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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Jul 18. 2019

'핫한 출렁다리 VS 진짜 뜨거운(?) 레일바이크'

강원도 원주 가족여행

지긋지긋한 더위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어느 금요일 저녁. 기분 전환을 위해 아이들과 주말에 놀러 갈만한 장소를 고민했어요. 급 가족여행의 목적은 단 하나!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속이 뻥 뚫릴 것처럼 시원하게 펼쳐진 광경을 보고 오자는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고민 끝에 생각한 곳이 바로 강원도 원주에요.


여러 방송을 통해 강원도 원주의 랜드마크인 소금산 출렁다리와 간현 레일바이크를 보고 '아이들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날이 밝자마자 원주로 출발!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1시간30분 만에 도착했어요.            

◇시원함과 짜릿함 만끽 '소금산 출렁다리'


소금산은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에요. 산 아래로 섬강과 삼산천이 만나 흐르고 울창한 숲과 병풍 같이 둘러친 기암절벽을 볼 수 있는 그림 같은 곳이죠. 출렁다리는 소금산 탐방로와 연결되는 계곡 위에 있는데요.


가파른 산기슭에 이어진 500여개 목재 계단을 올라야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어요. 입장료는 3000원(만7세 이상)인데요. 3000원을 내면 2000원 상당의 원주 사랑 상품권을 주기 때문에 실제론 1000원만 낸 기분. 상품권은 원주 내 일부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저희는 산행을 마치고 음료수 구매에 사용했어요. 출렁다리를 찾는 관광객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꽤 도움이 될 것 같더라고요. 똑똑함 아주 칭찬해~


푹푹 찌는 듯한 더위였는데도 나무 그늘 덕분에 매우 시원했어요. 한여름에도 방문하기 좋더라고요. 출렁다리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많아 아이들이 좀 힘들어하긴 했지만요.


출렁다리를 오갈 때 입장권인 손목 밴드에 입력된 바코드를 대야 지하철 개찰구처럼 생긴 문이 열려 잃어버리면 안 돼요. 막상 하늘에 떠 있는 것처럼 아찔한 높이의 출렁다리를 보니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했어요. 출렁다리 바닥은 구멍이 뚫려 있어 발아래로 낭떠러지가 보여요. 성인 1285명이 동시에 건널 수 있고 초속 40m의 바람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다리라고 하니 조금은 안심이 되더라고요.


바람과 사람들의 발걸음에 무섭게 흔들릴 것만 같던 출렁다리는 그 이름처럼 움직이지 않았어요. 단지 꿀렁대는 느낌(?)이라고. 다리를 건너는 몇몇 아이들은 무섭지도 않은지 쿵쿵대며 뛰기도 하더라고요. 소금산 암벽 봉우리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도 빼어난 절경을 볼 수 있답니다.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경에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함까지 더해진 소금산 출렁다리는 예상만큼 꽤 괜찮은 관광지였어요.            

◇여름엔 피해야 할 간현 레일바이크


원주에 아이들과 가볼 만한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 중 한 곳이 바로 간현 레일바이크에요. 원주까지 왔는데 안 들릴 수가 없겠죠? 위치도 소금산 출렁다리와 아주 가까운데요. 제가 직접 유모차를 끌고 걸어가 보니 약 10~15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이곳은 간현역에서 풍경열차(약 20분 소요)를 타고 판대역까지 가서 레일바이크를 타고 다시 간현역으로 가는 방식이에요. 정해진 시간에만 운행하기 때문에 시간을 미리 체크해야 해요. 가격은 2인승 3만8000원, 4인승 4만8000원인데 2명으로 티켓을 구매해도 4인승 레일바이크를 타야 하더라고요.


레일바이크에 오르자마자 문제가 시작됐어요. 열차에서 내리기 전 '무더위로 인해 바이크 의자가 매우 뜨거우니 조심하세요'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걱정이 됐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뜨겁게 달궈진 의자에 앉자마자 '아! 여름에 레일바이크를 타는 건 바보짓이었어'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어요.


풍경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선두에 있는 레일바이크에 타기 위해 아이들을 밀치고 달려가는 일부 어른들의 모습은 출렁다리에서 봤던 멋진 풍경과는 달리 아주 장관(?)이었어요. 정돈이 전혀 되지 않는데 직원들은 익숙한 듯 무신경했고요. 제 아이가 레일바이크에 오르려 하자 다음 것을 타라며 밀치던 분의 모습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이네요.


강한 햇빛과 눈, 비를 가릴 수 있다던 레일바이크 캐노피는 기능을 상실했어요. 무척 더웠고 무척 힘들었죠. 사람이 직접 페달을 밟아 레일바이크를 구동해야 하는데 주변 경관을 보며 대화를 하느라 아예 발을 구르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계속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도착지로 향할 수밖에 없었어요. 신나게 페달을 밟으며 바람을 만끽할 줄 알고 아이들이 기대했었는데 킥보드보다 느린 속도에 푹푹 찌는 더위까지 정말 최악이더군요. 도착까지 약 40분 정도가 걸릴 정도로 꽤 구간이 길어 중간 지점부턴 아이들이 집에 가고 싶다고 성화였어요.


개인적으로 원주의 유명 여행지인 두 곳을 아이들과 직접 가본 결과 출렁다리는 10점 만점에 9점, 레일바이크는 1점 주고 싶어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참고하세요.


임지혜 기자(영상제작=강은혜 AD)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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