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키즈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노트 Jul 07. 2020

[좌충우돌 난임일기]코로나가 난임에 미치는 영향?!

우리 난임병원에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갔대. 그래서 신규 환자는 아예 접수조차 안 받는다고 하더라. 나 이 병원 계속 다녀도 될까? 여기서 보관하고 있는 내 배아들은 문제 없는 거겠지?


난임을 겪으면서 친해진 한 친구가 걱정스러운 연락을 해왔다. 적외선 발열 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여부를 매번 확인하고 손소독제도 곳곳에 비치해둔, 코로나에 꽤 철저하게 대응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확진자를 피할 순 없었다. (요즘 무증상인 확진자들이 많다고 한다. 더워도 마스크 착용을 절대 소홀히 하지 말자!)

마침 그 친구는 새로운 차수를 시작하기 전이라 고민 끝에 한 달을 더 쉬기로 결정했다. (물론 병원은 방역처리를 잘 하고 곧 다시 재개했지만) 혹시라도 코로나에 걸리면 임신이 되도 문제가 되지 않겠냐는 거였다. 


코로나가 내 턱밑까지 찾아온 줄도 모르고 나는 친구 걱정을 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업무차 수차례 만났던 A 씨가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있어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간다는 거였다.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코로나가 내 앞에 성큼 다가왔다. 'A 씨는 젊고 건강하니 당연히 음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불안했다. A 씨와 이야기를 나눴던 순간을 떠올려봤다. 내가 마스크를 썼었나? 벗었었나? 

A 씨의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 진료소를 찾았다.

코로나 검사대상이라는 문자를 받지는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선별 진료소가 있는 병원으로 향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시험관 이식'이었다. 한 달을 꼬박 기다려 예정된 시험관 이식일이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증상이 1도 없었으니까 음성일 거야. 확실하게 검사로 확인받고 이식해야지.' 

그런데 내 생각이 너무 짧았다. 


검사를 받은 이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레알 집콕 생활이 시작된 거다. 그리고 A 씨를 만난 그날 마스크를 벗고 커피를 나눠 마신 난임인 친구들이 생각났다. 만약 내가 양성이라면? 내 이식 일정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임신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는 거였다. 왜 그랬을까.. 한 입 먹어봐도 되냐고 물어올 때 단호하게(?) 내칠 것을..ㅠㅠ

다행스럽게도 내 검사결과는 음성이었다. 잠시 마음을 놓았다가도 자가격리 대상이라는 문자통보가 올까 봐 수일을 마음 졸였다. 역학조사관들이 CCTV를 확인한 결과, 내가 A 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덕분에 자가격리 대상 또한 아니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올레! 마스크 만세!!! 그날 이후로 나는 마스크 홍보대사가 되다시피했다. 


김지영 기자 jykim@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페트병으로 홈 가드닝'..아이와 채소 키워 냠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