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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Apr 30. 2019

신개념 택시 '타다' 아이와 함께 타봤다..오~와따다!

'타다가 그렇게 좋아?'


이상하게도 최근 만나는 사람들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신개념 택시 서비스 '타다'에 대해 극찬을 늘어놓더라고요. 처음 한두 번은 그냥 흘려 들었죠. 저는 아이를 키울 때 반드시 자가용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 차를 매우 좋아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너무 단기간에 타다에 대한 호평을 많이 듣다 보니 직접 타보고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 이번에 제가 체크해야 할 팩트는 이 정도네요.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스물다섯살부터 3년간 새벽 출근-밤 퇴근하며 매일같이 택시를 두 번 탔던 경험을 바탕으로 육아맘 입장에서 기존 택시와 살벌하게(?) 비교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타다 앱을 깔았어요. 개인적으로 휴대폰에 애플리케이션을 까는 걸 싫어하는 성격인데요. 그래서 조금 꺼려지지만 해보고 별로면 바로 휴지통에 버리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다운로드'했습니다.


다음으로 앱을 통해 타다 택시를 직접 호출했습니다. 기존에 이용하던 카카오택시 어플과 비슷했어요. 자동 결제할 카드를 등록하니 바로 사용이 가능했고요. 현 위치(위치등록을 켜두면 알아서 인식)와 목적지를 선택합니다. 목적지로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을 입력하고요. 차량은 '베이직'을 선택하니 예상 요금(1만8800~2만600원)이 나왔어요. 확인 후 호출!            

◇좋긴 한데 송파 강남지역 제외하고 차량 배차가 쉽지 않다→배차가 쉽다(물론,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장 먼저 체크한 팩트는 차량 배차 여부인데요. 처음부터 제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서 조금 당황했어요. (ㅠㅠ) 분명 사전 조사에서 '송파 강남 지역을 제외하면 타다를 잡기가 너무 어렵다'는 의견을 확인했는데요. 제가 호출하자마자 바로 차량이 배차돼버렸어요! 금요일 오후 4시쯤이라서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 조금 더 배차가 쉬웠을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생각보다 배차가 빨리 돼 놀랐다고 하자 기사님이 "지난주부터 운행 대수가 기존 대비 두 배로 늘어난 걸로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 후 최근 기사를 보니 서울시내 운행하는 차량이 출시 초기 300대에서 4월 둘째주부터 1000대로 늘어났다고 하더군요.


&..타다를 처음 이용한 그 다음 주 월요일 아침, 늦게 일어나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카카오택시가 너무나도 안 잡히더군요. 어쩔수 없이 대로변으로 나가 직접 택시를 잡았는데 제 앞에서 그냥 지나쳐버리는 매정한 빈차들. 


갑자기 '타다'가 생각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호출해 봤는데요. 터치와 동시에 바로 잡히는 거예요. 당시 시간은 오전 7시40분으로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버스는 물론 지하철 택시까지 모든 대중교통이 사람으로 가득 차는 시간이죠. 그런 전쟁 같은 출근 시간에 바로 5분 거리의 타다가 배차돼서 매우 편하게 회사에 갔다는 아름다운 얘기! 물론 지각도 하지 않고 말이죠.            

◇기사님이 친절하다→기사님이 매우 친절해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두 번의 탑승(금요일 오후 4시, 월요일 오전 7시40분) 결과 기사님이 모두 너무 너무 친절했어요. 우선 타다에 오르면 "OOO 고객님 맞으시죠?"라고 호출한 사람이 맞는지 확인해요. 다음으로 목적지를 확인하고 실내온도 등이 적절한지도 물어봅니다. 손님의 답에 따라 온도 조절을 해주더라고요. 솔직히 아이와 함께 택시 타본 분들은 택시 기사님께 '에어컨 강도를 줄여달라'거나 '창문을 좀 열아달라'고 할 때 매우 눈치 보였던 경험, 있으실 거예요. 제가 늘 그러거든요. ㅎㅎ 뭔가 죄송한 마음. 그런데 먼저 물어봐 주시니 얘기하기 편하더라고요.


또 출발할 때도 "출발하겠습니다"라고 손님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는 것도 인상깊었어요. 운행 중에 타다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기사님께 이것저것 여쭤봤는데 조근조근 아주 잘 설명해 주셨답니다.


내릴 때도 기사님은 목적지가 맞는지 확인한 뒤 차를 세우고 뒤에서 차가 오는지 잘 살피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어요. 아이에게도 친절하게 '세이 굿바이'를 해주는 기사님, 친절한 기사님 덕에 남은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노트북으로 일하면서 출근할 수 있다→휴대폰 무료 충전은 물론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해 노트북으로 일 하면서 이동할 수 있다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졌어요. 하지만 그만큼 일과시간에 밀도 있게 일해야 하죠. 이동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가끔 버스나 택시 안에서 노트북을 꺼내 일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사실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면 일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버스는 사람이 많으니까 옆 사람한테 피해를 줄 수 있어서 그렇고요. 택시는 노후 차량인데다 기사님이 과격하게 운전을 할 경우엔 멀미가 나서 일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데 타다는 차량 자체가 커서 흔들림이 덜하고요. 기사님들이 운전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에 차가 울컥 대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차량 내부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해서 휴대폰 테더링(휴대폰을 이용해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켜서 연결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서 너무 편해요. 일을 하지 않더라도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며 이동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죠.            

