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가 많은 5월과 6월, 그리고 여름휴가 기간인 7~8월까지! 그야말로 본격적인 여행 시즌이 찾아왔습니다. 하도 연휴가 많다 보니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다양한 가족여행 계획을 세워야 할텐데요.
여행지 만큼 중요한 게 바로 숙박입니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다 보니 고려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올리브노트 기자들이 카라반과 글램핑, 호텔, 펜션 등 4가지 대표 숙박시설을 직접 경험한 후 비교해 봤습니다. 우리 가족에겐 어떤 숙박이 가장 적합할지 마음속으로 정해 보세요!
비교 항목은 △가격 △편의성 △안락함 △부대시설 △날씨 등 5가지이며 각 항목에 대한 점수는 만족(★★★★★)~불만족(☆☆☆☆☆)으로 ★이 많을수록 좋다는 의미입니다.
◇자연과 함께여서 기쁘거나 슬프거나 '글램핑'
'고급스러운(Glamorous) 캠핑(Camping)'을 뜻하는 '글램핑(Glamping)'. 자연을 만끽하는 캠핑의 장점을 취하면서 호텔과 같은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최근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숙박 형태입니다.
△가격 ★★★☆☆
10만~30만원대로 다양한데요. 보통 가족단위 여행객들은 10만원 후반대 글램핑을 주로 선택하죠. 갖추고 있는 시설 등을 고려하면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편의성 ★★★☆☆
글램핑은 휴대용 텐트나 가스버너, 침낭 등의 캠핑장비를 다 갖추지 않아도, 그 많은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펜션처럼 조리를 할 수 있는 장비와 먹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건 물론 심지어 각각의 글램핑장 내부에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왜 '고급스러운 캠핑'인지 아시겠죠? 일부 호텔에서 운영하는 글램핑장에선 머무르는 동안 먹을 음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안락함 ★★★☆☆
잠자리도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캠핑처럼 돗자리 깔고 침낭 안에서 자는 게 아니라 두툼한 매트가 기본으로 깔려 있고요. 침구도 깔끔합니다.
△부대시설 ★★☆☆☆
야외에 마련된 '화로'가 글램핑 부대시설 중 최고의 아이템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 속에서 화로에 구워 먹는 고기는 정말 맛있죠! 특히 이 화로는 늦은 밤 별이 빛나기 시작할 때 가족끼리 그간 쉽게 하지 못했던 진실된 대화를 하게 만드는 '비밀 병기'이기도 하죠. 하지만 온통 자연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휘황찬란한 놀이기구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심심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엄마 아빠가 자연과 친해지는 법을 몸소 알려줘야 하는 번거로움이...(ㅎㅎ)
△날씨 영향 ★☆☆☆☆
글램핑의 최대 단점은 야외 숙박 시설이다 보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 오는 날은 나름의 운치가 있다'고들 하지만 직접 경험한 결과 글램핑을 떠난 날 비가 오면 기분이 많~이 처집니다. 특히 아이들은 바깥에서 뛰어놀 수 없어 집에 있는 것만 못한 하루가 되죠. 비싼 돈 주고 왔는데 방 안에서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화딱지가 날 수도 있습니다. (^^;;;)
◇자동차에서 잠드는 꿈같은 경험 '카라반'
자연을 벗 삼아 떠난 여행, 캠핑카 안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어 먹고 잠자리에 누워 차창 밖 반짝이는 별을 구경하는 건 상상만 해도 너무 낭만적인데요. 이런 특별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카라반 캠핑장입니다.
△가격 ★★★☆☆
지역과 시기에 따라 10만원 이하부터 20만원 이상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개인적으로 성수기로 구분되는 어린이날 숙박을 하다 보니 다른 날에 비해 좀 더 비싼 편이었는데 워낙 낡은 캠핑카여서(문이 제대로 닫히지도 않고 힘들게 닫으면 열리지도 않는 캠핑카) 실망이 컸습니다.
△편의성 ★★★☆☆
캠핑 도구가 없어도 캠핑을 즐길 수 있고 캠핑 도구가 있으면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카라반입니다. 캠핑카 내부에 욕실부터 침실, 주방, 취사도구 일체가 준비돼 있고, 외부에 파라솔 테이블과 바비큐 그릴이 마련돼 있어 준비물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심지어 객실 안엔 해충방제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와이파이(wifi)까지 됩니다. 다만 차 안에 모든 게 들어가 있는 만큼 매우 비좁다는 점은 참고하세요.
△안락함 ★☆☆☆☆
캠핑카는 안락함과는 조금 거리가 먼 숙박시설입니다. 4인 가족이 묵을 수 있는 크기임은 분명하지만, 과도하게 습도가 높아 물방울이 침구 위로 뚝뚝 떨어지고 옆 카라반 투숙객의 밤중 소음으로 인해 온 가족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오후 9시 이후엔 폭죽놀이와 노래 부르는 것을 금해 달라는 안내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밤늦도록 이어진 노랫소리와 아이들의 고함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은 지우고 싶네요.
△부대시설 ★★★★☆
대부분 카라반은 바닷가나 강가, 계곡, 숲 등 자연경관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지역에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제가 간 곳엔 카라반 바로 앞에 갯벌 체험장이 있었으며 그 외에 실내∙외 놀이터, 마트, 자전거 대여소, 수영장, 체육시설, 식당 등이 있었습니다. 이미 아이들과 많이 이용해본 호텔, 펜션과 달리 좀 더 자연친화적이고 새로운 체험을 해보고 싶어 카라반을 선택한 것이었는데 크게 색다른 점을 느끼진 못한 건 좀 아쉽네요.
