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예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다 아는 분의 소개로 넉 달 전 학습지 교사를 시작했습니다. 기대와 달리 근무시간 대비 수입이 너무 적고 건강이 좋지 않아 결국 퇴사 의사를 밝혔는데요.
그런데 학습지 관리자는 퇴사 시 인수인계 기간이 3개월이라면서 그때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고 막무가내입니다. 퇴사 의사를 밝히고 인수인계가 끝날 때까지 회사 직원들과 한 공간에서 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심합니다. 바로 일을 그만두자니 1년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사측에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데요. 학습지 교사는 위탁사업자로 알고 있는데 회사에서 정한 인수인계 기간을 지켜야 하는 건가요?
A 일반적으로 '1개월 전에 퇴사를 통보해야 한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법적으로 퇴사할 때 정해진 통보 기간은 없습니다.
다만 학습지 교사와 회사가 작성한 계약서에 퇴사와 관련된 규정이 있을 수 있는데요. 만일 계약서에 관련 내용이 규정돼 있다면 그 내용을 준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규정을 위반해 곧바로 퇴사했고 이로 인해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면 회사에 손해를 배상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만큼 계약서 내용이 중요한 것이죠.
결국 질문자의 경우처럼 회사 측에서 퇴사 시 인수인계 기간이 3개월이라고 이야기했더라도 해당 내용이 계약서에 기재돼 있지 않다면 3개월이라는 기간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만일 계약서에 관련 내용이 규정돼 있지 않다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퇴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는 학습지 교사와 회사 간의 계약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학습지 교사와 회사 간 법률관계를 고용(근로) 관계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민법상 위임계약(민법 제680조) 등으로 봅니다.
학습지 교사와 회사 간 법률관계가 민법상 '위임' 계약일 경우에는 양 당사자가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학습지 교사는 언제든지 계약을 종료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689조 제1항)
다만 학습지 교사가 부득이한 사유가 없이 회사가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했을 때 회사가 그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면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민법 제689조 제2항)
하지만 학습지 교사와 회사 간 법률관계가 고용 관계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학습지 교사가 '근로자'라면 원칙적으로는 정해진 계약 기간, 즉 1년의 기간(사례의 경우)을 준수해야 하죠. 물론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근로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수는 있지만, 그 부득이한 사유가 근로자 측 일방의 과실로 생겼고 그로 인해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면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민법 제661조)
이태현 법무법인 해우 변호사는 "학습지 교사의 업무 성격과 업무 방식 등에 비춰 보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현실적으로는 학습지 교사의 중도퇴사로 인해 회사가 입은 구체적인 손해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손해가 인정되더라도 배상액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학습지 교사는 통상 위임계약(사업자) 등으로 보지만 제반 사정에 비춰 회사와 학습지 교사 간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된다면 고용 관계로 판단, 학습지 교사가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