◇아이가 차멀미 없이 탈 수 있다→아이가 차멀미를 하지 않는 건 물론 차 안에서 책을 읽을 수 있어 짜증도 덜 낸다


택시를 아예 거부하는 지인의 딸이 있어요. 택시를 탔다가 멀미가 나서 토하고 부모와 기사가 실랑이했던 경험이 아이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나 봐요. 그래서 늘 버스나 지하철만 탄다고 하는데요. 그 아이가 타다는 잘 탄다고 하더라고요. 직접 경험해보니 정말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쾌쾌한 냄새가 나지 않고 기사님이 운전을 워낙 신경 써서 하다 보니 멀미를 덜 할 것 같아요.


제가 얼마나 실내 환경이 쾌적한지 확인하기 위해 책을 챙겨가서 제 아이에게 타다 안에서 책을 읽어보라고 했는데요. (참고로 제 아이는 승용차 안에서는 책을 잘 못읽어요. 속이 안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30분의 승차시간 중 절반을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으면서 갔답니다. 그러다 잠까지 들었죠. ㅎㅎ 차 멀미할 가능성이 적은 건 물론 차 안에서 아이가 책을 읽을 수도 있어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긴 차량 이동 시간 동안 짜증 낼 구간을 줄일 수 있다는 핵장점!            

김포공항까지 타다를 이용한 요금(왼쪽)과 일반 택시를 이용한 요금(오른쪽) 비교.

◇가격이 택시와 비교해 비싸다→택시와 비교해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며 서비스 등을 고려하면 비슷하다


타다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가장 부정적으로 보는 게 바로 '가격'이에요. 가격이 비싸다는 편견이 있죠. 


저 역시 그랬어요. 그래서 취재하러 가기 전에도 "피 같은 내 월급이 마구 나가는 거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엄습했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우에 불과했어요.


저희 집에서 김포공항(약 17km 거리)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 보통 1만5000~2만원 정도가 나와요. 제가 금요일 오후 4시(살짝 정체가 되는 시간이죠)에 김포공항까지 타다를 이용한 요금은 1만9300원이에요. 다음날 새벽 남편이 같은 거리(집~김포공항)를 택시를 타고 낸 요금은 1만7400원이더군요. 주말 이른 시간(오전 6시30분)에는 길이 막히지 않았을 테니 이를 고려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집에서 회사(약 4.5km 거리)까지 출근 시간에 회사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보통 최대 5000원이 나와요. 그런데 올 초 택시요금이 인상된 이후부터는 5500~6600원이 선이더라고요. 지난 월요일 출근전쟁 속에 5분만에 배차된 타다 요금은 6700원으로 택시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어요.            

◇실내가 쾌적해 임산부가 타도 불편함이 없다→실내가 쾌적해 임산부를 비롯 어느 누가 타도 불편함이 없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깨끗하게 이용하기 쉽지 않아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하지만 타다는 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가능하게 했더군요. 처음 탄 타다는 정말 너무 깨끗해서 제가 발 디디기가 망설여질 정도였어요. 사진 보면 먼지가 잘 낄 수 있는 시트 레일 홈 부분도 매우 깨끗한 거 보이시죠? 두 번째로 탄 타다 역시 청결상태가 좋았어요. 발 매트나 시트 등은 당연히 깔끔했고요. 무엇보다 쾌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 게 마음에 들더라고요.


차량 실내가 쾌적하게 이용되고 있는 건 기사님들의 노력이 큰 것 같은데요. 제가 출근길에 탔던 두 번째 타다에서 내린 이후에 기사님이 출발하지 않으시길래 봤더니 흐트러졌던 발 매트를 정리하고 계시더라고요. 이러니 임산부를 비롯해 아이와 함께 탄 엄마 아빠 그 누구라도 마음에 쏙 들지 않을 수 없겠죠.            

◇OLIVENOTE'S TALK


직접 경험해 보니 왜 다들 '타다 타다' 하는 줄 알겠더군요. 비용이 몇 천원 차이 나지만 택시에 비해 서비스가 훨~씬 훌륭하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저는 사람들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았던 '어려운 배차 문제'도 겪지 못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특히 아이와 함께(뱃속 아이 포함) 타는 손님들에게는 그 감동이 더 할 거라는 판단이에요. 다둥이 부모들에게도 정말 좋은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장인들도 물론이고요.


다만 지금은 출시 초기로 택시에 비해 관리가 더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타다도 대수가 점차 많아지고 기사님들 수가 늘어나면 관리가 쉽지 않을 거고 그러면 지금의 택시와 같은 문제점이 생겨날 수 있겠죠. 뭐든 수가 적을 때는 상대적으로 관리가 잘 되는 법이니까요. 앞으로 타다가 더 흥하기 위해선 지금의 장점을 잘 사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판단이에요.


지금까지 타다의 문제점을 파악하러 갔다가 오히려 그 매력에 반하고 온 올리브노트 임&김기자였습니다!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 없이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임성영·김은정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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