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받고 싶어 하는 장난감 선물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레고'다. 작은 브릭(레고 블록 단위)을 조립해 설명서 속 작품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 자신만의 작품을 창조할 수도 있다.
레고는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지만 가격 부담이 매우 큰 장난감이다. 브릭이 많은 시리즈일수록 비싸고, 상대적으로 좀 저렴한 건 순식간에 만들 수 있어 아쉽고 서운하다. 아이들이 비싼 가격에 브릭이 많은 레고를 사달라고 조르는 게 당연할 정도다.
한 작품을 만들고 나면 흥미를 잃는 경우도 많아 부모 입장에선 '굳이 저 가격의 장난감을 계속 사줄 필요가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 역시 몇 개의 레고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데 구매한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사달라고 해서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지난주 아이가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길래 '블록놀이방'에 처음 가봤다. 이전에 주변 지인들로부터 "아이를 잠시 맡기고 볼일 보기 좋은 곳"이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아이는 대략 5세가 넘으면 작은 브릭으로 혼자 놀 수 있다. 어린아이들이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 키즈카페와 달리 얌전히 테이블에 앉아 작품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그보다 어린아이들과 활동적인 몇몇 아이들은 뛰어다니거나 소리치기도 했지만 블록을 가지고 노는 공간과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따로 구분돼 있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레고는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테이블에 진열돼 있다. 상자 안에 브릭과 함께 코팅된 설명서가 들어 있어 아이가 혼자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작품을 만들다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경우 블록선생님이 도와주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다. 그래서인지 그곳에 앉아 있는 부모는 나 혼자뿐이었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는 지난번 사달라고 말했던 레고 상자를 들고 와 열심히 조립하기 시작했다. 그사이 나는 부모가 쉴 수 있도록 따로 마련된 휴게 공간에 있었는데 좌석에 앉아서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한 눈에 보여 편히 쉴 수 있었다.
아이들이 집중해서 블록을 만드는 모습을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많은 아이가 이용하는데 장난감의 위생상태는 괜찮을까 걱정이 됐다. 며칠전 대형마트 키즈카페에서 곰팡이가 잔뜩 생긴 미끄럼틀에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릭이 워낙 크기가 작아 먼지나 이물질을 닦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다행히(?) 놀이방 한쪽에서 그 작은 브릭들을 쉬지 않고 닦는 선생님을 발견하곤 걱정을 조금 덜었다.
블록놀이방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시간제, 월정액제로 이용된다. 시간제의 경우 4000~7000원 정도로, 레고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려 시간제로 할 경우 생각보다 많은 이용금액을 낼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