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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May 07. 2019

오아시스마켓 갈아타려다 다시 마켓컬리 정착한 사연

'새벽배송, 마켓컬리 지고 오아시스마켓 뜬다?'


아이를 겨우 재우고 다음날 아침으로 뭘 먹일지 고민하며 냉장고를 열었을 때 재료가 없어 안절부절 했던 경험.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라면 한 번쯤 있었을 겁니다. 그런 부모들 사이에 혜성같이 나타나 육아의 큰 짐을 줄여준 새벽배송 업계의 원조 마켓컬리! 그런데 최근 원조가 주춤하고 새로 등장한 '오아시스마켓'이 그 자리를 야금야금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재주는 마켓컬리가 부리고 돈은 오아시스마켓이 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고 하네요. 오아시스마켓은 원조 마켓컬리를 밀어낼 만큼 괜찮은 걸까요? 새벽배송 3사를 비교 분석해본 경험을 살려 오아시스마켓을 파헤쳐 봤습니다. (☞관련기사 눈 뜨면 장바구니가 집 앞에! '새벽배송' 대표3사 위너는?)


◇세상에 없는 가격?..NO! '세상에 있는 가격'            

△ 오아시스마켓(카키색)과 마켓컬리(보라색)에서 판매하고 있는 참외와 고등어의 가격을 비교했어요. (출처=각 사, 기준=4월 말)


오아시스마켓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해 보니 마켓컬리에 비해 싸다는 걸 금방 느낄 수 있었어요. △시금치 △쑥 △돼지고기앞다리살 △동물복지유정란 △성주참외 △고등어 등 6개 제품의 판매가격(4월 말 기준)을 비교했는데요. △돼지고기앞다리살과 △고등어를 제외한 4개 제품의 가격이 오아시스마켓이 훨씬 저렴합니다. 대체로 1000원 이상 차이가 나네요.            

△오아시스마켓(카키색)과 마켓컬리(보라색)에서 파는 시금치의 가격을 비교했어요. (출처=각 사, 기준=4월 말)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과연 제품군만 가지고 절대적인 가격 차이를 비교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겨요.


우선 △시금치의 경우 오아시스마켓에서 파는 건 무농약 제품이고 마켓컬리에서 파는 건 친환경(확인 결과 유기농) 제품입니다. 무농약은 농약은 쓰지 않았지만 화학비료는 사용한 농산물을 뜻하는데요. 화학물질을 사용 권장량의 3분의 1 이내로 사용했을 때 '무농약' 마크를 붙일 수 있습니다.


유기농은 농약과 화학비료 모두 쓰지 않고 키운 농산물을 뜻하는데요. 우선 3년간 땅에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인증 받을 수 있어요. 땅에 대한 인증이 끝난 후에도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농산물을 재배해야 '유기농' 마크를 붙여 출하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소중한 내 아이 위한 '안심 장보기' 총정리!) 그래서 무농약 제품보다 유기농 제품의 가격이 대체로 더 비싸요.


성주참외의 경우에도 두 곳 다 저탄소인증 GAP 성주참외 4입을 판매하고 있어요. 역시 오아시스마켓은 8900원, 마켓컬리는 9920원으로 가격 차이가 1000원 정도 나죠. 그런데 조금 더 살펴보면, 오아시스마켓은 용량이 기입돼 있지 않아요. 반면 마켓컬리는 4입에 1kg 이상이라고 기입돼 있어요. 만약 오아시스마켓의 참외 용량이 1kg이 되지 않는다면 마켓컬리가 무조건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오아시스마켓(카키색)과 마켓컬리(보라색)에서 판매하는 쑥의 가격을 비교했어요.(출처=각사, 기준=4월 말)


쑥도 한 번 살펴볼게요. 오아시스마켓에서 판매하는 쑥은 80g에 1650원(10g당 206.25원)입니다. 마켓컬리는 150g에 2900원(10g당 193.3원)이에요. 10g당 가격으로 환산해보면 오아시스마켓은 206.25원, 마켓컬리는 193.3원으로 오아시스마켓이 더 비싸요. 하지만 여기서도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건 오아시스마켓은 '무농약' 제품이고 마켓컬리는 일반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과연 두 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절대적인 가격만으로 비교해 싸다 비싸다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오아시스마켓(카키색)과 마켓컬리(보라색)에서 판매하는 유정란10구의 가격을 비교했어요.(출처=각 사, 기준=4월 말)


물론 확실하게 가격 차이가 나는 제품도 있습니다. 유정란10구의 경우 둘 다 △무항생제 △동물복지 △유정란으로 조건이 같은데도 불구하고 마켓컬리가 오아이스마켓보다 훨씬 비싸네요.            

