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키즈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노트 Nov 06. 2017

왜 ‘딸바보’ 아빠가 그렇게 많을까?

美 에모리대, 아들ㆍ​​​​​​​딸 다르게 대하는 아빠 행태 분석

제 남편은 딸을 바라볼 때면 저랑 연애 하던 시절보다 더 애절해요

제 남편은 아들이랑 뭘 그렇게 싸우는지. 큰 아들, 작은아들 같다니까요

제 남편은 딸과는 잘 통하는데 아들과는 영 서먹해요

엄마들과 대화하다 보면 흔히 듣게 되는 말이다. 딸을 대하는 아빠의 태도와 아들을 대하는 아빠의 태도가 상당히 다르다는 건데 이런 엄마들의 생각은 단순한 느낌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사실일까?


미국심리학협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행동신경과학저널 (Behavioral Neuroscience)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이 같은 엄마들의 생각은 단순한 느낌이기보다는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제니퍼 마스카로(Jennifer Mascaro) 미 에모리 의대 가정예방의학 박사팀은 애틀란타 지역의 52 명의 유아 (30명의 여아, 22 명의 남아)를 둔 아빠들에게 이틀 동안 소형 휴대용 컴퓨터 장치를 벨트에 착용하도록 한 후 그들이 한 말들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딸을 둔 아빠는 아들을 둔 아빠보다 자녀의 필요에 더 잘 반응했으며 딸에게 솔직한감정 표현을 더 많이 했다. 또한 딸을 둔 아빠들은 배꼽, 발, 배 등을 포함해 아이의 신체와 관련이 있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반면 아들을 둔 아버지는 거친 신체 놀이를 자주 했고 주로 ‘자랑스럽다’ ‘승리’ ‘최고’ 처럼 성취와 관련된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이와 별도로 자녀들의 △행복하고 △슬프고 △중립적인 표정을 한 3가지 종류의 사진을 바라보는 아빠들의 뇌 MRI를 찍었더니 딸을 둔 아빠들이 행복한 표정의 딸의 사진에 시각 처리, 보상, 감정 조절 등 중요한 두뇌 영역에서 더 큰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아들을 둔 아빠는 아들의 중립적인 얼굴 표정에 더 강하게 반응했다.


여기서 보상은 심리학 용어로 정적강화(正的强化)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며 어떤 특정한 행동의 결과에 따라 유기체에게 주어지는 매력적인 사물이나 사건을 말한다.


마스카로 박사는 “물론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연구하는 ‘종단적 연구’ 방식으로 진행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이후의 결과와 연결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에 진행된 많은 연구결과들은 아이들과 주로 함께 하는 사람의 언어의 질과 양이 아이들의 인지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행동과 뇌 영상의 결과물들을 함께 보면 부모는 남아보다는 여아의 감정에 더 많이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마스카로 박사는 "이는 엄마들이 남아보다는 여아와 있을 때 더 많은 감정적 단어를 사용하고, 소녀의 감정을 읽으려고 한다는 연구와도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딸을 가진 아빠가 아들을 가진 아빠보다 아이의 신체와 관련된 단어를 더 많이 언급한다는 결과는 사춘기 이전의 소녀들이 소년들보다 신체와 관련된 불만족과 낮은 자존심을 언급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와 관련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를 이전 연구들과 연결지어 결론내리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앨런 카즈딘(Alan Kazdin) 예일육아센터(Yale Parenting Center) 소장 겸 아동 정신과 교수는 "딸과 아들은 자궁에서부터 매우 다르다”며 “부모와 아이들 사이의 상호 작용이 서로의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버지가 딸과 아들의 행동을 유도하는지, 아니면 딸과 아들이 아버지의 행동을 유도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연구 대상 표본의 크기가 작고 미국의 한 지역에서 실시됐기 때문에 다른 사회 규범을 가진 다른 문화의 아버지에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카즈딘 교수는 “이 연구는 부모의 나이, 자녀 수, 민족, 소득, 주당 아버지 근무 시간 등의 조건이 비슷한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아버지의 교육 수준과 같은 요인들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스카로 박사는 “이번 연구를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점은 부모들이 아이와 감정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 매우 좋다는 것”이라며 “특히 아들과 감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④흰 알갱이 SAP, 아이에 진짜 무해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