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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Oct 29. 2019

몰랐던 부모의 빚, 상속 받고 알았다면?

Q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어머니, 여동생과 상속에 대해 상의한 뒤 아버지가 남겨주신 아파트를 상속받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업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빚을 졌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고, 채권자들이 돈을 대신 갚으라고 변제를 독촉하는 상황입니다.


주변에서 아파트를 상속받게 되면 빚도 갚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저 역시 가정이 있다 보니 채권자가 또 어디 숨어 있을까 걱정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A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이런 경우 상속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로 민법은 △단순승인 △한정승인 △상속포기 등 3가지 방식을 정하고 있습니다. 3가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단순승인은 말 그대로 피상속인(고인)의 재산과 빚(채무)을 모두 상속받는 것입니다. 질문자의 상황에서 단순승인을 하게 되면 아파트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빚도 가족들이 각자의 상속지분에 따라 승계하게 되죠. 아버지가 부담하고 있던 빚이 생각보다 많아 아파트 가액을 초과한다면 오히려 가족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승인의 방법은 제한이 없어 의사표시로도 할 수 있습니다. 민법은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한 때 △상속인이 '상속 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은 때 △상속인이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 또는 부정 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았을 때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어 한정승인은 재산과 빚을 승계하지만 빚, 즉 채무는 상속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예컨대 아버지가 물려준 아파트가 7억원이고 빚이 얼마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 경우에 아파트를 반드시 상속받아야 하는 상황(집값 상승 전망, 생활권 등)이라면 한정승인을 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빚이 10억원이 넘는다고 하더라도 아파트 시세인 7억원 범위에서 책임을 지면 되기 때문입니다. 


상속포기는 말 그대로 상속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재산도 빚도 승계하지 않게 되는 것이죠. 


원칙적으로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을 포기해야 합니다. 가족관계증명서,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구비해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하죠. 3개월이 지났다면 원칙적으로 상속포기를 할 수 없고 이 기간 상속포기를 하지 않았다면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상속인에게 매우 가혹할 수 있는데요. 상속포기를 3개월 내에 하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 단순승인으로 본다면 고인의 빚에 대한 내용을 알지 못했던 가족들은 수많은 빚을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태현 법무법인 해우 변호사는 "법은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3개월 동안 알지 못했고, 단순승인을 했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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