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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May 31. 2018

'이유식 뭐가 좋냐?'는 질문에 직접 사서 비교했습니다

이유식 시작하는데 도대체 뭐가 좋은지 모르겠어요


많은 지인과 독자들의 질문에 시판 이유식을 직접 구매해 비교해봤습니다. 이유식 제조업체들이 매우 많아 모두 다 비교할 순 없었고요. 꼼꼼하다고 소문난 주변 엄마들이 즐겨 이용한다는 이유식 업체 4곳의 제품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번 취재 후 내린 결론부터 먼저 얘기하자면 '난 왜 그렇게 힘들게 이유식을 해먹였을까. 둘째를 낳는다면 사 먹여야지!'입니다. 그만큼 시판 이유식이 괜찮았다는 얘기입니다.


◇포장, '스티로폼박스' 루솔 빼고 만족

베베쿡과 푸드케어, 루솔, 베이비앤키즈의 이유식 포장 모습입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람이나 물건이나 '첫인상'이 참 중요하죠. 이유식을 신청한 다음날 베베쿡과 푸드케어, 베이비앤키즈의 제품 모두 보냉가방에 담겨 저희 집 대문 손잡이에 예쁘게 잘 걸려 있었습니다. 특히 푸드케어의 핑크색, 베베쿡의 민트색 보냉가방은 컬러마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반면 루솔은 스티로폼 재질의 아이스박스에 포장돼 배달됐는데요. 처음엔 친정엄마가 얘기도 없이 김치를 보낸 줄 알고 박스를 뜯었다가 이유식이 있는 걸 보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ㅎㅎ) 앞서 3개 브랜드에선 예쁜 보냉가방에 보내왔기에 더 비교가 됐습니다.


보냉가방(아이스박스) 안의 내용물 구성은 모두 같았습니다. 아이스팩 하나에 이유식이 들어 있었는데요. 배달된 시간에 따라 아이스팩이 조금 녹은 것도 있었고 꽝꽝 얼어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이스팩이 완전히 녹아 있는 루솔이었습니다. 택배는 시간이 걸리니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서비스, 베베쿡 '감동'..푸드케어 '불쾌'

서비스가 가장 좋았던 건 '베베쿡'입니다. 이유식을 신청하자마자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온 건 물론 관할 지역 담당자가 직접 전화까지 해서 아이에게 이유식 먹이는 방법 등을 자세히 알려준 것이 꽤나 감동적이었습니다. 마치 내 아이를 살뜰히 챙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아마 최근 자사의 이유식 반찬에서 식중독균 검출 논란이 불거진 영향도 있지 않았나 싶네요.


그럼에도 베베쿡을 선택한 건 이유식에선 식중독균이 나오지 않았고 반찬에서 나온 식중독균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개인적인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원래 이런 이슈가 터지면 제조업체에서 더욱 신경을 쓰니까요.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GO스톱' 서비스였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구매 전 이유식을 한번 맛보고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게 좋죠. 베베쿡은 GO스톱 서비스를 통해 이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었는데요. 나머지 3개 브랜드에선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았기에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GO스톱은 묶음으로 구매해 1일분을 체험한 후 홈페이지에 '배송 중지'를 요청하면 전액 환불해주는 서비스인데요. 이유식을 배송 받은 후 홈페이지에서 '스톱'을 요청하자 바로 신용카드 취소 문자가 날라왔습니다. 카드가 언제 취소되는지 기다리거나 재확인하지 않아도 되니 무척 편했습니다.

베이비앤키즈(왼쪽)와 푸드케어 이유식입니다. 제품 표지에 표기돼 있듯 4개 브랜드 모두 재료는 좋은 걸 쓰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앤키즈와 푸드케어는 이유식 신청과 동시에 카카오톡으로 알림 서비스를 해줬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베베쿡과 같은 세심함은 없었습니다.


하나씩 장단점을 따져보면, 베이비앤키즈는 1회 맞춤 배달(2개)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작은 단위 구매가 가능하니 따로 취소 신청을 하지 않아도 돼 신경이 덜 쓰였습니다.


