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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Jan 08. 2018

바세린, 아직도 아이에게 바른다고요?

해당 이미지 내 이름은 당사자들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가명 처리 했습니다.

30대 중반인 내가 어린 시절에만 해도 바세린은 존슨앤존슨의 베이비로션과 함께 보습크림계 양대 산맥으로 불렸다. 그때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지금도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바세린을 발라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각종 화학제품들의 유해성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바세린에 대한 경계심도 확산되고 있다.


바세린은 '페트롤라툼 100%'로 만들어졌다. 페트롤라툼은 석유를 정제해 만들어진 부산물로 일명 ‘석유 젤리’로 불린다. 1859년 미국에서 석유 채굴기계에 낀 물질(페트롤라툼)을 상처 난 피부에 바른 노동자가 빠르게 회복하는 것을 본 한 화학자가 이를 연구해 의약품으로 출시한 것이 '바세린'이 된 것이다.

보습력이 좋아 겨울철 보습 크림으로 유명한 바세린. 바세린은 페트롤라툼 만으로 만들어졌다.

페트롤라툼을 통해 볼 수 있는 효능은 '보호막 효과'다. 간혹 상처 치료와 보습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상처가 나으려면 상처 난 부위를 습윤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 따라서 보호막 효과가 있는 바세린을 바르면 세균 감염이 예방돼 상처가 낫는 데 도움이 된다. 단 보호막 효과에 따른 2차적인 치유 효과가 있을 뿐 바세린 자체에 보습·피부 재생 촉진 성분이 있는 건 아니다.


더 중요한 건 페트롤라툼이 암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안전보험공단은 페트롤라툼을 발암성 '1B'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안전보험공단은 '화학물질 분류·표시 국제기준(GHS)'을 따르며 발암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1A, 1B, 2로 분류한다.


1B는 동물시험에서 발암성 증거가 충분히 나왔거나 동물과 사람 모두에서 제한된 발암성 증거가 있는 물질이라는 의미다. 즉, 발암 가능성이 있는 성분이라는 것.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에서 페트롤라툼의 상세정보를 검색하면 발암성 분류 '1B'다. 이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라는 의미다.

전문가들도 여러 논문을 통해 페트롤라툼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라는 불순물이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불순물은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피부 과민반응이나 피부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화장품 유해성분에 대한 평가가 까다로운 유럽연합(EU)에선 페트롤라툼(바세린)을 발암물질로 분류해 규제하고 있다. 반면 국내와 미국 등에선 별 규제 없이 판매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바세린은 먹지 않고 피부에 바르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입술에 바르는 경우도 많고 피부 흡수를 통한 체내 화학물질 누적(☞관련기사 '화장에 빠진' 몸속에 화학물질 넘쳐난다) 문제도 간과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주장은 크게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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