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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Nov 06. 2017

④흰 알갱이 SAP, 아이에 진짜 무해할까?

수분을 흡수하기 전 분말 형태(위)의 고흡수성수지(SAP)와 수분 흡수 후의 모습(자료:위키피디아)

최근 '발암물질 생리대 사태' 이후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되면서 기저귀 필수 소재인 '고흡수성수지(SA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저귀 업계에서는 SAP가 아이에게 무해하다고 주장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화학물질'이라는 점이 영 석연찮다.


◇일회용 기저귀 흡수 필수 소재 'SAP'

기저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소변을 받아 새지 않도록 머금고 있는 것. 이에 가장 적합한 원료가 바로 고흡수성수지(SAP)다.

SAP는 아크릴산과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을 혼합해 만든 흰색 분말 형태의 합성수지다. 자체 무게의 수십~수백배까지 수분을 흡수하는 특징이 있다. 아주 많은 수분을 빨아들이는 특수한 화학물질이라고 보면 된다.

패드에 SAP를 넣고 방수막으로 겉면을 싸주면 웬만해선 소변이 샐 일이 없다. SAP는 개발 이후 기저귀 필수 소재로 자리 잡았다.

[기저귀 리포트]에서 비교하고 있는 제품 5종 역시 명칭은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흡수층(패드)에 SAP가 들어 있었다.


◇업계 "SAP 인체에 무해..고급 재료 사용"

업계에선 'SAP는 인체에 무해하다'며 부모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지난 30년간 사용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회용 기저귀 중 SAP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SAP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SAP의 무해함은 증명이 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해명에도 부모들의 불안감이 쉬이 사그라들지 않자 이 틈을 타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는 고급 SAP를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SAP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품질에 따른 등급도 모두 다르다. 예컨대 에코제네시스는 옥수수 추출물을 혼합한 SAP를 사용하고 있으며 밤보네이처는 밀전분 추출물을 섞어 만든 SAP를 독일 화학회사 바스프(BASF)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에코제네시스 관계자는 "내부 조사에 따르면 자사 기저귀에 들어가는 SAP의 92%는 옥수수 추출물로 이뤄져 있다"고 강조했다.

밤보네이처 관계자는 "바스프에서 생산하는 SAP 중에서도 최고 등급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다만 밀전분 추출물 비율이 얼마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조사 결과 우리 회사 기저귀에선 인체에 해로운 물질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몰텍스 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독일 본사에서 확인해 주지 않는다"고 답했고, 하기스와 코트니의 경우 회사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엄마들 "SAP는 화학물질..여전히 불안해"

하지만 SAP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입장에선 기저귀 업계에서 제시한 지난 30년간의 자료들이 인체 무해성을 확신하기엔 부족한 기간의 결과물이라고 반박한다. 의학적으로 인체 무해성을 증명하기 위해선 적어도 한 세대가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단기적으로 사용했을 때는 인체에 무해할 수 있겠지만 기저귀는 아이들이 하루 24시간, 365일 적어도 2년 이상을 몸에 밀착시키고 있는 장기 사용 제품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체내형 생리대 탐폰을 사용한 해외 여성들에게서 하반신 마비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당시 SAP는 탐폰 흡수체의 원재료로 사용됐다. 조사 결과 흡수체가 체내에 오랜시간 있으면서 세균이 번식한 게 부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판명됐다. 습한 환경에서 수분이 한데 모여 있으면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SAP 자체만의 문제가 아닌 것은 확인됐지만 기저귀 역시 오랜시간 착용하면 세균 번식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기도 하다.


최근 출산한 김 모씨(34세)는 "주방세제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고무장갑을 끼지 않고 매일 사용하면 손이 갈라지고 수포가 올라오는 등 문제가 생긴다"며 "아이가 매일 하고 있는 기저귀도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최 모씨(32세)는 "프리미엄 브랜드 기저귀는 좋은 재료를 써서 비싸다고 하는데 어쨌든 화학물질은 들어가는 거 아니냐"며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해도 믿을 순 없다"고 지적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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