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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Dec 28. 2018

육아에 지친 당신 떠나라! 강릉 '일출' 무박여행

전쟁 같은 육아에 지친 엄마 아빠들에겐 휴식이 필요합니다. '혼자 여행이라도 짧게 다녀오지 그래?'란 주변 조언에 여행 계획을 세워보려다가도 막상 떠나려면 아이들이 눈에 밟혀 발길이 떨어지질 않죠.


그럼에도 스트레스가 쌓여 '너무 떠나고 싶다'란 생각이 든다면 무박여행은 어떠세요? 남편 또는 아내에게 잠시 아이를 맡기고 밤 기차를 이용해 떠나는 짧은 여행은 육아에 지친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거예요.


무박여행하면 떠오르는 강릉과 정동진. 제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새해맞이 일출 구경하기에도 딱이에요.            

어느 평일 밤 11시20분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다음날 새벽 4시42분에 정동진역에 도착하는 강릉행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했어요. 가는 내내 뭘 했냐고요? 아주 푹 잤습니다. 자다 보니 어느새 정동진역에 도착했더라고요.


강릉 정동진 무박여행의 묘미인 일출부터 봐야죠. 정동진역 인근에는 무박여행자들을 위한 24시간 카페가 몇 곳 있습니다. 저도 그중 한곳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해가 뜨길 기다렸죠. 일출 예정 시간은 오전 7시30분경. 카페에서 뒹굴뒹굴하다 보니 시간이 얼추 됐네요.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핫팩을 뜯어 주머니에 넣고 정동진 바닷가로 걸어갔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보러 왔네요. 다들 핫팩을 주물럭거리며 망부석처럼 거센 바닷바람을 등지고 서 있습니다. 커플지옥 속 저만 솔로네요.            

저 멀리 지평선에서 서서히 올라오는 해를 바라보니 참 예쁩니다. 이래서 다들 동해 바다 일출이 최고라고 하나 봅니다. 주위를 살펴보니 커다란 망원렌즈로 사진 찍는 분들이 많네요. 전 단렌즈 하나만 들고 갔는데 커다랗게 해를 찍을 수 있는 망원렌즈가 부럽습니다. 해가 뜨는 그 짧은 순간에 파도 소리와 함께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네요.            

저도 사진을 찍고 정동진역으로 향했습니다. 정동진 역사는 예전엔 입장료를 받지 않았는데요. 이번에 가보니 1000원을 받더라고요. 입장료를 내면 기념품으로 정동진 카드를 줍니다. 카드를 받고 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경복궁(광화문)의 정동진이라고 적힌 표지석과 모래시계 소나무가 반겨주네요. 몇 년 전에 왔을 때 모습과 똑같네요^^ 정동진역 근처 구경을 대충 마친 뒤 순두부백반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다시 기차에 올라 강릉역으로 향했습니다.            

강릉 여행의 중심인 강릉역은 평창동계올림픽의 분위기가 아직 남아있네요. 강릉역엔 주요 관광지로 가는 버스가 대부분 정차합니다. 하지만 버스가 자주 오진 않아요. 강릉 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와 포털의 버스 운행 정보를 참고하세요.            

강릉에 왔으니 강릉 커피 문화의 성지로 유명한 테라로사 커피공장에 들러야죠. 2시간에 한 대씩 오는 버스를 타고 1시간여 달려 도착한 테라로사 커피공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어요.            

왜 커피공장이지? 란 의문은 도착해서 풀렸어요. 공장이나 창고처럼 보이는 벽돌 건물이 여러 채 있고, 건물 안에서 커피 로스팅도 하고 빵도 직접 만들더라고요.            

테라로사 커피공장은 카페, 커피박물관, 레스토랑, 커피 세미나실 등으로 이뤄졌어요. 커피를 파는 카페 건물은 2층으로 돼 있는데요. 1층에는 빵과 커피를 주문하고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요. 2층에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일부는 노키즈존이예요.


전 직원의 추천에 따라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티라미수 케이크를 주문했는데요. 아메리카노는 진한 커피향은 괜찮았지만 제 입맛엔 뭔가 부족했어요. 테라로사의 명성은 이 정도만 느끼는 걸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강문해변로 향했습니다. 강릉하면 경포해변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강문해변을 더 좋아합니다. 작지만 아늑한 느낌이 들거든요.            

강문해변은 순두부요리로 유명한 초당순두부마을과 가까운데요. 해변으로 가는 길엔 식당과 카페가 줄지어 있어요.            

바닷가를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조형물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아무렇게나 찍어도 멋진 사진이 완성됩니다. 바다만 담아도 달력 사진 완성!            

솟대다리를 건너면 경포해변으로 이어지는데요.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해변을 걸으니 좋네요. 바람이 너무 세다는 것만 빼면요.            

아까 커피를 마시긴 했지만 바다를 보니 한 잔 더하고 싶네요. 해변 앞 조그만 카페에서 커피를 하나 사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바다는 역시 겨울바다가 최고지'라고 호기롭게 외쳐보고 싶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춥네요. 일출을 보고 바다도 봤으니 점심을 먹고 얼른 돌아가야겠습니다.


짧지만 알찬(?) 무박여행. 날씨가 조금 덜 추웠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바람을 쐬니 평소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도 훨씬 낫네요.


육아에 지친 여러분도 오늘 밤 기차를 타고 강릉으로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강은혜 기자  navisky@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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