△오아시스마켓(카키색)과 마켓컬리(보라색)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앞다리살의 가격을 비교했어요.(출처=각 사, 기준=4월 말)


돼지고기앞다리살은 오아시스가 조금 더 비싼데요. 100g당 가격을 환산하면 오아시스마켓은 1520원, 마켓컬리는 1433원이죠. 약 100원 정도의 차이라 솔직히 가격차이가 난다고 하기도 그렇지만요. 조금 주의 깊게 보면 마켓컬리는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불고기용 △찌개용 △구이용으로 다르게 썰어놨습니다. 그만큼 공임비가 더 들었다고 볼 수 있겠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오아시스마켓의 제품 가격이 마켓컬리보다 저렴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오아시스마켓이 자부하는 '세상에 없던 가격'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고요. 또 입소문처럼 마켓컬리와 가격 차이가 50% 이상 나지도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아마도 총 결제 금액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건 오아시스마켓이 하고 있는 '첫 구매 시 100원 행사' 덕분이 아닐까요? 프로모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두 번째 구매부터는 저렴하다는 생각이 반감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친환경포장에 환경 오염 죄책감 줄여?..'죄책감은 비슷'


저는 기존 마켓컬리를 이용하면서 과대 포장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1인이에요. 처음에는 꼼꼼한 포장이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포장을 뜯는 것도 하나의 일이었고 또 과대 포장된 제품을 사는 제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는 듯한 느낌을 실제로 받았어요.


그래서 오아시스가 친환경포장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대포장하지 않는다는 입소문을 듣고,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한 부분이었죠.            

△오아시스마켓은 세 가지 포장 방법 중 한 가지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어요.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출처=오아시스마켓 홈페이지 캡처)


게다가 오아시스마켓은 소비자에게 포장방법에 대한 3가지 선택권을 주더라고요. 소비자의 성향이나 계절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해둔 건 정말 굿 아이디어! 저는 최소 포장을 선택했어요.            

△내용물을 뺀 후 남은 포장재들이에요. 박스 2개, 비닐 충전재 1개, 아이스팩 3개, 아이스드라이 1개, 아이스팩과 아이스드라이 담은 비닐봉지 4개예요. 마켓컬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죠?


그런데 실제 배달 후 결과물을 보니 큰 박스 1개 안에 작은 박스 1개가 들어 있었고요. 달걀 파손을 막기 위한 비닐 충전재 1개, 아이스팩 3개와 드라이아이스 1개가 들어 있었어요. 게다가 아이스팩과 드라이아이스는 각각 비닐봉지에 담아서 보냈더라고요. 굳이 비닐봉지를 하나 더 쓸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최소 포장이 이 정도인데 친환경 포장을 한다면 마켓컬리와 크게 다를 바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켓컬리는 대체로 주문할 때마다 냉동제품은 아이스박스에 담아 보내더라고요.


물론 마켓컬리는 이보다 포장이 과하긴 해요. 일단 냉동제품은 스티로폼 박스에 보내기 때문에 같은 제품군을 구매해도 오아시스마켓보다 박스(스티로폼 박스)가 하나 더 많아요. 하지만 마켓컬리 역시 친환경 박스를 사용하고 개별 비닐 포장을 이전보다 줄이는 등 환경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아시스마켓을 의식한 걸까요? ㅎㅎ            

△최근 마켓컬리에서 주문해보니 이전보다 포장재가 크게 줄어든 게 느껴졌어요. 식재료 6만원 어치를 주문했는데 아이스팩 1개(큰 것)와 아이스드라이 1개가 다였거든요. 물론 아이스박스는 있었지만요. 그리고 박스들은 모두 100% 재생지를 사용했더라고요.


결론적으로 오아시스마켓의 친환경 포장이 생각보다 그리 친환경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스팩을 굳이 비닐로 쌀 필요는 없어 보여요.