푸드케어도 1일 이용 직배송이 가능했는데요. 당일 신청하면 3일 후에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받아보려면 무조건 세트 주문을 해야 했고 최소 단위가 6일 치(매일/격일)였습니다. 단, 중도에 취소하면 남은 기간 금액을 위약금 없이 100% 환불해 준다고 기재돼 있었습니다.


다른 브랜드의 이유식이 바로 다음날부터 배송될 예정이었던 터라 푸드케어 이유식도 바로 받아 볼 수 있는 6일치 세트 주문을 했습니다. 중도 취소 서비스가 제대로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죠.


하지만 베베쿡과 달리 취소 절차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중도 취소를 신청한 후 Q&A 게시판에 '배달을 그만 해달라'는 글을 쓰고 계좌번호 등을 기입해야 했는데요. 그것도 카드 취소는 되지 않았고 계좌 환불만 가능했습니다.

시스템상 배송 중단이 바로 되지 않아 저희 집 냉장고에 쌓여 있는 푸드케어 이유식입니다.

게다가 회사 내부 시스템 상 중도 취소 신청 후 이틀까지는 이유식이 무조건 배달된다고 하더군요. 분명 생산일 당일 직배송이라고 광고를 하고 있는데 어떤 시스템 때문에 취소 신청 후 이틀 분은 무조건 받아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설명해주는 직원의 태도가 불친절해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전화를 끊었네요.


만약 제가 생후 4~5개월 아이를 키우며 심신이 피로한 상태에서 이런 일을 겪었다면 푸드케어의 이유식은 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솔은 서비스가 '0'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아이스박스에 택배로 배송된 건 물론 배송과 배달에 대한 어떠한 연락도 제조사로부터 받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팔고 나면 끝이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는데요. 물론 이유식 배달을 담당하는 우체국 택배에선 배달 메시지가 왔습니다. 우체국 택배의 서비스는 누가 뭐래도 최고죠. (ㅎㅎ)


◇가격, 베이비앤키즈>베베쿡>푸드케어>루솔 순으로 비싸

중요한 가격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저는 테스트용이었기 때문에 각 브랜드에서 팔고 있는 최소단위를 구매했는데요. 베이비앤키즈는 2개 세트(9000원)가 제일 작은 단위였습니다. 따라서 1개당 가격은 4500원! 참고로 베이비앤키즈는 9000원어치만 샀는데 배송비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 감동했습니다.

베베쿡은 14개 세트(5만7600원)가 최소 단위로 1개당 가격은 4100원입니다. 역시나 배송비는 받지 않았고요. 특히 1회 배달 후 바로 취소하면 전액 환불되는 GO스톱 서비스 덕분에 제가 사실상 들인 비용은 '0원'이었습니다.


푸드케어는 6개 세트를 2만1000원에 구매했으니 1개당 가격은 3500원으로 베베쿡이나 베이비앤키즈와 비교하면 이유식 자체 가격은 저렴했습니다. 다만 푸드케어의 경우 1회 이유식을 구입하면 이유식은 세트 가격과 같은 가격 3500원이지만 2500원의 배송비가 추가로 붙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이유식 가격이 가장 저렴한 건 루솔이었는데요. 개당 가격이 2650원으로 정말 착합니다. 하지만 2만원 어치 이하로 사면 배송비 3000원이 붙기 때문에 배송비를 고려하면 전체 비용은 다른 브랜드와 비슷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먹어도 맛난 '루솔·베베쿡'..밍밍한 '푸드케어·베이비앤키즈'

맛은 루솔과 베베쿡이 상대적으로 좋았습니다. 굳이 둘 중 순위를 따지자면 루솔이 조금 더 감칠맛이 났습니다. 

