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길은 참 멀고도 험합니다.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땐 그저 건강하게만 태어나줬으면 하고 바랄 뿐이었는데요. 아기가 병원에서, 또는 조리원에서 돌아온 후 본격적인 육아전쟁이 시작되면 엄마 아빠들은 예전 기억들은 까맣게 잊고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지게 되죠. 특히 관련 지식과 마음가짐(?)이 엄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아빠들은 시도 때도 없이 멘붕입니다.
아빠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아기가 울음을 멈추지 않을 때인데요. 도통 이유를 알 수 없이 계속 우는 아기를 달래느라 온몸의 진이 다 빠질 정도죠. 딸둥이를 키우는 저 역시 매일 이런 생활의 연속입니다.
저 같은 초보 아빠들을 돕고자 개인적인 경험과 육아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아기가 울 때의 몇 가지 실전 육아팁을 소개합니다. 물론 아기의 성향과 상황적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점은 염두에 두시고요.
①배가 고픈 건 아닌가요?
아기가 우는 대표적인 원인은 배가 고플 때입니다. 다 큰 어른도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나듯이 아기들도 배가 고프면 울음을 터뜨립니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처음엔 크고 우렁차다가 이후 약했다가 낮았다를 반복한다면 배가 고픈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확실하게 알아보려면 입 근처 볼에 손가락을 가볍게 대보세요. 아기가 손가락을 빨려고 입을 쫑긋 움직이면 배가 고픈 겁니다. 저도 즐겨 쓰는 방법이랍니다.
②기저귀가 젖진 않았나요?
아기는 아빠들의 생각보다 훨씬 예민합니다. 24시간 내내 차고 있는 기저귀가 살짝만 젖어도 쉽게 울음을 터뜨리죠. 신생아는 특히 대소변을 워낙 자주 보기 때문에 수시로 기저귀를 갈아줘야 합니다.
기저귀를 갈 땐 과감함이 필요합니다. 소변 표시줄의 색깔이 약간 변했다거나 만져봤을 때 조금만 젖었더라도 기저귀를 교체해주세요. 기저귀 값 벌기가 만만찮지만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 아기니깐 이 정도는 해주자고요^^
③졸리진 않나요?
아기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잠투정을 부립니다. 약한 소리로 눈을 찌푸리며 비비고 칭얼거리며 우는 것은 졸리다는 신호입니다. 안고 있을 땐 자꾸 가슴과 겨드랑이 쪽으로 파고 들려고 하죠.
이럴 땐 곧바로 취침 모드로 전환해 아기를 열심히 재우세요. 물론 절대 재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매일 치열한 전투 중입니다.
④너무 덥진 않나요?
아기들은 평균체온이 37℃ 전후로 어른보다 기초체온이 1도가량 높습니다. 게다가 아기들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해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몸의 컨디션이 달라집니다. 어른이 느끼기에 서늘하다고 아기를 너무 따뜻하게 해주면 쉽게 열이 날 수 있습니다. 이는 태열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아기에게 적절한 실내 온도는 계절에 따라 다른데 18~24℃ 정도가 적절합니다. 제 경우에는 20~23℃ 정도가 적당한 것 같더군요. 습도는 40~60%로 맞춰주시고요. 날씨 변화에 따라 아기에게 알맞은 실내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⑤배가 아프진 않나요?
아기가 아무런 이유 없이 깜짝 놀라며 자지러지게 울 때가 있는데요. 초보 아빠들이 가장 당황하는 경우죠. 이를 영아산통이라고 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전혀 달래지지 않고 특별한 원인 없이 발작적인 울음과 보챔이 하루 3시간, 최소 한 주 동안 3회 이상 발생할 때 영아 산통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럴 땐 고통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엔 특별한 방법이 없긴 합니다. 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엄마 아빠의 따뜻한 손을 아기 배에 대주면 고통이 덜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막상 해보니 그리 효과가 있는진 모르겠습니다.
영아 산통은 보통 생후 1개월 이후부터 나타나 3~4개월 정도 되면 저절로 없어진다고 하니 안타깝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5가지 정도의 대표적인 사례를 알려드렸는데요. 만일 이런 이유 외에 아기가 울음을 멈추지 않고, 울음에 기운이 없고 길게 끄는 모습이 관찰된다면 근처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김기훈 기자 core8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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