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헬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노트 Mar 21. 2018

육아맘 필수템 '비판텐'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

"비판텐 어딨어? 비판텐 봤어? 비판텐 바르자"

아이를 낳고 난 후 우리 집 만능연고가 돼버린 '비판텐'. 이 연고를 알게된 건 산후조리원을 통해서다. 조리원 선생님은 기저귀 발진에 좋고, 무엇보다 스테로이드제가 없어 아이에게 최고의 연고라고 극찬했다. 아마도 많은 엄마들이 비판텐을 쓰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 거다.


그 이후로 기저귀 발진이 났을 때는 물론 아이 피부가 쓸리거나 상처가 났을 때도 비판텐을 찾아 발랐다. 한 번은 주부 습진이 올라온 손에 발랐더니 금세 진정되는 걸 느꼈다. 그렇게 점차 사용 영역이 넓어지면서 지금은 가족 모두가 쓰게 됐다.


그런데 솔직히 궁금하긴 하다. 과연 비판텐은 이렇게 다양한 용도로, 어디나 써도 되는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게 맞을까?


◇'덱스판테놀', 피부재생에 효과

출처:비판텐 홈페이지

비판텐은 독일의 바이엘사(社)에서 생산하는 연고로 지난 1944년에 개발됐다. 바이엘은 아스피린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약사에서 만들어 오랜 기간 판매해 온 연고로 안전성은 어느 정도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비판텐에는 덱스판테놀이 들어 있다. 덱스판테놀은 코엔자임A(조효소 중 하나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해 세포와 조직을 건강하게 해주며 좋은 콜레스테롤 생성을 촉진)의 구성성분으로 피부를 재생시키는 에너지를 만들어 각종 피부질환 치료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피부 각질층이 손상돼 발생하는 피부염의 일종인 기저귀 발진에 비판텐을 바르면 상태가 좋아진다. 같은 원리로 가벼운 상처가 났을 때나 피부 각질층이 손상돼 생긴 각종 피부염, 습진, 화상, 궤양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덱스판테놀 함량 5% 불과‥나머지는 첨가제

그러나 막상 비판텐 내 덱스판테놀의 함량은 매우 적은 편. 비판텐 1000mg(1g)당 덱스판테놀은 50mg(5%)에 불과하며 나머지 950mg(95%)은 다른 성분이다.

비판텐 사용설명서(출처=바이엘코리아 홈페이지)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떤 성분이 채우고 있을까. 바이엘코리아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탄올 △스테아릴알코올 △백납 △정제라놀린 △파라핀소프트납 △정제아몬드유 △유동(액체)파라핀 △프로테진엑스 △정제수가 첨가됐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파라핀의 일종인 △파라핀소프트납과 △유동(액체)파라핀이다. 석유계 오일인 파라핀은 최근 발암 가능성이 있으며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많은 화장품 제조사들이 파라핀 성분을 빼고 자연유래 성분 등으로 대체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바이엘코리아 측은 "화장품과 의약품은 다르게 봐야 한다"며 "일부 논문에선 석유계 오일이 손상된 피부에 더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성분들은 석유계 오일인 미네랄 오일에서 추출한 것이 맞지만 의약품 성분으로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여러 의약품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라핀의 유해성에 대해선 아직까지 확실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상 소비자 입장에선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나머지 성분 함유량 공개 안해..사측 "식약처 규정에 따랐을 뿐"

또 제조사는 덱스판테놀의 함유량은 보란듯 써 놓은 것과 달리 나머지 성분들의 함유량은 얼마인지 기재하지 않았다. 제품 사용설명서는 물론 회사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지 않다. 어쩌면 비판텐 1g당 파라핀소프트납과 유동파라핀이 80% 이상의 비율로 들어가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엘코리아 측은 "식약처에서 정해 놓은 규정에 따라 주요 성분의 용량만 기재하면 된다"면서 "그 외 성분에 대해선 내부 기밀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의약품 제조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성분은 치료 효과와 함께 부작용 가능성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에서 의약품 제조용도로 허용하고 있는 건 부작용 대비 치료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지 해당 성분들이 부작용이 전혀 없거나 인체에 100% 무해하기 때문이 아니다. 비판텐 역시 스테로이드제가 없다고 무조건 안심하고 과용하기보단 효능에 맞게 적당량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아들 가슴이..믿었던 라벤더오일의 배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