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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Jun 26. 2020

'햄버거병에 결핵까지'..학부모 "유치원이 공포스럽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합니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에서 이런 일이 연이어 일어난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이래서 아이를 어떻게 맡기겠어요. 그렇다고 모든 엄마들이 집에서 아이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42세 김현희 씨)


일명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 집단으로 발병한 유치원 소식이 전해진지 이틀도 채 되지 않았는데요. 이번엔 한 어린이집 원아들이 잠복 결핵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 어떤 곳보다 '보건·위생' 문제에 철저해야 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연이어 문제가 발생하면서 부모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결핵' 어린이집 원장에 원아 '잠복 결핵' 판정 


26일 안양시청에 따르면 안양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결핵 판정을 받았고 보건당국과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원아 4명이 잠복 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달 7일 안양의 한 병원에서 폐결핵 의심 소견 진단을 받았는데요.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이 넘도록 어린이집에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장은 지난 10일 보건당국으로부터 폐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잠복 결핵은 환자의 몸에 결핵균이 있지만 아직 활동성을 보이지는 않는 상태인데요. 잠복 결핵 환자 중 일부는 평생에 걸쳐 활동성 결핵이 발병할 우려를 안고 살아야 합니다. 특히 성인보다 면역력이 낮은 아이의 경우 잠복 결핵이 활동성으로 발전할 위험이 더 크다고 합니다.


앞서 안산시 상록보건소는 지난 16일부터 안산에 있는 한 유치원의 원아 102명이 집단 식중독으로 보이는 복통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는데요. 안산시의 역학조사 결과 원생과 교사 49명에게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 중 14명은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여 이들 중 원생 4명은 신장 투석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장투석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O157대장균'인데요. 이 대장균에 감염된 환자 중 5% 내외는 △콩팥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급성신부전증이나 △혈액을 응고시켜 지혈을 돕는 혈소판이 급격히 줄어드는 혈소판 감소증 △용혈성빈혈 등의 합병증(용혈성요독증후군)을 동반합니다. 


O157대장균은 소고기 외에 우유, 채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염되지만 이런 명칭이 붙은 건 첫 감염자를 포함한 환자 대부분이 햄버거를 먹고 난 후 발병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들 "조심했으면 충분히 일어나지 않았을 일"


많은 부모가 어른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한 피해를 아이들이 오롯이 입고 있다며 거세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경기 성남에 사는 김지혜(36세) 씨는 "가뜩이나 코로나19 때문에 기관에 아이를 맡기기 조마조마한데 이런 일까지 연이어 터지니 갑갑하다"면서 "생계 때문에 일을 안 할 수도 없는데 아이만 보면 눈물이 난다"고 토로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이병현(41세) 씨는 "식중독은 식재료 관리를 철저히 하면 되고 지병 문제는 당사자가 조심했으면 아이들에게까지 피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일이었다"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 의식이 조금도 없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최지유(32세) 씨는 "쌍둥이를 올해 초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못 보내다 이제 막 적응단계에 있었다"면서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곳조차 없는데 여성도 경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씁쓸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의 보육 및 교육 기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충주에 사는 김현지(43세) 씨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결핵 공포는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면서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정부가 제대로 된 지침을 갖고 정책을 세워 꾸준히 이행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일은 또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경기 안산에 사는 조현태(40세) 씨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평가인증 기간을 겪어 본 부모들은 알겠지만 그때뿐"이라면서 "평가 기간에만 바짝 규정대로 했다가 (평가 기간이) 끝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형태라 이런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정부의 어린이집 유치원에 대한 평가가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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