감칠맛이 더 나는 게 아이의 건강에는 더 안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나트륨 함량은 전체 180g 중 6mg밖에 되지 않습니다. 거의 소금이 들어가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제조사에서 소비자를 속인 게 아닌 이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성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이유식이 아이스박스에 담긴 채 택배 배송 밖에 되지 않는데도 엄마들이 루솔을 많이 사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네요. 가격이 저렴한데다 맛이 좋아 아이들이 잘 먹으면 당연히 이 제품을 사지 않을까요?

베이비앤키즈와 푸드케어는 루솔, 베베쿡과 비교하면 정말 '밍밍한 맛' 그 자체였는데요. 물론 루솔에는 '닭고기', 베베쿡엔 '소고기'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오로지 청경채와 쌀만으로 만든 두 제품과 비교하기엔 살짝 무리가 있다는 점은 감안해 주세요!


그런데 밍밍한 베이비앤키즈와 푸드케어 두 개의 이유식에서 다른 점 하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식감'인데요. 베이비앤키즈는 쌀을 완전히 갈지 않고 살짝 씹히는 식감을 만들어 식욕을 돋게 하더군요. 특히 아이들은 새로운 것에 신기해하니 더 잘 먹겠죠? 아마도 이 부분은 고기 육수가 들어가지 않아 밍밍할 것을 고려한 계산된 레시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트로 배달된 다른 재료로 만든 이유식도 다 먹어본 결과 각 브랜드별로 맛의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사실 '맛'은 개인에 따라 취향이 모두 달라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없기도 하죠.


◇용기, 푸드케어 '유리' vs 베베쿡·베이비앤키즈·루솔 'PP'

푸드케어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브랜드는 모두 PP 용기에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유리용기를 좋아해 용기부분에선 푸드케어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는데요. 개인적으로 PP 용기는 혹시나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


하지만 주변에선 유리 용기는 잘못하다 깨지면 아예 못 먹는 일이 생기기도 해 불편하다고 지적하더군요. 아이에게 먹이다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식단, 대부분 브랜드 10개 이상 '다양'

마지막으로 식단의 다양성을 살펴볼텐데요. 4개 브랜드의 홈페이지를 보니 모두 다양한 식단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초기 이유식을 기준으로 루솔은 쌀 미음부터 감자, 고구마, 브로콜리, 비타민 등 12개 재료를 기초로 식단이 짜여 있었고요.


베베쿡은 초기 이유식을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1단계는 쌀 미음부터 감자, 고구마, 흑미 등 10개의 재료를 기본으로 10개의 식단을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단 베베쿡의 경우 하루에 2개 식단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해 엄마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었고요. 초기 2단계는 두 가지 기초 재료를 섞은 미음으로 20개 정도의 식단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푸드케어도 초기 이유식을 1단계와 2단계로 나눠뒀는데요. 1단계는 11개 재료로 만든 미음으로 구성했고, 2단계는 두 가지 재료를 섞어서 20개 정도의 식단으로 다양하게 짜놓았습니다.


베이비앤키즈는 홈페이지에 8개의 기본 재료로 만든 8개 식단이 있었는데요. 홈페이지에 2주치 식단만 공개하기 때문에 실제 식단은 더 다양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 브랜드별 사용 원료입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베베쿡, 푸드케어, 루솔, 베이비앤키즈)

추가로 재료 부분에 있어선 직접 공장에 가서 본 게 아니라 제조사들이 용기에 표기한 내용을 100% 신뢰하고 본다면, 대부분 유기농과 국산 재료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재료가 좋은데 가격이 낮다는 부분이 의심스러울 수 있지만 개인이 소량의 유기농 제품을 사면 구입가가 비싸지만 이유식 제조업체는 재료를 대량으로 사기 때문에 구입가가 낮아져 이 정도 판매 가격이 나올 수 있겠네요.


이렇게 살펴보니 각 브랜드마다 확실한 장·단점이 있는데요. 그에 따라 본인의 취향에 맞는 이유식을 선택하면 그게 '굿 초이스~'일 겁니다. 그리고 꼭 한 가지 브랜드만 고집하기보단 여러 브랜드 제품을 이용하거나 몇 개 브랜드 제품을 섞어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네요.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해 구매한 후 작성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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