찾아 주었듯, 본문을 쓸 때도 함께 찾아주어야 하는 것이 소주제문이지요.


명확한 소주제문이 있으면, 쓸거리가 명확해져서 문단을 완성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소주제문이 확실하게 정해지면 아이는 그에 맞게 내용을 전개시킬 수 있게 됩니다.


예상하신 분이 계시겠지만, 이것이 바로 개요를 짜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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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에 올라가는 남자아이가 강릉에 다녀온 기행문으로 쓴 일기를 예로 들면 더 잘 이해가 되실 것 같네요.


저는 강릉에서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았고, 아이는 중구난방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기행문의 경우 보통 시간 순서나 사건 중심 혹은 장소 중심으로 글을 엮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풀어 놓은 이야기들을 몇 개의 덩어리로 엮어 보았지요.


크게 먹거리와 사촌의 유치원 방문으로 얼개를 지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문단은 먹거리에 관해서 적어 보는 것으로 하고,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이 제일 맛있었는지, 서울에서 먹던 것과는 어떻게 달랐는지 등등 강릉의 먹거리에 관해서 질문 공세를 펼칩니다.


아이는 간장게장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서 먹는 간장게장’을 소주제문으로 정해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소주제문에 맞춰 아이가 했던 말들을 글로 옮겨 보라고 얘기해줍니다.


이때 얘기할 때는 마구 쏟아내지만, 글로 옮길 때는 금세 잊어버리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 보통의 아이들입니다.


그럴 때는 아이의 말을 기억해서 알려주거나, 메모지에 적어주면 됩니다.


두 번째 문단을 쓸 때 사촌의 유치원에서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니, '방방이를 타고, 축구를 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방방이라는 말이 좀 생소해서, "방방이가 뭐야?"라고 물었고, 이어서 "방방이 탈 때 기분은 어땠어?", "재미있었겠다. 하늘 나는 기분이었겠네" 라고 호응을 해주었지요.


이렇게 질문을 통해 쓸거리를 찾아 주고, 이것을 자연스럽게 글로 옮기도록 해주면 됩니다.


그러면 아이는 알아서 척척 글을 전개합니다.


날짜 : 2014년 1월 11일 토요일

날씨 : 햇볕에 눈이 부셨지만 차가운 바람이 불어 쌀쌀함

제목 : 강릉 여행기 1일차


이번 가족과의 여행은 재미있었다. 왜냐하면 이번 여행에서 많은 것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강릉에 오자마자 간장게장을 먹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간장게장을 먹으니까 바다를 다 가진 것 같았다. 후식으로 커피집에 갔고, 나는 아이스티를 마셨다. 강릉은 커피가 유명하니까 꼭 가보야 하는 곳 중 하나다.

우리는 심심해서 결국 사촌동생 유치원에 갔다. 그 유치원에는 방방이, 수영장, 사육시설 등이 있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모든 것을 갖춘 최고의 유치원이었다. 초등학생인 내가 봐도 다시 유치원생이 되고 싶을 정도였다. 동생, 나 사촌인 현서, 윤서랑 방방이를 탔다. 방방이는 그냥 큰 트램펄린이다. 유치원에서는 축구동도 있어 가족대항전도 했다. 내가 자신 있는 축구를 해서 힘이 났다.

오랜만에 사촌들을 만나 신나게 놀아서 좋았다. 서울에 있으면 답답하고 심심해서 휴대폰만 만지는데 강릉에 가니 휴대폰이 싹 잊혀질 정도였다. 서울에 다시 갈 생각을 하니 숙제들이 나를 반겨 주는 게 상상이 되어 강릉에 살고 싶어졌다.


학부모님들께서 글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다면 글의 구조를 염두에 두고 질문을 던질 수 있어 좋지만, 힘들다면 아이의 생각을 잘 엮어 낼 수 있도록 신중하게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 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기는 아이가 속 마음을 담은 글이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 좋은 글쓰기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질문을 던져서 생각을 끌어주는 것이지요.


저학년 때는 서투르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써 볼 수 있게 하고, 4학년부터 문단과 소주제문이란 것이 있는 사실을 인지시키며 문단을 나누어 써보도록 해주면 됩니다.


윤 경 미

(현) 성북동 좋은선생님 원장

(현)좋은 연구실 대표

(전) 대치동 KYLA Smart Education 원장

(전) 성북동 성당 주일학교 교사


저서 및 저작 활동

<뮤지컬 앤 더 시티> 저자

<일기는사소한숙제가아니다> 저자

<초등1,2학년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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