△날씨 영향 ★☆☆☆☆
야외 활동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는 캠핑 특성상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캠핑카를 두드리는 빗소리에 일어나 아이들과 야외 파라솔에서 한 아침식사는 분위기 있고 좋았습니다. '비 오는 날 캠핑카도 좋다'는 생각도 잠시 했죠. 그러나 '비가 올 때 카라반 여행을 왔다면 아이들과 갯벌체험도, 놀이터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겠다'는 아찔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순간 안도의 한숨을..(ㅋㅋ)
◇가족여행으로 무난한 '키즈펜션'
가족여행을 계획할 때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숙박시설이 바로 '펜션'이 아닐까 싶은데요. 호텔보단 저렴한데다 취사도 할 수 있고 캠핑보단 안전해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 제격이죠. 최근엔 커플, 어린이, 애견 등 다양한 숙박객을 대상으로 한 테마펜션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가격 ★★★☆☆
주말 1박 50만원대. 일반 펜션에 비해 다소 가격대가 높아 보이는 건 많은 인원이 묵을 수 있는 풀빌라이기 때문이데요. 제 경우 세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이었는데 복층 구조의 풀빌라 안에는 각 층마다 침대방과 놀이방이 구분돼 있어 여러 가족이 편하게 이용하기 좋았습니다. 한 가족 당 약 17만원씩 숙박비를 냈는데 이 펜션의 원룸 주말가(10만원대 후반/2인 기준)보다 더 저렴했습니다. 여러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갈 땐 이렇게 단독으로 건물을 빌려 이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겠죠?
△편의성 ★★★★★
사실 어린 자녀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취사' 문제 때문에 호텔보단 펜션을 더 선호하는 부모들이 많은데요. 대부분의 펜션은 냉장고부터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주방용품 일체가 싹~준비돼 있습니다. 밥할 걱정은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저녁엔 맛있는 바비큐 파티까지 할 수 있죠.
△안락함 ★★★★☆
펜션이 아무리 좋다 한들 잠자리의 안락함이 5성급 호텔과 비교할 순 없겠죠.(ㅋㅋ) 하지만 펜션 인근 관광지에서 열심히 놀고 숙소에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친 뒤 아이들과 잠자리에 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겁니다. 호텔보단 펜션이 다양한 관광지에 더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런 게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네요.
△부대시설 ★★★★☆
수많은 장난감, 수영장, 제트스파, DVD플레이어, 야외 놀이터. 듣기만 해도 '정말 아이들을 위한 펜션이구나' 생각이 들지 않나요? 5명의 아이와 묵을 숙소이다 보니 '좀 비싸도 키즈펜션에 가자' 맘먹은 이유이기도 하죠.
△날씨 영향 ★★★★☆
소풍을 가는 날 비나 눈이 내리면 꼭 여행을 망친 것 같아 기분이 우울해지는데요. 하지만 궂은 날씨에도 충분히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펜션이죠. 날씨가 좋지 않아도 아이들은 실내 수영장, 스파, 장난감 등을 이용해 신나게 놀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지켜보며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
◇비싸지만 안전..그만큼 평범한 '호텔'
호텔과 바캉스가 합쳐져 '호캉스'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호텔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여행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숙박의 형태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만큼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얘기는 '평범함' 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가격 ★☆☆☆☆
호텔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겠지만 평균을 기준으로 했을 때 4개의 숙박 중 가장 고가입니다. 웬만한 관광지에 있는 호텔은 1박 비용이 20만원을 훌쩍 넘는 게 기본이죠. 게다가 조식을 더하고 라운지에서 커피라도 한잔하면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불어납니다. 특히 성수기라는 이유로 두 배 넘는 값을 지불할 때는 살짝 배가 아프기도 하죠. (^^;;;;)
△편의성 ★★☆☆☆
대부분의 호텔에선 취사가 불가능합니다. 물론 최근 생긴 리조트형 호텔에선 간단한 음식을 할 수 있게끔 했지만 대부분의 호텔에선 음식을 조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어릴 때는 아예 방 안에서 밥을 먹는 게 편한 경우도 있는데요. 이럴 땐 취사가 불가능한 호텔은 불편합니다.
화장실은 호텔만 한 곳이 없습니다. 넓고 깨끗하면서 조명까지 좋은 호텔 화장실! 게다가 수건도 여러 장 쓸 수 있죠. 물론 요즘 호텔 청결과 관련된 이슈가 터지면서 신뢰가 많이 깨졌지만 말입니다.
△안락함 ★★★★☆
대부분의 경우 호텔 침대는 정말 푹신하고요. 이불은 안정감을 줄 만큼의 딱 좋은 무게이면서 따뜻합니다. 그래서 호텔 침대에 누우면 잠도 빨리 들고 푹 자게 되는데요. 그만큼 안락하다는 거죠.
△부대시설 ★★★★☆
호텔은 수영장과 헬스클럽, 사우나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엔 키즈 라이브러리나 키즈카페 등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호텔들도 많아졌는데요. 하지만 이 많은 걸 누리기 위해선 돈이 많이 들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집, 그리고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색적이지 않다는 건 단점일 수 있습니다.
△날씨 영향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호텔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모든 시설이 호텔 안에 있기 때문이죠. 날씨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건 큰 장점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4개의 숙박시설을 비교해 봤는데요. 이제 마음의 결정을 하셨나요? 아무쪼록 기억에 남을 행복한 가족여행 되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이 기사는 해당 숙박시설들에 대한 올리브노트 기자들의 평가이며 이는 각 개인의 취향과 숙박시설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주세요!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들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임지혜·임성영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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