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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Mar 08. 2018

장난감 샀는데 장식품 됐다..'플라워링 미니하트돌'

"요즘 5~8세 여자애들 사이에서 정말 인기래요. 한번 놀기 시작하면 1시간은 거뜬히 논다고 하더라고요. 딱 봐도 애들이 좋아할 것 같지 않아요?"

'템 전문(?)' 임지혜 기자가 함께 점심을 먹는 30분 동안 입에 침이 마르도록 추천한 장난감 '플라워링 하트미니돌'. 아이에게 제대로 된 장난감 한 번 사준 적이 없었던 터라 생일을 맞아 큰 마음먹고 구매를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 달리 결과적으로 거금 10만원을 들여 풀세트로 사준 이 장난감은 고작 하루 만에 놀이방 장식품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 좋아하는 '역할놀이+뽑기놀이' 한번에

'플라워링하트 미니돌 캡슐 코디샵'은 미니어처 캐릭터 장난감의 옷을 갈아입히고 머리핀과 액세서리 등을 바꿔주는 역할놀이 장난감입니다. 한창 역할놀이에 재미를 느끼는 5~8세 여아의 취향을 저격하는 놀잇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미니어처 캐릭터들이 여아들에게 인기있는 애니메이션 '플라워링하트'의 주인공들(진아리, 우수하, 선우민)입니다. 플라워링하트는 뽀로로를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주)아이코닉이 제작한 여아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던 캐릭터에게 직접 옷을 입혀주고 머리핀도 바꿔주니 아이들 입장에선 재미있을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옷과 액세서리가 예쁘게 장식된 뽑기통에 들어 있고, 마법열쇠를 돌리면 투명 구슬이 또르르 굴러 나옵니다. 역할놀이에 뽑기놀이까지 할 수 있는 장난감이니 아이가 정말 좋아할 거라는 확신에 찼습니다.


이렇게 전 장난감을 들고 너무 좋아할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캡슐 코디샵 패키지'를 구매했습니다. 이 장난감과 아이의 첫만남까진 성공적이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큰 장난감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아이가 뛸 듯 기뻐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죠.


◇풀세트 사면 10만원 거뜬..하루 만에 장식품 신세

그런데 뽑기통에 스티커를 붙이고 거울과 계산대 등을 세팅하느라 20분 정도 놀던 아이는 뽑기 한번 돌리더니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5만원짜리 장난감을 가지고 20분 밖에 안놀다니...;;;)


왜 더 가지고 놀지 않느냐고 아이에게 물었더니 "광고에서 봤는데 친구 여러 명의 옷을 갈아입히는 장난감인데 친구가 한명 밖에 없어서 더이상 할 게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캡슐 코디샵 패키지는 이 장난감 놀이를 하기 위한 기본인 셈입니다. 제대로 놀기 위해선 풀세트가 필요하다는 얘기죠. 캡슐 코디샵 패키지에 이어 추가로 구매해야 할 자매품들이 아~주 많습니다.

캡슐 코디샵 패키지 구성품. (출처=신세계몰 홈페이지)

캡슐 코디상품엔 이렇게 뽑기통과 스티커, 카운터, 진열대 등의 코디샵 구성상품이 들어 있고 캐릭터는 진아리 하나만 포함돼 있습니다. 의상과 머리핀, 손 액세서리도 3~4개 정도 밖에 들어 있지 않아 빈 구슬이 많이 생깁니다.


모든 구슬을 채우고 제대로된 역할 놀이를 하기 위해선 △우수하 캐릭터+의상 △선우민 캐릭터+의상 △15개의 의상과 액세서리가 들어 있는 코디샵 세트 패키지까지 구매해야 합니다. 풀세트를 모두 사려면 10만원은 너끈히 들어갑니다.


물론 돈을 들여도 아이가 잘 논다면 아깝지 않겠죠. 하지만 제 아이의 경우 나머지 아이템도 구매해 풀세트를 맞춰줬는데도 딱 하루 잘 놀고 그 뒤로는 본체만체 하더군요. 현재 아이 놀이방 선반 위 장식품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제 아이는 애니메이션 '플라워링하트'를 본 적이 없고요. 캐릭터 인형을 가지고 역할놀이를 하는 방법이 아닌 자신이 직접 캐릭터가 되서 역할놀이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직접 드레스를 입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얘기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데 힘이 든다는 것도 아이의 흥미가 쉽게 떨어진 이유로 보입니다. 구슬을 열어 아이템을 빼야 하는데 구슬이 잘 열리지 않았습니다. 배로 가까이 가져가 힘을 여러번 준 후에 겨우 열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에 입혔던 옷을 다시 빼고 끼우는데도 힘이 듭니다. 캐릭터와 옷, 액세서리 등의 크기가 너무 작은 게 문제인 듯했습니다. 가방 하나 손에 끼우는데 대여섯 번을 시도해야 했고요. 옷을 갈아입힐 때는 틈 사이에 손톱을 껴서 빼려다가 손톱이 깨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제게 도움을 요청하고서야 상황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6세 이하의 아이는 엄마가 옆에 있으면서 같이 놀아줘야 하는 장난감이었습니다.

풀세트로 사는데 10만원의 돈과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노는 건 딱 하루, 한 시간 겨우 채운 것 같습니다. 그 뒤로 놀지 않아서 아직 잃어버린 아이템은 없지만, 팔찌나 머리핀 등의 아이템은 아기 손톱만큼 작아서 쉽게 잃어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은 '아이 장난감도 남의 얘기를 듣고 사주면 안 된다'라는 겁니다. 육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


다행히 그레이와 핑크 톤의 아이 놀이방 장식품으로는 잘 어울린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혜택이나 대가를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작성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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