◇24시간 배송 서비스?..서울조차 전지역 불가능한 새벽배송            

△오아시스마켓은 4월 말 기준 서울 강남구 서초구 등 7개 구와 용인시 수지구, 성남시 분당구 등 2개 구만 새벽배송을 하고 있어요. (출처=오아시스마켓 홈페이지 캡처)


오아시스마켓이나 마켓컬리 등에서 구매하는 이유는 '새벽배송'이라는 메리트 때문일 거예요. 밤 11시 전에 구매하면 다음날 이른 아침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 가능 지역이 아직은 적은 것 같아요. 저의 경우 서울에 거주하기 때문에 당연히 새벽배송이 되는 줄 알고 밤 10시30분에 구매를 했는데요. 이튿날 새벽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답니다.


물론 최근 물류센터를 늘리면서 익일 새벽배송 가능 지역이 늘어난 것 같지만 서울 전 지역과 경기, 인천지역까지 새벽배송이 가능한 마켓컬리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판매 제품 제한적..'담을 게 많지 않아·특히 해산물 약해'            

△오아시스마켓의 해산물 코너를 클릭하면 '갓 잡아올린 청정바다의 신선함을 그대로 담아 보내드립니다'라는 광고가 있지만 정작 살 수 있는 신선 제품은 거의 없네요.(출처=오아시스마켓 홈페이지 캡처)


오아시스마켓을 이용하며 가장 큰 불편함을 느낀 건 바로 '살 게 별로 없다'는 거였어요. 판매 제품이 너무 한정적이더라고요. 채소와 과일 축산 제품 등은 그나마 선택의 폭이 넓었지만 생선이나 가공식품 등은 장바구니에 넣을 만한 제품이 거의 없었어요.            

△오아시스마켓 수산 코너에서는 주로 가공품을 팔고 있어요. 국민 생선인 고등어와 삼치 등도 완전조리 식품밖에 없네요. (출처=오아시스마켓 홈페이지 캡처)


특히 저는 해산물 요리를 많이 하는데요. 오아시스마켓은 수산 코너가 너무 약해 아쉬움이 크더군요. 고등어와 삼치 같은 국민생선조차 살 수 없다는 것에 조금 당황했답니다. 고등어가 있긴 했지만 이미 다 구워진,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완전 조리 제품밖에 없더라고요.            

△마켓컬리에서는 손질 고등어와 삼치는 물론 완도 뻘낙지와 깐 멍게 등 다양한 해산물을 살 수 있어요.(출처=마켓컬리 홈페이지 캡처)


반조리 제품은 물론 손질 고등어와 삼치, 완도 뻘낙지와 깐 멍게, 숭어회까지 팔고 있는 마켓컬리와 비교가 너무 많이 됐어요.


또한 빵이나 드레싱소스, 면류, 디저트류 등도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어요. 예컨대 빵의 경우(4월 말 기준) 마켓컬리는 84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반면 오아시스마켓은 23개 제품이 다였어요. 오아시스마켓의 제품은 주로 '우리밀'로 만든 제품이라 반가웠지만 생소한 브랜드가 많아 선뜻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상품에 대한 평가가 조금 더 많아지면 그때 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주저주저했답니다.


게다가 금방 솔드아웃 되는 제품이 많은 것도 문제점으로 보여요. 오아시스마켓을 자주 이용하는 지인에 따르면 구매 후 품절돼 배송되지 않는 경우가 꽤 여러 번이었다는 걸 문제점으로 지적하더라고요. 보통 새벽배송을 하는 건 그만큼 재료가 시급하게 필요해서인데 박스를 열어본 순간 가장 중요한 제품이 없어서 당황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해요. 더 큰 문제는 분명 배송이 안 된 제품인데도 홈페이지 상에서 계속 판매가 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런 점은 빨리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보이네요.


◇OLIVENOTE'S TALK


그간 마켓컬리를 이용하던 사용자 입장에서 오아시스마켓을 사용해 보니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에요.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오아시스마켓이 광고하는 '세상에 없는 가격' 정도는 아니었고요. 조금 저렴한 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히려 저는 너무 저렴하기 때문에 제품의 질에 대한 의심이 갔고요. 특히 원가 대비 25~72% 저렴하게 판매하는 '오 감동!' 제품의 경우 제품가격 할인으로 인한 피해가 원산지 농민에게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또한 포장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도 쉽게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저는 마켓컬리를 시킬 때와 비슷하게 환경 오염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거든요.


무엇보다 온라인 마켓이라는 정체성을 고려할 때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는 건 너무나 큰 단점으로 느껴졌어요. 또 새벽배송을 한다고 광고를 했지만 막상 그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점도 마찬가지였고요. 결론적으로 과연 지금의 호평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로 보이네요.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김은정·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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